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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자치단체가 은행을 고르는 일은 더 복잡하다. 거래 대상이 수백만명의 시민이고, 맡겨야 할 돈도 수십조원에 이르기 때문이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첫 금고 선정에 들어갔다. 오는 26일 금고지정심의위원회를 열어 차기 금고 운영 은행을 결정한다. 입찰에는 농협은행과 광주은행이 참여했다. 평가 결과에 따라 1금고와 2금고를 나눠 맡는다.
통합 이전 광주시 1금고는 광주은행, 전남도 1금고는 농협은행이 맡았다. 지난 7월 금고 통합 이후 올해 연말까지는 농협은행이 1금고, 광주은행이 2금고를 임시 운영하고 있다. 이번 입찰에도 두 은행만 참여했고 시중은행들은 나서지 않았다.
선정된 은행은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년간 통합특별시 재정을 관리한다. 운영 자금은 약 25조원으로 서울시와 경기도에 이어 전국에서 손꼽히는 규모다.
이번 금고 선정에서 눈여겨볼 대목은 은행 간 경쟁보다 평가 기준이다.
통합특별시의회는 금고 평가 때 영업점과 무인점포, ATM 설치 대수뿐 아니라 광주 5개 자치구와 전남 22개 시·군별 분포까지 반영하도록 조례를 개정했다. 금융기관의 전체 점포 수뿐 아니라 지역별 금융 접근성도 살펴보겠다는 취지다.
광주와 전남의 금융 여건이 다른 만큼 지역별 점포 분포를 평가하는 것은 필요하다. 다만 점포 수와 지역별 분포에 각각 얼마만큼의 비중을 둘지, 농협은행과 별도 법인인 지역농협의 점포망을 평가에 포함할지 등은 명확해야 한다. 기준이 모호하면 평가 결과를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
금고 선정은 한 번의 경쟁으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기존 금융망 구축 실적을 중시해야 한다는 주장과 통합특별시 전체의 금융 접근성을 따져야 한다는 주장 모두 근거가 있다. 중요한 것은 어느 한쪽에 유리한 기준이 아니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기준이다.
이번 선정은 통합특별시 출범 이후 첫 금고 경쟁이다. 평가 기준과 절차는 앞으로 광주와 전남의 서로 다른 여건을 조정하는 통합 행정의 선례가 될 수 있다. 첫 선정부터 기준을 둘러싼 불신이 생겨서는 안 된다.
어느 은행이 1금고를 차지하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통합특별시가 어떤 원칙으로 첫 금융 파트너를 선택하느냐다. 수십조원의 재정을 맡길 은행인 만큼 기준은 투명하고 공정해야 한다. 첫 금고 선정이 남겨야 할 것은 승패가 아니라 누구나 납득할 수 있는 원칙이다.
이승홍 기자 photo25@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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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10.20 (화) 20:3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