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볕더위에 멈춘 광주 전통시장…상인들 ‘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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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불볕더위에 멈춘 광주 전통시장…상인들 ‘시름’

13일째 폭염경보…진열된 채소·생선 금방 상해
가격 상승에 매출도 줄어 ‘이중고’…사실상 폐장

8일 오후 1시 광주 서구 양동시장의 상인들이 경기침체에 이어 연일 계속되는 폭염에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34년째 장사하는데 이렇게 더운 여름은 처음입니다. 불경기에 손님도 없어 답답하기만 합니다.”

13일째 폭염경보가 이어지고 있는 8일 오전 광주 서구 양동시장.

상인들은 선풍기 1대에 의지해 땀을 식히고 있었고 일부는 가게 벽에 등을 기대 쪽잠을 청하고 있었다.

하지만 습도를 머금은 불볕 더위를 식히기엔 역부족이었다.

상인들의 얼굴은 붉게 달아 올라 있었고 적막감만 가득했다.

이곳에서 34년째 채소가게를 운영 중인 김삼영씨(65)는 “이렇게까지 사람이 없는 여름은 처음이다”며 “장사를 하는 시간보다 말라가는 채소에 물을 뿌리며 손님을 기다리는 날이 더 많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불볕더위로 생육이 부진해 출하량이 감소하면서 농산물 가격이 오르고 있는 것도 걱정이다.

김씨는 “경기도산 열무는 여름철에 맛있다고 수요가 많은데 올여름엔 더위로 작황이 망가졌다”면서 “작년엔 1만원 남짓이었으나 지금은 2000원이나 더 올랐다”고 푸념했다.

이어 “여름은 우리 같은 시장 상인들에게 보릿고개나 마찬가지다. 너무 더우면 손님들도 시장을 찾지 않는다. 예년에 비해 매출이 반토막 났다”고 한탄했다.

열무뿐 아니라 배추(15%), 적상추(10%), 양파(7%) 등 대체로 여름철 식탁에서 국거리와 김치 재료 등으로 활용되는 품목까지 가격이 상승했다.

광주 광산구 송정5일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다.

평소보다 다소 한산한 분위기였고, 문을 닫은 점포가 상당수였다.

15년째 생선가게를 운영 중인 임승두씨(73)는 “요즘 여름은 거의 아열대 수준이다. 생선이 금방 상해 장사하기가 어렵다”며 “날씨가 더워 수시로 얼음을 갈아줘야 하는 상황인데, 무더위에 너무 쉽게 녹는다”고 털어놨다.

그는 “평일 오전 4시에서 5시 사이에 가게 문을 열어 신선도 높은 생선만 납품받고 있지만, 장사가 너무 안 된다”면서 “최근에는 납품 물량을 많이 줄였고, 퇴근 시간도 2시간 앞당겨 오후 4시에 문을 닫는다”고 하소연했다.

그는 계속되는 폭염으로 그나마 오전에만 손님이 있고, 한낮에는 사실상 폐장이나 다름없다고 설명했다.

임씨는 “광주에서 가장 활기찼던 시장 중 한 곳인데 지금은 찾아오는 손님을 셀 수 있을 정도다”면서 “여름철엔 장사를 잠시 접을까 고민도 하지만, 가끔 찾아오는 단골손님들 생각에 가게 문을 닫을 수도 없다”고 푸념했다.
양홍민 기자 yhb9792@gwangnam.co.kr         양홍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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