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세평]청소년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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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세평]청소년문제 해결을 위한 새로운 패러다임

박병훈 톡톡브레인심리발달연구소 대표

박병훈 톡톡브레인심리발달연구소 대표
우연한 만남이 인연으로 발전하는 경우를 자주 경험한다. 이런 만남을 필연적 우연이라 한다.

필연적 우연의 만남은 한 사람의 삶이 실타래처럼 풀려 다른 한 사람의 삶과 연결돼 그 사람 속에 깊이 자리잡게 한다.

어느 날 광주경찰청에 볼 일이 있어 방문을 했다. 일을 마치고 돌아온지 얼마 지나지 않아 광주경찰청 여성청소년과 직원들이 필자의 사무실을 방문했다.

대화의 주제는 우리 지역 비행청소년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아이디어를 모아보자는 것이었다.

그렇게 비행청소년을 위한 마음톡톡 상담이 시작됐다. 벌써 3년이라는 세월이 흘렀다. 요즘 공직사회에서 유행하는 적극 행정의 교과서라 할 만하다.

청소년의 달이다. 청소년들은 늘 우리의 역사현장에서 변화의 주역이었다. 이러한 역사적 사실에도 불구하고 청소년을 보는 시선은 여전히 부정적이다.

정책의 우선순위에서 항상 밀리는 약자여서만은 아니다.

이제 부당하게 청소년에게 붙여지는 꼬리표에 저항해야 한다. 학교에 한번 지각했다고 해서 지각대장은 아니지 않는가.

청소년들을 권리의 주체로서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청소년기의 시행착오를 마치 그들의 인생 전체를 예견하는 바로미터처럼 취급한다.

청소년이 저지르는 문제행동이 이슈가 되면 어김없이 등장하는 것이 촉법소년 연령을 하향하자는 논란이다. 이런 논란은 실효성이 없다.

숲에서 물고기를 잡으려는 생각에 다름 아니다. 이런 주장이 논거를 가지려면 촉법소년 연령을 낮추면 청소년 비행이 줄어들어야 한다. 그런 경험적 증거들은 없다.

그리고 촉법소년 연령을 낮춰야 한다고 주장하는 논리 이면에는 처벌 만능의 생각이 도사리고 있다. 지극히 단편적이고 근시안적 접근이다. 촉법소년 연령하향은 청소년들에게 낙인효과만 가져올 뿐이다.

여러 사회적 문제가 그러하듯이 청소년 문제도 그 원인이 복합적이고 다양하다. 청소년 비행의 양상과 현상의 면밀한 분석없이 감정적이고 직관적인 접근으로는 청소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보다 근본적인 대안이 필요하다.

최근 청소년 비행에 관한 대책은 응보적 접근에서 벗어나 회복적 선도와 치유에 초점을 두고 있다. 처벌보다는 교화가 더욱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응보적 접근은 청소년들이 잘못을 저질렀을 때 그에 상응하는 처벌을 통해 행동을 변화시키려는 것이다. 이 패러다임은 가해자에 초점을 맞춤으로써 정작 피해자의 어려움은 외면하고 있다.

또한 피해자와 가해자 사이에 대결구도를 만들고 제3자가 관여함으로써 관계의 단절과 공동체의 파괴를 가져올 수 있다.

이에 비해 회복적 패러다임은 처벌이 아니라 가해자와 공동체구성원이 함께 노력해 피해를 온전히 온전히 회복하는 것이다. 가해 청소년은 피해자의 아픔에 공감하고 자기조절능력을 회복하도록 돕는 것이다.

청소년 비행은 사회현상을 반영하는 것이다. 청소년 문제에는 물신주의, 노력하지 않고 부를 축적하려는 한탕주의, 극단적 이기주의 등 우리 사회의 병리적 찌꺼기들이 깊이 침잠돼 있다.

이 같은 사회 변동에 따라 청소년 비행의 양상도 바뀌고 있다.

가장 많은 청소년 비행은 절도와 무면허 운전 등 도로교통법 위반이다. 청소년 비행을 예방하고 청소년의 탈비행을 돕기 위한 프로그램이 마음톡톡상담이다.

새로운 청소년문제행동에 대한 패러다임과도 일치하는 타당한 프로그램이다. 이 사업은 광주경찰청과 톡톡브레인심리발달연구소가 협업을 통해 3년 동안 지속해 온 사업이다.

마음톡톡상담은 그 효과가 매우 크다. 이 프로그램에 참여한 거의 대부분의 비행 청소년들이 탈비행에 성공했다. 이들은 긍정적 자아개념의 형성, 우울감이나 좌절감 감소, 자존감과 긍정적 정서가 늘어났다.

그리고 비행의 중단과 타인조망능력 및 공감능력의 향상, 대인관계의 개선과 학교적응력 향상이 일어났다.

하루하루가 지겹고 고통스러웠던 비행청소년들이 목표를 세워 미래를 꿈꾸게 됐다. 새롭고 창의적인 청소년정책들과 프로그램들이 봄꽃처럼 울긋불긋 피어오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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