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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토록 아름답던 날’ |
한국화의 흐름 속에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김대원 작가(76·전 조선대 교수)가 그다. 그가 모처럼 개인전을 마련했다. 수묵화의 변화와 실험의 흔적을 담고 있는 개인전은 지난 3일 개막, 4월 22일까지 광주 동명동 소재 수하갤러리에서 ‘시간의 결’(Traces of Time)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출품작은 ‘그토록 아름답던 날’, ‘표리의 농염’, ‘공작의 시선’, ‘부서버려야 하는 번민’, ‘돈황의 혼’ 등 35점.
이번 전시는 작가의 1997년부터 2024년까지의 작업을 조명하는 동시에 이전 시기의 대형 수묵화 중심의 작업에서 점진적으로 확장된 조형적 실험과 새로운 매체의 활용을 살펴볼 수 있다. 작가는 전통적인 수묵 기법을 기반으로 과슈(Gouache·수용성의 아라비아고무를 섞은 불투명한 수채물감) 등 다양한 재료를 접목하며, 한국화의 조형적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 주력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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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리의 농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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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작의 시선’ |
특히 2024년 전시의 연장선상에서 기획된 이번 전시는 지난해 여름 열린 개인전 작품들이 1979년부터 1996년까지의 대형 수묵화 작품을 조망했다면, 1997년 이후 작가의 변화와 확장을 조명하며 한국화의 경계를 집중적으로 조망하는 자리다.
작가는 전통 수묵기 때는 한국화의 기본기를 충실히 다진 뒤 수묵담채화로 실경산수를 추구했으며, 전환기 수묵기 때는 동물을 해학적으로 표현했다. 이 무렵은 주로 옛 이야기를 연상하게 하는 민화풍의 작품이 주류를 이룬 데 이어 현대 색채회화기 때는 비구상 화법을 구사했다. 작가의 회화가 내용적인 면에서 더 강렬해지던 때로 설명된다. 얼핏 추상같으면서도 수묵 기법이 공존한다는 이야기다. 형태적으로는 캔버스에 아크릴과 과슈를 재료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그러다 2017년 이후 다시 종이와 수묵채색으로 회귀한다. 한국적 미감이 더 농익어 나타나는 때로 이해하면 된다. 그래서 그의 화면에는 전통과 현대, 구상과 추상, 수묵과 채색이 공존해 나타난다. 수묵이 화려해진데다 색깔이 강해진 듯한 느낌을 안겨주는 족자 형태의 작품들에도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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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 작품을 둘러보는 관람객들 |
한편 수하갤러리는 향후 국제기획전인 ‘김대원의 한국화: 전통과 현대의 공존’전 등을 구상 중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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