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30주년 기획-아는 만큼 가까워지는 '전남의 보·물·섬'] <1> 완도 여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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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30주년 기획-아는 만큼 가까워지는 '전남의 보·물·섬'] <1> 완도 여서도

어머니의 품 바다 위 여유로운 섬의 낭만
정부 선정 ‘올해의 섬’…자연·원형 보존된 섬 문화 간직
대삼치·대방어·참돔 등 대형 어종 풍부…바다낚시 인기
자연·과거·현재 공존…"보고 느끼고 즐기는 머무는 섬"

여서도의 해돋이
여서도의 노을
여서도를 오가는 방문객과 바다에서 일상을 보내는 섬 주민의 안전을 지켜주고 있는 등대와 방파제
300여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여서도 돌담
완도 여서도 전경
미역을 머리에 인 완도 여서도 주민
국내 관광에서 전남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고, 섬을 찾는 관광객도 크게 늘고 있는 추세다. 전남에는 전국 섬의 60% 이상이 집중돼 있을 만큼 섬은 전남의 큰 자산으로, 해당 섬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다양한 음식과 특산물, 육지 사람들이 섬을 찾아오게 하는 매력과 즐길거리, 섬에 거주하는 사람들의 현황과 일상 생활은 육지에서는 경험하거나 느낄 수 없는 섬만의 매력이라 할 수 있다. 특히 내년 여수에서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개최를 앞두고 있어 전남의 섬에 대한 전국적인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전남의 섬이 갖고 있는 역사적 유래, 고유한 자연자원과 특산물, 접근성, 섬 사람들의 삶 등을 집중 조명해 보고자 한다.



△대한민국 영해의 기준점

오는 8월 완도군에서 열리는 ‘제6회 섬의 날’을 앞두고 대한민국 해양 영토의 기준점이자 자연과 시간이 공존하는 섬 ‘여서도’가 다시금 주목받고 있다.

행정안전부와 해양수산부가 공동으로 선정한 2025년 ‘올해의 섬’ 여서도는 우리나라 해양주권의 상징이자, 고유한 생태와 문화가 어우러진 대한민국의 보물섬이다. 대한민국 영해를 설정하는 23개 기준점 섬 중 하나로, 국가 해양 경계선의 시작점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지닌다. 이는 곧 우리 바다의 주권이 여서도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의미하며, 전략적 가치 또한 크다.

여서도는 완도 본섬에서 남쪽으로 약 60㎞ 떨어진 외딴 섬으로, 완도와 제주도 중간 해역 먼바다에 위치하고 있다. 면적 4.19㎢, 해안선 길이 13.33㎞의 작은 섬으로 이곳에 살고 있는 주민은 100여명이다. 완도항에서 출발해 청산도를 경유하는 정기 여객선을 타면 약 3시간 만에 닿을 수 있어 접근성은 다소 떨어진다.

하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사람의 손길이 덜 닿은 자연과 원형에 가까운 섬 문화가 잘 보존돼 있다.

섬의 이름 또한 유래가 흥미롭다. 고려 목종 시대 일주일간 지속된 지진 끝에 바다 위로 돌섬 하나가 솟아오른 것을 길조로 여겨, ‘아름다울 여(麗)’와 ‘상서로울 서(瑞)’를 붙여 여서도라 이름 붙였다는 설화가 전해진다.



△고요한 자연 속 시간이 머무는 섬

여서도의 중심에는 해발 352m의 여호산이 우뚝 솟아 있으며, 기암절벽과 울창한 숲이 어우러진 해안선은 보는 이의 감탄을 자아낸다.

특히 300여년 동안 제자리를 지킨 돌담길은 마을을 미로처럼 연결하며, 자연과 사람이 조화를 이루며 살아온 시간의 흔적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

이러한 자연경관은 지난 2018년 전남도가 ‘가고 싶은 섬’으로 선정하는 계기가 됐으며, 이후 친환경 관광 인프라가 조성되면서 느린 여행을 지향하는 이들의 발길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여서도는 지도로 보면 그저 점 하나에 불과하지만 실제 마주하게 되면 감탄이 절로 나는 바다위에 자리한 보석처럼 빛난다. 육지의 번잡함과 속도를 내려놓고 조용한 낙원을 찾고자 한다면 여서도는 더할 나위 없는 답이 될 수 있다.

여서도는 한적함을 넘어 자연과 인간, 시간과 바람이 조화롭게 어우러진 공간이다. 섬의 이름인 ‘여서도’는 바다의 너그러움과 서쪽 하늘의 고요함을 닮았고, 육지와 달리 상업적인 손길이 적게 닿은 순수한 섬이다. 관광객을 위한 화려한 리조트나 쇼핑센터는 없지만 그 자리를 대신하는 건 투명한 바다, 숨은 해변, 붉게 물드는 낙조 그리고 정 많은 섬 사람들의 인심이 자리하고 있다. 빠르게 지나가는 여행이 아닌 하루를 천천히 살아내는 여유를 배우고 싶은 이들에겐 최적의 쉼터다.

여서도의 또 하나의 장점은 그 시간이 멈춘 듯한 정적이다. 휴대폰 전파도 약하게 잡히는 곳이 많지만 오히려 그 덕분에 도시의 소음을 잊고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진짜 휴식을 경험할 수 있다.



△대물낚시와 블루카본의 보고

여서도는 낚시인들 사이에서 ‘전설의 섬’으로 불린다. 대삼치와 대방어, 참돔, 긴꼬리벵에돔 등 대형 어종이 풍부하게 잡히는 어장으로 명성이 높으며, 실제 ‘여서도 낚시’는 포털 검색어 상위권에 오르기도 한다.

여기에 더해 천연 해조류 서식지로서도 뛰어난 가치를 지닌다. 특히 돌미역과 돌김, 톳은 전국 최고 품질로 인정받고 있으며, 전통 방식으로 직접 채취해 자연 건조하는 여서도 돌미역은 깊고 진한 국물 맛으로 미식가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주민들은 국립공원공단과 함께 갯바위 휴식년제를 실시하며 해양생태계의 지속 가능성도 함께 지켜가고 있다.



△바다가 차린 건강한 밥상

여서도의 식탁은 바다가 매일 아침 직접 차려주는 자연식이다. 이곳에서는 갓 잡은 생선회, 해삼, 전복, 문어, 톳, 미역 등 싱싱한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여서도에서 나오는 자연산 전복과 해녀들이 채취한 톳은 그 맛과 식감이 일품이다. 섬의 조용한 민박집에서 제철 해산물로 꾸려지는 소박하면서도 깊은 맛의 밥상은 여행의 피로를 말끔히 씻어준다.

섬을 찾은 여행객은 여서도의 ‘낚시 천국’이라는 별칭을 실감하게 된다. 조용한 갯바위에 앉아 낚싯대를 드리우면 감성돔, 노래미, 농어 등 다양한 어종을 만날 수 있다. 가족 단위 관광객이나 친구들과 함께하는 체험 낚시 프로그램도 즐거움을 더한다.

또 여름이면 열리는 작은 해변 음악회나 해녀 체험 프로그램, 해산물 건조 작업을 도와보는 일일 참여 행사 등은 여서도만의 독특한 여행 콘텐츠다. 도보로 섬을 한 바퀴 도는 느린 여행, 바닷가에 발 담그고 걷는 명상 산책, 별이 쏟아지는 밤하늘 아래에서의 조용한 밤 캠핑까지. 여서도는 행동 하나하나가 추억이 되는 공간이다.



△느리게 걷는 치유의 섬

여서도는 단순한 관광지를 넘어 사람과 자연,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치유의 섬’이다. 섬 곳곳에 남겨진 마을숲, 폐교, 우물, 해녀 작업장 등은 과거 섬마을의 삶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섬의 골목을 천천히 걸으며 나를 돌아보는 여행이 가능하다.

여호산 정상에 오르면 남해의 드넓은 바다가 시야에 펼쳐지며, 날씨가 맑은 날엔 멀리 제주 한라산까지 조망할 수 있다.

여서도 북쪽 해안에서 바라보는 일출과 일몰은 관광객들에게 큰 사랑을 받는다. 해가 수평선 위로 떠오를 때, 바다는 마치 금빛 비단을 펼쳐놓은 듯 찬란하게 반짝이고, 저녁에는 주황빛 노을이 하늘과 바다를 물들이며 하루의 끝을 가장 아름답게 장식한다.

여름이면 섬 주변으로 청정한 갯벌과 해초밭이 펼쳐져 다양한 해양 생물이 풍성하게 자란다. 스노클링이나 갯바위 낚시를 즐기기에도 최적의 환경이다. 계절 따라 다르게 물드는 산자락과 자연의 빛을 오롯이 반사하는 바다는 사진작가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촬영지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또 봄과 가을이면 야생화와 해풍에 흔들리는 억새 군락지로 장관을 이루며, 작은 언덕을 오르면 섬 전체를 내려다볼 수 있는 포인트가 여럿 있어 트레킹 코스로도 제격이다. 이 섬을 걸으면 걷는 만큼 마음이 가벼워지고, 보는 만큼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섬의 날’ 완도에서 펼쳐질 섬의 향연

오는 8월 7일부터 10일까지 완도 해변공원과 신지 명사십리해수욕장 일원에서는 제6회 섬의 날 행사가 열린다.

‘천천히 돌아보고, 섬’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이번 행사는 여서도를 비롯한 완도의 다양한 섬들이 지닌 매력을 국민과 공유하는 축제가 될 전망이다.

여서도는 대한민국 바다의 시작점이자, 자연과 삶의 흔적이 살아 숨 쉬는 특별한 공간이다. 다가오는 섬의 날, 여서도를 직접 걸으며 ‘섬이 주는 느림의 위로’를 경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박영채 전남도 해양수산국장은 “이제 섬은 머무는 곳을 넘어 우리 삶과 미래를 연결하는 공간으로 다시 태어나고 있다”며 “많은 사람들이 완도 여서도 뿐만 아니라 전남에 자리한 다양한 섬을 찾아 섬이 품고 있는 매력을 맛보고, 느끼고, 즐길 수 있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정렬 기자 holbul@gwangnam.co.kr         박정렬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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