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세평]광주 늘봄학교를 돕는 자원봉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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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세평]광주 늘봄학교를 돕는 자원봉사자

김진구 광주시교육청 시민협치진흥원장

김진구 광주시교육청 시민협치진흥원장
늘봄학교 수업을 보고 싶어서 한 초등학교를 방문했다.

로봇, 줄넘기, 컴퓨터, 영어회화, 한자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었다. 부서의 특색에 따라 학생들의 활동은 다채로웠다.

양해를 구하고 김밥을 만들고 있는 요리부 교실에 들어가 참관했다. 학년 구분 없이 학생들이 희망하는 선택형 프로그램 중 하나였다.

20여명의 학생들이 모둠으로 나눠서 식재료를 앞에 두고 앉아 있었다.

어떻게 요리부를 희망했을까. 부모나 주변의 누군가 권유한다고 해도 관심이 없으면 쉽게 선택하기가 어려운 부서인데. 내가 지금 초등학생이라면 어떤 프로그램을 좋아했을까. 교실에 머문 내내 늘봄학교 신입생처럼 마음이 설렜다.

각각의 표정을 지으면서 고사리손으로 열심이었다. 햄과 달걀을 자르다가 끊어졌다며 선생님을 찾고, 딱딱한 단무지는 칼질이 어렵다며 선생님을 불렀다.

모둠 사이를 돌아다니며 입으로는 대답하고, 손으로는 거들어주는 강사의 모습은 분주했다. 손놀림이 빠른 고학년 학생들은 잘 말린 김밥 앞에서 팔짱을 끼고 여유 있는 모습이었다.

요리가 좋아서 이곳에 왔다고 했다. 미래의 요리사들이 눈 앞에 있었다.

요즘 TV 채널마다 먹거리 화면이 넘쳐나고 있다. 이 먹자판에 고정 출연하면 유명 인사가 되기도 한다. 훗날 이 화면들을 장식할 광주의 쉐프들이 강사님의 도움으로 김밥을 만들면서 쑤욱~쑥 자라고 있었다.

늘봄학교가 전국적으로 시행되고 있다. 예전 ‘방과후활동’에서 ‘방과후학교’로, 다시 ‘늘봄학교’로 진화된 것이다.

교육부는 ‘2025년 늘봄학교 추진 계획’에서 정규수업 외 새로운 초등교육 체제로서의 늘봄학교를 비전으로 삼는다고 밝혔다.

이러한 늘봄학교 정책은 부모의 직장이나 사회활동을 지원하고, 사교육비 경감을 통해 급감하는 저출산 시대를 극복하기 위해서도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교육부는 학교 현장에 안정적으로 정착시키기 위해 올해부터 늘봄연구사를 선발해 단위학교에 배치했다. 광주시교육청의 경우는 올해 51명을 선발했고, 내년에는 30명을 추가 선발해 배치할 계획이다.

맞벌이 가정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보육과 교육이 밀접한 상관관계를 가질 수밖에 없는 오늘의 현실이다.

특히 보육은 직장인의 근무시간을 비롯해 직장 문화를 바꾸고 있다.

자녀 양육(養育)이 이제는 교육(敎育)과 보육(保育)을 융합하는 양육(兩育)개념으로 확산 정착된 느낌이다. 아직은 주춤한 상태이지만 유보통합이란 정책도 이러한 측면이 강하다.

그런데 지난 2월 우리 교육사에 지워지지 않을 참담한 사건이 있었다. 교사가 자신의 아픔 때문에 같이 죽을 대상으로 학생을 선택한 충격적인 범죄가 발생했다. 모든 국민이 분노하고 학생, 학부모는 불안에 떨었다. 학생들의 안전 문제가 시급한 현안이 됐다.

광주시교육청과 직속 기관인 시민협치진흥원 늘봄지원센터에서는 지난 2024년부터 퇴직한 교직원을 활용한 ‘꿈빛나눔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학생들의 안전과 학교 현장의 업무 부담을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한 신설된 사업이다.

그리고 공무원연금공단 광주전북지부와 업무협약을 맺고 퇴직한 공무원들의 인력풀을 통해 자원봉사와 다양한 사회적 경험을 활용할 방안을 준비하고 있었다.

전국을 비통에 빠지게 한 하늘이의 사건 이후 충분하지 않지만 개학과 함께 발빠르게 대처할 수 있었던 것은 이러한 준비된 시스템 덕분이었다.

자원봉사자들의 역할과 활동 내용을 보면 시간대별로 다양하다. 현재까지 71명이 활동하고 있는 아침늘봄과 저녁늘봄은 안전한 등하교 지도나 독서 등 학생 개인활동을 돕고 있다.

그리고 수요가 가장 많은 오후늘봄은 137명의 봉사자들이 교실 간의 이동이나 안전관리 지원 보조, 급·간식 제공을 지원하는 등 학생과 학부모가 안심하고 늘봄학교를 다닐 수 있도록 활동하고 있다.

126개 초등학교에 208명이 매칭돼 활동하고 있는데, 학교에서 자체적으로 교직원이나 학부모가 자원봉사를 하는 경우도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충원할 계획이다.

그리고 150여명의 늘봄실무사, 300여명의 돌봄전담사, 1500여개 프로그램을 맡고 있는 수 백명의 프로그램 강사가 질 높은 수업과 안전을 위해 정성을 다하고 있다.

광주시교육청은 시청과 함께 마을교육 공동체를 운영하고, 5개 지자체와 업무협약을 맺어 온마을 이음학교가 튼실하게 연계돼 있다.

지역사회의 다양한 인적 자원이 늘봄학교를 비롯해 손길이 필요한 곳과 연계됨으로써 단 한 명의 아이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슬로건이 현행화되고 있다. 여기에 더해 광주교육의 늘봄은 단 한 지역도, 단 한 가정도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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