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AI특성화대학’ 설립과 광주전남 통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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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AI특성화대학’ 설립과 광주전남 통합

이성오 서울취재팀장

지방선거가 6개월 앞으로 다가오면서 출마자들의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각 정당의 후보자 공천이 통상 지방선거 2개월 전에 이뤄지는 것을 고려하면 시간은 더 촉박하다.

지방은 인구 감소와 경제력 감퇴로 날이 갈수록 야위어가고 있다. 이번 선거를 통해 더 이상의 피폐를 막아내고 미래 먹거리를 확보해 지역을 발전시킬 훌륭한 지도자를 뽑아야 할 시점이다.

수도권 인구는 지난 2019년 처음으로 전체 인구의 50%를 넘었고, 지금도 블랙홀처럼 지방의 인구와 경제력을 계속해서 빨아들이고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이재명 정부는 ‘5극 3특’ 전략을 앞세워 국토균형발전을 꾀하고 있다. 특히 비수도권 지역을 각 권역별로 경제권과 생활권을 하나로 만드는 데 필요한 여러 가지 지원을 파격적으로 해주겠다고 밝히고 있다.

권역별로 경제권을 만들려면 기업들이 와야 하는데, 기업들은 지방에 가면 필요한 우수 인재를 뽑을 수 없고, 지방에서 뽑아도 수도권 등으로 다 떠나간다고 꺼린다. 이런 이유로 정부는 지역의 대학을 수도권의 경쟁력 있는 대학처럼 양성하는 이른바 ‘서울대 10개 만들기’ 정책을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김경수 지방시대위원장은 “권역별로 핵심 전략 산업들이 정해지고 윤곽이 드러나면, 그 전략산업과 관련된 분야를 그 지역의 대학이 전국에서 탑(Top)이 되게 만들자는 뜻”이라고 말한다.

더불어민주당 정준호 의원(광주 북구갑)은 지난달 광주시와 전남도를 하나의 초광역 단위로 묶는 서남권 메가시티 특별법인 ‘광주·전남 초광역 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안’을 대표 발의했다. 정 의원은 “인구 절반, 100대 기업 본사 90%가 수도권에 몰린 상황에서 지방은 더 이상 단일 시·도 단위로는 수도권과 경쟁할 수 없다”며 “광주·전남이 초광역 단위로 힘을 합쳐 서남권 메가시티를 구축해야 국가균형발전의 새로운 돌파구가 열린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설명했다. 정부의 5극 3특 전략과 맞물려 광주전남이 당장 풀어야 할 의제를 던진 것이다.

광주전남 통합은 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이 아니라 지역 생존과 상생, 미래 성장 전략의 핵심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사회적 공감대도 높다. 하지만 행정권 약화, 명칭·고용 문제, 지역 정체성 등을 내세우며 반대하는 의견도 많아 실질적인 성과를 내는 데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의 5극 3특 전략에 발맞춰 연내 출범키로 한 ‘광주전남 특별광역연합’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실무협의를 거쳐 쟁점사항에 대해 큰 틀에서의 합의를 이뤘지만, 전남도의회는 규약안 통과를 보류하고 관련 예산까지 삭감했다.

광주전남 통합이 제대로 추진되려면 당장 내년 6월에 선출되는 광주시장과 전남도지사 후보들이 이를 공약을 내걸어야 한다. 구체적인 통합 시기와 통합 지방정부 출범 시 임기 단축 등을 지역민에게 공개적으로 약속해야 실행력이 담보된다.

통합된 광주전남의 핵심 전략산업은 인공지능과 에너지가 유력하다. 에너지 전략산업은 재생에너지가 풍부한 서남해안과 나주에 설립된 한국에너지공과대학, 조만간 유치 확정을 눈앞에 둔 인공태양(핵융합)연구시설 등을 중심으로 기반이 마련됐다.

인공지능 전략산업은 광주지역 대학들과 광주과학기술원이 중심 역할을 맡게 된다. ‘광주 인공지능사관학교’와 지역대학이 AI·반도체 인재를 지속적으로 양성하고 있고, 내년부터 광주과학기술원에 ‘광주 AI 과학영재학교’가 부설돼 본격 운영된다.

이와 관련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5일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암(Arm)과 차세대 인재 양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면서 반도체 특성화 대학원 지정과 관련해 “광주과학기술원을 우선 후보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참에 전남권 의대 신설을 목표로 통합을 추진 중인 목포대와 순천대를 통합을 전제로 ‘AI 특성화 대학’으로 육성하는 방안은 어떨까. 미래 AI(인공지능)산업 인재를 양성하는 세계적인 특성화 대학으로 만들자는 얘기다.
이성오 기자 solee235@gwangnam.co.kr         이성오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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