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범 정책실장은 29일 한미 정상회담 후 브리핑에서 한미 관세협상 타결 소식을 알리며 미국의 대 한국 자동차 품목 관세가 15%로 인하된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우리나라의 대미 최대 수출 품목인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25%에서 일본, 유럽연합(EU)과 동일한 수준으로 인하해 불리하지 않은 경쟁 여건을 확보했다”면서 “자동차 부품 관세도 15%로 인하된다”고 말했다.
지난 7월 말 한미 관세 협상에서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15%로 완화하기로 합의했지만 후속 조치가 지연되면서 한국에서 만들어 수출하는 자동차에는 여전히 25% 관세가 부과됐다.
이에 따라 현대자동차와 기아의 올해 3분기(7~9월) 영업이익은 전년보다 30.6%와 23.5% 줄어든 2조4848억원과 2조2042억원에 그친 것으로 추정된다. NH투자증권은 현대차·기아가 3분기에만 총 2조4500억원의 관세 손실을 본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2분기(4~6월) 손실액(1조6142억원)에 비해 51.8%나 급증한 것이다.
자동차가 주력 산업인 광주지역 경제도 숨통을 트였다.
연간 50만 대 이상을 생산하는 기아오토랜드 광주는 약 60%를 해외로 수출하며, 스포티지와 셀토스 등 주력 차종의 절반 가량이 미국으로 향한다. 지난해의 경우 51만3782대를 생산한 가운데 미국 수출 물량은 18만여 대에 달했다.
30일부터 이틀간 현대차·기아의 3분기 경영실적을 차례로 발표할 예정이었던 현대차그룹은 절묘한 타이밍에 낭보를 받았다.
앞서 나이스신용평가는 25% 관세 시 현대차·기아의 연간 부담액은 8조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했다. 협상 타결로 15% 관세율을 적용받게 될 경우 현대차·기아가 부담해야 하는 비용은 5조3000억원으로 3조1000억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은 안도감을 표하며 향후 경쟁력 강화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입장문을 내고 “어려운 협상 과정을 거쳐 타결에 이르기까지 헌신적으로 노력한 정부에 감사드린다”며 “현대차·기아는 앞으로도 관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다각적 방안을 추진하는 동시에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 강화와 기술 혁신 등으로 내실을 더욱 다지겠다”고 밝혔다.
부품업계도 급한불을 끄게 됐다. 지난해 미국 자동차 부품 수출액이 82억2200만달러(약 11조7000억원)에 달하는 만큼 25% 관세시 부품업계가 내야 할 연간 관세 비용은 20억5550만달러(약 2조9000억원)에 이른다. 관세가 15%로 인하되면 12억3330만달러(1조7500억원)으로 줄어들 전망이다.
한국자동차산업협동조합이 현대모비스를 제외한 100대 상장 자동차 부품사를 전수조사한 결과 2분기 합산 영업이익은 1조494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1687억원) 대비 10.2% 감소했다. 3분기에만 1000억원대 관세 비용을 떠안은 타이어업계도 관세 부담을 덜게 됐다.
정현아 기자 aura@gwangnam.co.kr 정현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5.10.30 (목) 11:5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