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지방선거 누가 뛰나] 구례군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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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 지방선거 누가 뛰나] 구례군수

김순호 군수 3선 도전…당내 경선 이겨낼까
장길선 군의장 등과 승부…무소속 등 등판 가능성
경선 방식·후보 단일화 변수…지역현안 해법 필요

현재 구례군수 선거 구도가 뚜렷하다. 김순호 현 군수의 3선 도전과 이를 견제하려는 도전자들의 ‘맞바람’이다. 전통적으로 더불어민주당 강세지역이라는 지역적 특성상, 본선 못지않은 당내 경선 경쟁이 성패를 가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현직 프리미엄을 안은 김순호 군수는 재선 기간 동안의 성과를 발판 삼아 3선 고지에 도전한다. 민선 7·8기를 이끈 그는 약 1조4000억 원 규모의 양수발전소 지역 유치로 구례의 신산업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오산 케이블카 설치 사업을 진행하고, 지리산정원·섬진강 관광레저단지 조성 등 체류형 관광도시 전략으로 외부 유입을 늘리는 데도 공을 들였다. 소멸위기 대응과 일자리 창출을 전면에 내세우는 만큼 “누적된 행정 경험과 소통 리더십”이 강점이라는 것이다.

정현택 전 사무관은 다시금 도전 채비를 다지고 있다. 구례군청에서 종합민원과장, 군의회 사무과장, 용방·간전면장 등을 거친 그는 “부서와 면(面)을 두루 거치며 쌓은 네트워크와 행정력”을 무기로 내세운다. 전·현직 공직자·지역 단체와의 접촉면이 넓고, 주민 민원 동선을 잘 아는 ‘현장형 행정가’ 이미지가 강점이다. 직전 선거의 준수한 득표율은 재도전의 명분이자 동력이다.

의회 사령탑 출신의 장길선 구례군의회 의장도 잠재적 강자다. 교육지원청 교육장 경력을 지닌 그는 서시교(橋) 존치 문제를 놓고 군 최초로 군민 토론회를 열었고, 공동대응기구 구성과 1만 서명운동을 주도하는 등 쟁점 현안에서 존재감을 드러냈다. “군민과의 소통, 장기 관점의 정책 추진”을 표방하지만, 출마 여부는 “시기를 보며 신중히 결정”한다는 입장이다.

두 차례 군수 도전을 저울질했던 이창호 구례군의원도 재등판 가능성이 크다. 2018년 민주당 경선에 나섰으나 본선행 티켓을 얻지 못했고, 2022년엔 무소속 예비후보로 등록했다가 다수 무소속이 난립하자 군의원 선거로 전략을 바꿔 당선됐다. 선거판의 급변에 대응해 진로를 조정했던 경험이 이번엔 “경선·본선 모두를 염두에 둔 전략적 접근”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김송식 전 구례군의회 의장도 꾸준히 입길에 오른다. 제6·7회 지방선거에서 군의원에 당선된 중진으로, 지역 민원과 현안을 밀어붙이는 추진력으로 평가받는다. 지난 지방선거에서는 군수 예비후보로 나섰다가 여론조사 단일화에 동의해 정현택 예비후보를 지원했고, 선대위원장을 맡았다. 이번에도 ‘연대와 단일화’ 카드의 축을 쥘 수 있는 인물로 거론된다.

이들 다섯 명이 현재 판 위에 올라온 주요 주자들이다. 모두 민주당 권역에 발을 담그고 있어 경선의 파열음과 재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경선 방식(당원·여론 비율)과 시기, 단일화 여부가 초기 판세를 가르는 1차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특히 소규모 지역 특성상 얼굴·이름 인지도, 조직 결속, 국·도정과의 협업 창구를 얼마나 설득력 있게 제시하는지가 표심에 바로 닿는다.

구례가 맞닥뜨린 의제는 현재 만만치 않다. 양수발전소 후속 이행과 지역상생 모델 설계, 케이블카 추진 과정의 갈등 관리, 지리산·섬진강을 축으로 한 체류형 관광의 실질적 수익화, 청년 정주 여건과 고령화 대응, 농업·농촌의 소득 다각화 등은 차기 군수가 곧바로 답을 내야 할 과제다. ‘숫자와 일정’이 동반되지 않는 구호는 작동하기 어렵다. 예산·재원 조달, 인허가 로드맵, 주민과의 의사결정 구조를 후보들이 얼마나 구체적으로 설명하느냐가 유권자의 평가 잣대가 될 공산이 크다.

지역 정가에선 “민주당 강세지라 해도 경선은 예측불허”라는 말이 나온다. 현직 가산점, 전·현직 공직자 네트워크, 의회 리더십, 단일화 경험 등 각자 카드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결국 관건은 ‘누가 먼저 구체적 설계도를 꺼내 보이느냐’다. 공약의 우선순위, 실행의 시간표, 이해관계자 설득 방식이 선거 막판의 미세한 표 이동을 부를 가능성이 크다. 구례의 다음 4년이 걸린 선택은, 익숙한 이름값이 아니라 현실 가능한 해법을 내는 후보에게로 갈 가능성이 매우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현규 기자 gnnews1@gwangnam.co.kr.         이현규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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