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병호 광주 동구 계림1동 지사협 부위원장 "밝은 동네 만들기 앞장"
검색 입력폼
특집 일반

조병호 광주 동구 계림1동 지사협 부위원장 "밝은 동네 만들기 앞장"

1960년대 계림동 전입…지인 권유 주민자치회 참여
주민 건의사항·애로사항 전달하는 가교 약할 ‘톡톡’
자사협 청일점…건축 경험 살려 소방설비 무료 설치

조병호 광주 동구 계림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부위원장
광주 동구 계림1동은 대표적인 광주 구도심이다. 대부분의 젊은이들이 보다 나은 주거환경, 일자리를 찾기 위해 동네를 떠나고, 어르신들만이 남아 지키고 있는 구도심이 겪는 전철(?)을 답습하고 있다. 특히 국민기초수급자 비율이 15%를 넘고 1인가구가 65%에 이르는 등 돌봄이웃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이 곳에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맞춤형 복지서비스 제공과 복지사각지대 해소는 물론 깨끗한 골목길을 조성하며, ‘이웃과 함께하는 밝은 동네’ 만들기에 앞장선 인물이 있다. 올해 1월 동구 계림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 부위원장에 선출된 조병호씨(72)가 그 주인공.

전북 남원 출신인 그는 광주에 살던 작은 아버지의 권유로 중학교를 광주로 오게 됐고 계림 1동으로 주거지를 옮긴 후 60년 가까이를 이 곳에서 살았다. 그에게 계림1동은 ‘제2의 고향’이 아니라 고향 그 자체였던 것이다.

그래서 성년이 된 후 전화건설국(KT), 건설사 사무직을 전전할 때나 작은 건설사를 차리고 나름 성과를 냈을 때도 이 곳을 떠나지 않았다.

“사춘기 시절인 14살때 계림동에 처음 왔는데 모든 게 고향 같아 이질적이지 않았다. 이웃 간에 정도 넘쳤고 활기도 넘쳤다”며 계림동을 떠나지 않는 이유를 이야기했다.

현재 작은 건설관련 회사를 하고 있는 조병호 부위원장이 지역 봉사에 뛰어든 것은 지난 2016년.

나이가 들어가면서 현재의 자신을 있게 해준 이곳을 위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고민하던 그에게 지인이 계림1동 지역사회보장협의체(이하 지사협) 가입을 권유한 것이다.

그는 망설임도 없이 가입했고 그때부터 지금까지 지역봉사를 위해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무엇보다 계림1동 지사협이 남성 위주의 다른 동 지사협과 달리 대부분이 여성으로 구성돼 있어 자신이 해야 될 일이 많지만 개의치 않고 열심히 봉사했다.

실제로 계림1동 지사협은 현재 27명의 지사협 위원 중 조 부위원장만 남자다. 과거 남자 위원이 3~5명 있었지만 생업 등을 이유로 모두 자리를 비우면서 그만 남게 됐다.

그는 과거 건설·건축업의 경력을 살려 노후주택 소규모 수선과 소방설비 등을 도맡아 하는 ‘동네 맥가이버’ 역할을 하고 있다.

재개발 예정지역이 곳곳에 있어 집주인이 집 수리를 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이같은 소식을 들은 조 부위원장은 통장, 동 행정복지센터 직원과 함께 매년 20여가구를 대상으로 집수리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행정복지센터에서 직접 나서기 어려운 전기 수리, 형광등 갈기, 도배 등을 도맡았다.

지난 4월 화재에 취약한 쪽방촌 5곳을 찾아 소화기, 단독경보형감지기 등 기초소방설비를 무료로 설치했다. 같은 달 한국마사회 광주지사에서 문화장터 ‘누리랑께’와 ‘찾아가는 보건 복지 상담소’에 주민이 참여하게끔 다양한 활동도 전개했다.

그는 솔선수범을 무기로 다양한 봉사활동을 펼치면서 주민에게 신뢰를 받아 2022년 11월 주민자치회 부위원장으로 선출됐다.

조 부위원장은 “돌봄 이웃의 주거복지 개선과 안정을 위해 많은 관심을 갖고 봉사하고 있다”며 “가끔 육체적으로 힘들 때도 있지만 수혜자가 ‘고맙다’고 맺는 한마디 말헤 그동안의 피로가 눈녹듯 사라진다”고 말했다.

그는 계림1동 행정복지센터에서 추진하고 있는 ‘경양마을 개미곳간’, ‘우리동네 쪽방수호대’, ‘행복한 생일’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2021년부터 진행 중인 경양마을 개미곳간 사업은 기부금으로 생필품, 식료품 마련해 복지사각지대, 위기가구 등에게 즉시 지원하는 것으로 현재 취약 청소년 33명에 운동화 지원, 중·장년 독거남성 60명에 영양제 등 맞춤형 지원을 했다.

특히 오래 거주한 경험을 살려 지난 2월 ‘쪽방수호대’를 조직해 활발한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1인 가구는 물론 모텔, 여인숙 관리자를 직접 찾아가는 한편 지인들에게 쪽방수호대 참여를 적극 권유하며 활성화시키고 있다.

독거 어르신을 찾아 케이크와 선물을 전달하고 추억을 쌓는 ‘행복한 생일’도 참여해 매월 20여명의 어르신에게 생신 축하 행사, 안부 확인, 고충 청취 등 소통의 시간도 가지고 있다.

이와 함께 계림1동 행정복지센터와 통장단과 함께 ‘1·1·1 프로젝트’에도 적극 참여해 행복한 계림1동 만들기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시작된 1·1·1 프로젝트는 고독사 취약 1인 가구에 상시 모니터링이 가능한 고독사 예방 장치를 1가지 이상 1번째(우선적)로 설치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을 말한다.

독거노인 377세대, 중장년(40~64세) 1인 가구 263세대 등 기초 생활 수급 가구 중 1인 가구 661세대가 대상이며 대상자의 성향과 조건을 기준으로 맞춤형 노인 돌봄·장기 요양보험 연계·응급 안전 안심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조 부위원장은 “계림1동에 오래 살다보니 주민 모두 한 가족 같아 동네 발전을 위해 뭐라도 해야 한다는 생각을 가졌다”며 “생업이 있지만 자투리 시간을 내 주민에게 들은 건의사항, 애로사항을 행정복지센터에 전달 중이다”고 말했다.

이어 “민·관 협력을 적극 강화해 1인 가구 돌봄 이웃, 주민을 살펴 행복과 온기가 가득한 마을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복지자원 발굴과 지역사회 복지자원의 효율적 활용 체계확립을 위해 모든 활동에 앞장서겠다”고 강조했다.
송태영 기자 sty1235@gwangnam.co.kr사진=최기남 기자 bluesky@gwangnam.co.kr        송태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광남일보 (www.gwangnam.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