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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대표도서관 붕괴 사고 사흘째인 지난 13일 광주 서구 치평동 사고 현장에서 구급차량이 마지막 매몰자를 싣고 이동하고 있다. 광주 대표도서관 붕괴 사고로 매몰됐던 작업자 4명이 사고 발생 사흘인 지난 13일 모두 수습되면서 경찰과 노동당국의 원인 규명 수사가 본격화됐다. 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한 지 46여시간 만에 실종 매몰자 4명이 모두 수습된 가운데, 현장의 만연한 안전불감증과 부실시공 의혹이 속속 드러나면서 실종자 가족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지난 12일 광주 서구 치평동 광주대표도서관 붕괴사고 현장에서 만난 고성석씨(60)는 “이번 사고는 부실시공과 안전불감증이 빚어낸 결과”라고 잘라 말했다.
고씨는 지난 11일 붕괴사고 당시 철근 작업 중 콘크리트 구조물 붕괴로 매몰된 고석완씨(69)의 동생이다.
그는 “현장을 보면 용접과 볼트 접합이 부실해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며 “제대로 시공했다면 데크 부분만 떨어져야 하는데 기둥과 보 등 전체 구조물이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제 밤에는 어두워서 붕괴 상황을 제대로 판단할 수 없었는데 아침에 보니 문제가 심각했다”며 “선진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또다시 후진국형 붕괴사고가 발생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그는 매몰된 작업자들의 위치가 여전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도 분노를 감추지 못했다.
고씨는 “사고 당시 상황이 담긴 CCTV 영상을 봤다. 매몰된 작업자들의 위치가 어느 정도 드러난 것 같은 데도 위치 파악과 수색이 이뤄지지 않아 답답하다”고 전했다.
그의 옆에는 매몰자 고씨의 또 다른 동생인 대성씨(66)도 눈시울을 붉히며 하염없이 사고 현장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이곳 공사 현장은 부실시공, 안전불감증이 만연한 곳이었다. 어느 공사장이 입구에서부터 안전통로 하나 없이 사람들이 마음대로 현장을 돌아다닐 수 있느냐”며 “공사 현장은 곳곳에 사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었다”고 지적했다.
고씨는 “앞서 안전사고가 한번 터져 공사가 중단됐다가 재개됐는데 형님은 ‘시공사가 공사를 너무 서두르려고만 한다’는 취지로 자주 말씀하셨다. 결국 터질 게 터진 것이다”고 비판했다.
이어 도서관 설계구조에 대해서도 “기둥과 기둥 사이 간격이 지나치게 넓어 아래에서 하중을 버티지 못한 것 같다. 중간에 기둥 하나는 더 있어야 했다”면서 “공사를 먼저 진행하고 시스템 동바리(지지대)를 나중에 설치하는 현장이 도대체 어디에 있느냐”고 지적하기도 했다.
고씨 형제는 “형님은 주변 사람에게 잘 베풀고 애정이 많으셨던 분이다. 너무 안타깝다”며 “현재로써는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지 않겠나. 고통 속에서 눈을 감았을 형님을 생각하면 그저 답답할 뿐이다. 이제 편안하고 좋은 곳에서 행복하시길 바란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편, 지난 11일 오후 1시 58분께 광주 서구 치평동 옛 상무소각장 부지 ‘광주 대표도서관’ 공사 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해 4명의 근로자가 매몰됐다.
이후 구조당국은 밤샘 수색 작업 등을 펼쳤고, 지난 13일 오전 11시 20분께 마지막 실종자인 김모씨(58)가 숨진 채 발견돼 구조대에 의해 마지막으로 수습됐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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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2.15 (월) 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