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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주 동구 한 개인 카페에서 시민들이 음료를 마시며 대화를 나누고 있다. |
이같은 흐름 속에서 그동안 대형 프랜차이즈의 독점과 경기 침체, 원두 가격 상승, 임대료 부담이라는 ‘다중고’를 겪던 지역 개인 카페와 중저가 브랜드에서는 반사이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25일 지역 유통업계와 시민사회단체 등에 따르면 스타벅스코리아는 지난 18일 5·18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진행한 온라인 프로모션에서 ‘탱크 데이(Tank Day)’라는 표현을 사용해 텀블러 상품을 홍보했다. 여기에 일부 게시물에서 사용된 ‘책상에 탁!’이라는 문구까지 논란이 되면서 시민들의 거센 반발을 샀다. 광주 시민들과 5·18 관련 단체들은 해당 표현이 5·18 당시 계엄군의 탱크 투입을 연상시키는 데다,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당시 발언까지 떠오르게 한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논란 직후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스타벅스 불매 움직임은 빠르게 확산됐다. 스타벅스 앱 탈퇴 인증 게시물과 함께 텀블러·굿즈를 폐기하거나 “당분간 개인 카페를 이용하겠다”는 내용의 게시글이 잇따라 게시됐으며, 일부 이용자들은 지역 개인 카페와 저가 커피 브랜드 추천 리스트를 공유하며 ‘대체 소비’ 움직임에 동참하고 있다.
실제 지역 카페 업계에서도 스타벅스를 대체하려는 소비자들의 움직임이 조금씩 체감된다는 반응이 나온다. 최근 경기 침체와 원두 가격 상승, 임대료 부담 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개인 카페들 입장에서는 신규 고객 유입 가능성에 기대감을 보이는 분위기다.
서구 치평동 광주시청 인근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이소연씨(39)는 “올해 초 시청 앞에 스타벅스 매장이 들어선 이후 손님이 눈에 띄게 줄면서 아르바이트생 근무 시간을 줄이고 각종 관리비까지 아껴가며 겨우 가게를 운영해왔다”며 “최근 논란 이후에는 스타벅스를 이용하던 손님들 일부가 다시 동네 카페로 발길을 돌리면서 매출도 조금씩 회복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개인 카페 입장에서는 손님이 늘어나는 게 반갑기도 하지만, 지역의 아픈 역사와 관련된 논란에서 비롯된 변화라는 점에서 마음이 무겁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다시 찾아와 준 손님들에게 감사한 마음도 큰 만큼, 늘어난 매출의 일부를 오월 단체에 기부할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소비 데이터에서도 변화 조짐이 감지되고 있다. 데이터 분석 플랫폼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스타벅스 논란이 불거진 직후인 지난 19일 스타벅스 앱 일간활성이용자수(DAU)는 123만278명을 기록하며 이달 들어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반면 같은 날 스타벅스 내부 결제 추정금액은 37억4386만원으로 집계돼 전날(41억77만원)보다 약 8.7% 감소했다. 이는 전월 동일 기간 결제 금액인 42억원대와 비교해도 크게 줄어든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이용자 수 증가가 실제 구매 확대보다는 논란 이후 스타벅스의 공식 사과문을 확인하거나, 보유 중인 모바일 상품권·카드 잔액을 조회하려는 이용자들이 한꺼번에 몰린 영향으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스타벅스에 대한 전방위적 불매 움직임은 공공 영역과 금융권으로까지 번지는 추세다. 최근 일부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는 기관 내부 회의나 행사용 커피 구매처를 스타벅스가 아닌 다른 브랜드나 지역 소상공인 카페로 전격 변경하고 있다. 금융권 역시 기존에 진행하던 스타벅스 쿠폰 지급 이벤트를 타 브랜드 기프티콘으로 교체하거나, 상반기 예정됐던 스타벅스 제휴 카드 상품 출식을 무기한 연기하는 등 발 빠르게 ‘손절’하고 나섰다.
지역 상권에서는 이러한 분위기가 단순 일회성 소비 변화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특히 비교적 가격 부담이 낮은 저가 커피 브랜드와 지역 개인 카페 중심으로 소비가 이동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역 카페 업계 한 관계자는 “요즘 소비자들은 단순히 커피 가격이나 브랜드만 보고 움직이지 않는다”며 “기업이 어떤 메시지를 내고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도 소비 기준이 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파장이 반짝 번지고 말 일회성 해프닝이 아니라, 침체된 지역 카페 업계를 다시 살릴 불씨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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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22 (금) 19: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