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50대 C씨 부부는 지체장애인이지만 금슬이 좋은 부부로 동네에 소문이 자자하다. 그러나 C씨 마음 한 편에는 아내에 대한 미안함이 늘 자리 잡고 있었다. 신체적 이유로 혼인신고만 하고 15년을 살아와서다. C씨의 바람은 아내와 함께 예복을 입고 결혼식장에서 결혼사진을 찍는 것이다.
광주 서구에서 장애인 부부의 감동적인 결혼식이 열려 훈훈함을 선사했다.
24일 서구장애인복지관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광주 서구 위더스웨딩홀에서 ‘당신의 특별한 날, 드림(Dream) 웨딩’이 열렸다.
이번 행사는 광주서구장애인복지관이 주관하고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고액기부자 모임 ‘서구아너스’의 후원으로 진행됐다.
이는 장애인에게 웨딩 지원을 통해 경제적, 심리적 지원으로 평등한 기회를 제공, 복지시각지대를 해소함과 동시에 이들의 행복한 가정생활, 결혼식의 추억을 만들어주기 위해 마련됐다.
앞서 서구장애인복지관 등은 지난 3~11일 관련 저소득(중위소득 100%) 장애인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았고, 최종 6쌍이 선정됐다.
이날 결혼식은 주례 없이 서구장애인복지관장이 ‘축복의 증인’으로 나서 부부십계명을 낭독했고 김이강 서구청장과 서구아너스 회원들이 덕담을 전하며 부부들의 앞날을 축복했다.
또 축하공연과 기념촬영, 피로연이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이어졌다.
특히 장애 친화형 예식을 위해 위더스웨딩홀, 수어통역센터, 서구농아인쉼터 등이 협력했으며 전문 수어통역사가 실시간으로 식 전체를 통역해 모든 하객이 하나 된 축제의 장이 만들어졌다.
지역사회가 경제적 어려움과 신체적 제약으로 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장애인 부부들에게 감동의 순간을 선사한 것이다.
결혼식이 진행되는 내내 신랑 신부는 얼굴을 마주 보고 웃으며 서로의 긴장을 풀어주거나 잡은 손을 한시도 놓지 않아 하객들을 흐뭇하게 했다.
한 부부는 “기적 같은 하루를 선물 받았다. 밤새 떨려 잠을 못 잤지만, 오늘은 평생 잊지 못할 가장 행복한 날이다”고 말하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모든 예식이 끝난 후 6쌍의 부부는 서로 손을 꼭 잡고 퇴장했다.
어떠한 일이 있어도 잡은 손을 놓지 않고 함께 걸어가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위해 한 걸음 한 걸음씩 걸어가는 모습에 하객들도 함께 벅차오르는 감동을 느꼈다.
부부들에게는 약 100만원 상당의 혼수와 신혼여행도 함께 제공돼 단순한 결혼식을 넘어 삶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는 자리로 의미를 더했다.
김이강 서구청장은 “오늘의 ‘드림웨딩’은 나눔과 연대가 주민의 삶을 얼마나 따뜻하게 바꿀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감동적인 사례다”며 “서구는 앞으로도 꿈을 현실로 바꾸는 기적 같은 순간들을 계속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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