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올러 "검증된 이닝이터…올 시즌 200이닝도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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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올러 "검증된 이닝이터…올 시즌 200이닝도 가능"

한화와 연습경기서 2이닝 퍼펙트 쾌투
최고 구속 153㎞…"KBO볼 회전수 좋아"

KIA타이거즈의 새로운 외인 투수 아담 올러는 “미국에서부터 이닝 소화에 자신감이 있었다. 올 시즌 200이닝도 각오하겠다”고 밝혔다.
KIA타이거즈의 새로운 외인 투수 아담 올러
“미국에서부터 이닝 소화에 자신감이 있었습니다. 올 시즌 200이닝도 각오하겠습니다.”

KIA타이거즈의 새로운 외인 투수 아담 올러가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첫 실전을 소화한 뒤 이 같은 포부를 밝혔다.

올러는 지난 25일 일본 오키나와 킨 구장에서 열린 한화이글스와 연습 경기에서 KIA의 세 번째 투수로 등판, 2이닝 퍼펙트 피칭을 기록했다.

이날 제임스 네일, 양현종에 이어 5회초 마운드에 오른 올러는 한국 첫 실전에서부터 압도적인 투구를 선보였다.

상대 선두타자를 뜬공으로 돌려세운 뒤 땅볼, 헛스윙 삼진으로 삼자범퇴 이닝을 만들었다. 6회초 역시 삼진과 범타로 세 타석 만에 아웃카운트를 채웠다.

이날 올러는 포심, 커브, 슬라이더, 슬러브 등 총 21개의 공을 던졌다. 최고 구속은 153㎞,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51㎞였다. 시즌 개막 전임에도 150㎞를 넘는 엄청난 구위였다.

올러는 “한국에 와서 실제 타자를 상대로 투구한 게 처음이다. 굉장히 흥분되고 기대가 됐다”며 “야구를 하면 매년 초 처음 보는 이들을 상대로 공을 던진다는 게 재밌고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타자들을 상대로 2이닝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여기서 놀라운 점은 그가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었다는 것이다. 등판 이틀 전 음식을 잘못 먹어 배탈이 났고 구토 증세까지 있었다. 구단에서는 이를 감안해 등판일을 27일로 연기해줬지만, 올러는 예정대로 마운드에 오르겠다고 어필했다.

올러는 “갑각류 알러지가 있는데 갑각류를 먹진 않았지만 다른 음식 때문인지 배탈이 났다. 이틀 전부터 복통이 있어서 투구를 해야 할지 고민을 했다”면서도 “등판 전날 휴식을 하면서 조금 괜찮아졌고 곧바로 출전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시즌 중에도 100% 컨디션이 아니라도 출전해야 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며 “부상을 당한 게 아니라면 언제든 나가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KIA와 총액 100만 달러에 계약을 맺은 올러는 메이저리그에서도 활약했던 선수다. 3시즌 동안 통산 36경기(선발 23경기)에 출장해 5승 13패 1홀드 평균자책점 6.54를 기록했다. 마이너리그에서는 4시즌 동안 18경기(선발 9경기)에 나서 4승 1패 2홀드 평균자책점 5.30을 기록했다.

충분히 빅리그에 더 도전할 수 있을 만큼 풍부한 경험이 있지만 올러는 한국행을 선택했다.

그는 “선수 생활을 하면서 한국뿐만 아니라 일본 등 아시아 리그에서 던져보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다”면서 “가장 중요했던 이유는 메이저리그와 마이너리그를 왔다갔다하는 것에 지쳤다. KBO리그에 오면 꾸준히 경기 출전을 보장받을 수 있을 것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빅리그에서 던졌을 때 내 최고치가 나오지 않았다”며 “한국 무대에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고 올라운더의 모습을 갖춰 올라가고 싶다”고 언급했다.

한국 무대가 처음인 올러지만, 그에게는 KBO리그에서 뛰고 있는 외국인 선수 절반이 아는 선수다. 그랬기에 한국행 선택 과정이 수월했다. KIA에 합류한 이후에는 KBO리그 선배이자 같은 팀인 네일에게 많은 도움을 받고 있다.

그는 “네일과 KBO에 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어떻게 타자들에게 접근해야 하고, 팀별로 어떤 색깔을 가지고 대응해야 하는지에 대해 물어보며 배워가는 중”이라고 했다.

KBO공인구로 첫 실전을 소화한 그는 공의 장단점을 활용해 한국 무대에 도전한다.

올러는 “KBO볼은 메이저리그볼보다 더 작고 심은 더 크다. 표면 또한 더 끈적해서 변화구를 던질 때 회전수가 좋았다”며 “패스트볼에는 좋은지 잘 모르겠다. 다만 전반적으로 봤을 때 공 자체는 마음에 든다”고 언급했다.

그는 올 시즌 ‘이닝이터’로서 마운드를 이끌어가겠다는 각오도 전했다.

올러는 “미국에 있을 때 6~8회까지 던질 정도로 이닝을 소화하는데 자신이 있었다. 특히 대학 시절에도 가장 많은 이닝을 먹은 선수 순위에 들기도 했었다”며 “한국에서 외국인 투수들에게 많은 이닝을 기대하고 있다는 걸 안다. 올 시즌 200이닝도 가능할 정도로 자신감이 있다. 선발투수로서 책임감을 가지고 던지겠다”고 강조했다.
송하종 기자 hajong2@gwangnam.co.kr         송하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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