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권익위원 칼럼]아침밥을 먹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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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권익위원 칼럼]아침밥을 먹자

박봉순 동신대학교 지역협력본부장

“아침밥을 먹으면 농민들이 웃고 삶이 건강해지고 아이들이 자란다.” 가을 추수철만 되면 농민들이 쌀값 안정화와 원가보상을 요구하며 정부와 국회에 투쟁을 선포한다. 정부에서는 쌀 생산 과잉으로 인한 재고처리와 예산 부족으로 난색을 표하면서 타협점을 찾지 못하고 매년 반복되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현실이다. 왜 이러한 현상이 계속 될까 하는 것은 결국 시장 논리에서 찾아야 할 것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양곡소비조사’에서 가구부문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56.4㎏으로 10년전에 비해 30%이상 감소했다. 식습관 등의 변화로 쌀 소비량이 매년 감소하고 있지만 사업체 부문 밀키트 시장 확대와 곡물가공품, 장류, 주정용, 면류 등의 소비량은 증가하고 있고, 특히 간식용으로 인기 있는 떡류는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최근 들어서는 떡볶이 열풍으로 떡볶이 떡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 사업부문의 쌀 소비는 증가하고 있다.

아침에 꼭 밥을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다양한 의견이 있지만 쌀의 주 성분인 탄수화물에 대한 안 좋은 인식들이 있고 뱃살, 비만의 원인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어 가급적 밥을 꺼리는 경향이 있다.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아침을 먹고 온 학생들이 있는지 물어 보면 90%이상이 그냥 식사대용으로 대충 때우고 온다고 말한다. 결국 집에서 아침밥을 챙겨주는 사람이 없고 불편하기도 하니 간단히 하거나 거르고 온다고 한다. 현재 전국 대부문의 대학에서 ‘천원의 아침밥’ 제도를 시행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학생들의 건강도 챙기면서 쌀 소비도 늘리는 비상한 아이디어가 아닌가 싶다. 일부 사람들은 아침 식사를 거르는 것이 체중 감량이나 당뇨병 예방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학자 들이나 연구에 의하면 아침 식사를 하는 것이 심혈관 질환, 고혈압, 고지혈증, 비만 등의 위험을 줄이고 정신 능력과 기억력을 향상 시키고, 식욕 조절과 영양소 섭취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아침밥을 먹으면 좋은 점을 보면 아침에 섭취하는 탄수화물은 뇌의 활동을 극대화시키고, 수면 중에 떨어진 체온을 올려준다. 그래서 수험생이나 취준생들에게는 꼭 아침을 챙겨 먹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 아침밥을 거르면 장시간 공복 상태가 되어 점심과 저녁 식사의 과식과 폭식으로 이어 지는 잘못된 식생활이 될 수 있고, 아침 식사 후에는 음식이 위장으로 들어온 뒤 대장이 수축과 연동운동을 하는 시간으로 배변 활동이 원활해지고 변비를 예방 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아침을 거르면 시상하부 속 식욕 중추가 흥분되고 감정 중추도 흥분해 정서가 불안해 질수 있는데 이때 밥에 있는 탄수화물이 혈당을 높여 주어 정서가 안정되고 간식 섭취도 줄어 드는 현상이 생긴다.

하지만 밥 먹을 여유가 없는 일상에서 아침 결식률은 매년 늘고 있다. 최근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지역사회건강조사’를 보면 국내 성인 중 주 5일 이상 아침식사를 하는 사람의 비율이 2019년 53.4%에서 2020년 51.5%로 감소했고, 지난해에는 50%까지 떨어졌다. 이는 우리 국민 절반은 최소 주 3일 이상 아침밥을 거르고 있는 셈이다. 어른들 만에 문제가 아니고 국내 초등학생 아침식사 결식률은 2019년 5.64%이고, 중·고등학생 35.7%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청소년의 경우 지난해 주 5일 이상 아침식사 결식률이 38%를 기록하면서 성인 못지않게 많은 학생들이 아침밥을 먹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침밥을 거르게 되는 이유 중에는 ‘시간’이 있는데 매일 아침 “5분만 더 자고 싶다”는 생각에 아침식사 시간을 쪼개야만 가능한 일이 됐다. 이밖에도 과도한 저녁식사량과 야식을 즐기는 습관도 아침식사 결식률을 증가 시키는데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 흔히 아침은 ‘왕’처럼, 점심은 ‘왕자’처럼, 저녁은 ‘거지’처럼 먹어야한다고 하는데 바쁜 아침시간에 밥, 국, 반찬 등을 조리해 먹고 또 설거지를 해야하는 번거로움에 기피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침식사를 거르지 않기 위해서는 그에 맞는 생활습관 개선도 필요하고, 아침 일찍 일어나는 것이 쉽지 않다면 저녁에 미리 아침식사를 준비해두는 것도 방법일 수 있다. 현재 우리나라의 농경지 면적은 10년전보다 15%이상 감소되고, 정부에서도 쌀 수급조절을 위해 식량 안보에 대비하는 정책으로 쌀 농사대신 콩이나 밀 등 전략 작물 재배를 권장하고 있지만 농촌의 고령화로 쉽게 접근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 모두가 아침 밥을 거르지 않고 잘 챙겨 먹는다면 농민들을 웃게 하고 본인의 건강도 챙기는 것이니 이것이 일석이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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