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재 선고 지연에 들끓는 민심…"끝까지 싸울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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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헌재 선고 지연에 들끓는 민심…"끝까지 싸울 것"

시민 600여명 분노 표출…민주광장~법원 1.6㎞ 행진
법원 윤 석방·검찰 항고 포기 비판…1980년 5·18 연상

29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정권 즉각 퇴진과 사회대개혁 쟁취를 위한 제20차 광주시민총궐기대회’에 참가한 시민들이 내란수괴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즉각 파면과 구속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우리는 5·18의 정신을 잊지 않았습니다. 민주주의는 우리가 지켜야 할 소중한 가치이며, 끝까지 싸워서 지켜낼 것입니다.”

헌법재판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결정이 늦어지는 것에 대한 광주시민의 응축된 민심이 광장에서 또다시 분출했다.

180여개의 시민단체로 이뤄진 윤석열정권즉각퇴진·사회대개혁광주비상행동은 지난 29일 오후 5시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서 ‘제20차 광주시민총궐기대회 및 검찰청·법원 항의 규탄 시민 대행진’을 개최했다.

광장에는 ‘내란수괴 윤석열 즉각 파면’, ‘내란 동조세력 처벌하라’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든 600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이후 시민사회단체는 헌법재판관들의 만장일치 탄핵 인용을 촉구했다.

이날 폭발한 민심은 민주광장에서 멈추지 않고, 지산동 법원·검찰청 청사로 향했다. 이는 법원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 결정과 검찰의 항고 포기로 윤 대통령이 석방됐고, 헌법재판소가 선고기일조차 잡지 못하는 것을 규탄하기 위해서다.

시민들은 각자 현 정국에 대한 분노, 실망감과 빠른 사회 혼란 수습에 대한 절박함 등을 표현하고자 호루라기와 부부젤라, 뿅망치 등을 양 손에 들었다.

100여명의 경찰과 소방대원 6명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나섰지만, 시민들은 민주광장에서 법원·검찰청 청사까지 1.6㎞의 거리 행진을 질서정연하게 진행했다.

시민들은 “윤석열을 탄핵하라”는 구호와 함께 헌법재판소와 법원, 검찰을 규탄하는 근조 깃발을 흔들었다. 호루라기 소리가 거리를 가득 채웠고, 시민들은 “광주는 싸워왔다, 끝까지 간다”며 결연한 목소리를 냈다.

행진은 마치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를 떠올리게 할 만큼 뜨거웠다.

딸과 함께 거리로 나온 김미령씨(67·여)는 “이 장면을 보니 눈물이 난다. 5·18 당시를 떠올리지 않을 수 없다”며 “우리 광주는 독재와 불의에 맞서 싸워왔고, 지금도 같은 마음이다”고 울먹였다.

대학생 A씨는 “5·18이 50일 남은 지금, 그때 희생하신 분들이 생각났다. 그분들이 흘린 피로 지킨 민주주의가 다시 흔들리는 것을 볼 수 없다”며 “우리가 다시 나서 민주주의를 지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시민들은 “헌법재판소는 법기술로 내란 세력을 옹호할 생각을 접어라”, “만장일치로 윤석열을 탄핵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행진을 이어갔다.

이후 지산동 법원·검찰청 앞에 도착한 시민들은 뿅망치로 청사 정문을 두드리는 퍼포먼스를 벌이며 “국민을 농락하는 법비들을 몰아내자”고 강하게 외쳤다.

광주비상행동은 “대통령이 군대를 동원했다. 내란 세력의 죗값을 묻는 것이 정의이며, 윤석열 탄핵이 바로 민주주의를 지키는 길이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는 헌재가 정의를 세울 마지막 기회를 주고 있다. 하지만 국민을 기만하는 판결이 나온다면 광주는 다시 일어설 것이다”고 경고했다.

행진을 마친 시민들은 다시 5·18민주광장 앞에 모여 “헌재는 즉각 윤석열 탄핵 선고기일을 지정하라”고 외쳤다.

정찬일 광주비상행동 공동대표는 “국민의 목소리는 무시되고, 기득권 세력만을 지키려는 권력에 우리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국민은 이제 물러설 곳이 없다. 윤석열의 파면은 끝이 아닌 시작이다“며 ”우리 대의를 끝까지 지켜내고, 내란 세력들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집회가 끝난 후에도 시민들은 쉽게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윤석열 퇴진”을 외치는 목소리는 곳곳에서 이어졌다.
양홍민 기자 yhb9792@gwangnam.co.kr         양홍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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