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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 11주기를 맞아 13일 오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에 마련돤 광주 시민합동분향소를 찾은 시민들이 헌화 분향 하고 있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
세월호 참사 11주기를 앞두고 304명의 희생자를 추모하기 위한 공간에 광주 시민들의 발길이 줄을 잇고 있다.
13일 오전 광주 동구 5·18민주광장.
이곳에는 지난 12일부터 세월호 11주기 시민합동분향소가 마련돼 운영되고 있다.
이날도 다소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는 푯말이 놓인 제단에는 이미 수십 송이의 국화꽃이 놓여 있었다.
광장 분향소에는 세월호 참사를 상징하는 노란색 바탕의 현수막에 희생자들의 사진이 걸려 있었다.
걸음을 옮기던 일부 시민들은 잠시나마 분향소에 들러 제단에 국화꽃을 바치고 고인들의 사진을 바라보거나 묵념하며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했다.
분향소를 지나는 행인들도 그 날의 참사로 배와 함께 바다에 가라앉은 희생자들을 떠올리며 탄식을 내뱉었고, 한 여성 조문객은 추모 후 손에 든 손수건으로 얼굴을 감싸기도 했다.
조문을 마친 시민들 중 일부는 주변에 마련된 기억저장소를 찾아 엽서에 희생자들을 위로하는 글을 적기도 했다.
또 바구니에 준비된 노란 리본을 챙겨가거나 자신의 가방에 착용하는 시민들도 곳곳에서 보였다.
김종민씨(29)는 또래 친구들의 안타까운 희생에 해마다 광장에 마련된 분향소를 찾고 있다.
올해도 어김없이 이곳을 찾아 304명 희생자들의 넋을 추모했다.
김씨는 “참사가 11년이 지났지만 비슷한 나이라 여전히 기억이 생생하다”며 “시간이 지나면서 애도의 감정이 옅어지고, 반복되는 참사에 무덤덤해져 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마다 4월이 되면 “너무 잊고 살지 않았나 싶어 ‘아차’ 하는 마음이 든다”고 덧붙였다.
추모객들은 ‘이런 비극적인 참사가 다시는 없기를 바란다’며 세월호 가족들이 주장하는 진실 규명과 안전사회를 이루기 위한 대책이 빠른 시일 내에 마련되길 간절히 기원했다.
시민합동분향소를 매년 지키는 김은경 어린이도서연구회 광주지부장은 “10여년이라는 시간 동안 그날의 진실이 아직도 밝혀지지 않았다. 너무 안타깝다. 아직도 현수막에 게시된 희생자들의 얼굴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고 있다”며 “별이 된 무고한 희생자들을 생각하면 죄인 같고 어른으로서 미안하다”고 전했다.
분향소를 찾지 못한 이들을 위한 온라인 추모 공간에도 애도 물결이 확산하고 있다.
‘세월호 참사 11주기 온라인 기억관’에는 이날 기준 11만3200여명이 방문해 저마다 세월호 침몰로 활짝 피어보지도 못한 채 떨어진 희생자 304명을 기억하는 메시지를 남겼다.
한편, 광주 지역에서는 세월호 참사 당일까지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는 행사가 이어진다.
남구 ‘남구촛불’은 15일 오후 5시 백운광장 양우내안애 앞 광장에서 기억문화제를 개최하고, 같은 날 오후 6시30분에는 서구 풍암동 신암근린공원에서 ‘풍암촛불’ 기억문화제가 열린다.
참사 당일인 16일에는 오후 12시30분부터 북구청 앞 광장에 모여 기억문화제를 펼쳐지며 저녁 7시에는 5·18민주광장에서 광주 기억문화제가 열린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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