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붕괴 우려되는데…대책 없이 임시 조치만 반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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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붕괴 우려되는데…대책 없이 임시 조치만 반복"

[광주지하철2호선 공사장 인근 주택 균열 사고]
광주 북구 중흥동 주택 4곳 피해…주민 6명 대피
담장 무너지고 벽 갈라져…지면 흔들림·땅 꺼짐도



“사달이 날 것 같더니…. 불안해서 도저히 살 수가 없다니까요.”

지난 21일 오후 광주 북구 지하철공사 현장 인근 가정집 담장이 무너져 내리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인근 주민들은 또 다른 붕괴사고 위험 속 불안에 떨며 뜬 눈으로 밤을 지새워야 했다.

이날 오후, 사고가 난 주택은 무너진 담장의 파편들이 수습된 상태였다.

2층으로 향하는 계단의 난간 일부는 부서진 콘크리트가 드러난 채 철조망으로 임시 조치가 취해져 있었고 출입구 처마도 붕괴돼 20㎝ 높이의 기둥만 남아 있었다.

주택 외벽은 곳곳에 금이 가 있어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처럼 위태로운 상태였다.

공사 업체 관계자들로 보이는 인부들은 사고가 발생한 주택 주변에 위치한 다른 집들을 돌며 지지대를 세우는 등 안전 조치를 취하느라 분주한 모습이었다.

한숨을 쉬며 보수 공사를 지켜보던 A씨는 “사고가 날 것 같더니 끝내 문제가 생겼다”고 토로했다.

사고가 발생한 주택의 맞은 편에 거주하는 A씨는 오후 9시10분께 TV를 보며 휴식을 취하다 뭔가 무너지는 소리에 깜짝 놀라 밖으로 뛰어나왔다.

A씨가 마주한 모습은 앞집 처마가 내려앉은 상태였고, 곳곳에 붕괴 파편이 흩어져 있었다.

정작 사고 주택에 거주하는 이들은 상황을 인지하지 못한 상태였고, A씨가 급하게 문을 두드려 이들을 대피시켰다.

A씨는 “밤에 그렇게 큰 소리가 나니까 동네 사람들이 다 나왔다”며 “사고가 난 집 사람들이 나오지 않아 급하게 문을 두드려서 데리고 나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하철 공사를 시작하고 나서 땅 흔들림 때문에 제대로 쉰 적이 없다”며 “민원을 수차례 제기해도 임시 조치만 취하고 방치하더니 문제가 터진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는 주택뿐 아니라 지하철 공사장 인근의 상가들도 마찬가지였다.

주변에 위치한 가게들 벽면은 곳곳에 금이 가 있었고, 일부는 그 틈새가 계속 커져 성인 손이 들어갈 정도로 벌어진 상태였다.

또 건물 사이사이가 벌어지거나 땅 꺼짐 현상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고 버스나 대형 공사 차량이 오갈 때면 지면이 흔들리는 상황도 지속됐다.

10여년 넘게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B씨는 “지하철 공사가 시작되기 전에는 문제가 없었던 가게가 곳곳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며 “방바닥 장판도 금 때문에 벌어지는가 하면 건물 사이사이가 벌어지는 등 언제 무너질 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하루하루 버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이어 “평소 대형 공사 차량들이 오가는 소음이 워낙 커 전날 사고도 대형 차량이 지나가는 줄 알았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민원을 제기해도 안일하게 대처하는 시공업체와 북구에 쓴소리를 내뱉기도 했다.

주민들은 “매번 말해도 변화된 것이 없다. 민원을 넣으면 와서 사진만 찍고 지지대를 설치하거나 시멘트로 덧대는 등 임시 조치만 취하고 가버린다”며 “말로만 조치하고 그대로 방치하는 셈이다”고 비난했다.

한편, 지난 21일 오후 10시20분께 중흥동 소재 주택 4곳의 담장과 외벽에 균열이 발생했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거주민 6명이 임시 숙소로 대피했다. 광주시 안전관리자문단은 현장 점검을 통해 노후화 된 주택과 건물이 인근 공사장에서 발생한 진동과 충격에 장기간 영향을 받으면서 균열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윤용성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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