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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시 전경 |
고금리 장기화와 원자재 가격 상승이라는 악재 속에 미분양 물량까지 쌓인 가운데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까지 겹치면서 지역 건설사들이 버티지 못하고 연쇄 도산하는 ‘줄폐업’ 공포가 현실화되고 있다.
5일 건설산업지식정보시스템(KISCON)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이날까지 광주와 전남지역에서 폐업을 신고한 종합건설업체는 총 40곳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지역별로는 광주가 12곳, 전남이 28곳으로, 예년 평균치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특히 지난해 이미 역대급 폐업 기록을 경신했던 흐름이 올해 들어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지역 경제계의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현재 지역 건설업계를 가장 괴롭히는 요인은 단연 ‘미분양의 늪’과 ‘자금 경색’이다. 광주 지역의 경우 외곽 신축 단지를 중심으로 미분양 물량이 해소되지 않으면서 분양 대금이 제때 회수되지 않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
전남 역시 시군 단위의 미분양 적체 현상이 심화하며 중소 건설사들의 현금 흐름을 막고 있다. 분양 성공을 담보할 수 없는 상황에서 금융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문턱을 높였고, 건설사가 부담해야 할 이자 비용은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불어났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인 이모씨(62)는 “대출 이자를 갚기 위해 또 다른 자금을 융통해야 하는 처지”라며 “지역 내에서 건실하다고 평가받던 중견 업체들조차 유동성 위기로 법정관리를 신청하거나 부도설에 휘말리는 등 시장의 신뢰가 바닥까지 떨어진 상태”라고 말했다.
여기에 최근 이란과 이스라엘의 충돌로 촉발된 중동 사태는 고사 직전인 건설업계에 결정타를 날렸다. 국제 유가와 환율의 변동성이 커지면서 시멘트, 철근 등 핵심 건설 자재 가격이 다시 꿈틀대고 있으며, 유류비 상승에 따른 물류비 부담은 공사 원가를 직격하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이어진 자재비 폭등으로 수익성이 극도로 악화된 상태에서 추가적인 원가 상승은 건설사들에게 ‘사형 선고’와 다름없는 압박으로 작용하고 있다. 물류비 상승은 자재 수급 지연을 초래하고, 이는 다시 공기 연장과 그에 따른 지체상금 발생이라는 또 다른 비용 부담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고 있다.
건설업의 위기는 단순히 개별 기업의 도산을 넘어 지역 실물 경제 전반의 도미노 붕괴로 번질 우려가 크다. 특히, 종합건설업체가 무너지면 하도급 관계에 있는 수많은 전문건설업체와 자재 납품업체, 장비 업체들이 연쇄적으로 자금난에 빠지게 된다. 이는 곧바로 현장 근로자들의 임금 체불과 일자리 상실로 이어지며 지역 내수 소비를 급격히 위축시키는 원인이 될 가능성도 높다.
이 같은 상황에 지역 건설업계는 정부와 지자체의 전향적인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특히 지역 건설 활성화를 위한 공공공사의 조기 집행과 물량 확대, 고금리 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금융 지원책 마련, 그리고 미분양 해소를 위한 세제 혜택 등 실질적인 ‘인공호흡기’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또, 위기 기업들에 대한 무조건적인 퇴출보다는 선제적인 구조조정 지원과 회생 기회를 부여하는 정책적 배려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역 건설업계 관계자는 “건설업은 지역 총생산(GRDP)의 상당 부분을 차지할 뿐만 아니라 전후방 연쇄 효과가 가장 큰 산업”이라며 “현재의 위기는 개별 기업의 부실 문제가 아니라 외부 요인에 의한 유동성 위기인 만큼, 지역 경제의 붕괴를 막기 위한 지자체의 긴급 자금 지원과 공공 발주 확대 등 선제적인 ‘골든타임’ 확보가 시급하다”고 밝혔다.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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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04 (월) 21: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