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산 수박, 매출 급등에 소득 ‘쑥’…부활 ‘날갯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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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무등산 수박, 매출 급등에 소득 ‘쑥’…부활 ‘날갯짓’

종자 개량·유통 인프라 개선 등 ‘투트랙 전략’ 성과
폭염에도 풍년…젊은 소비층 공략 성공 ‘반전 드라마’

기록적인 폭염과 생산농가 감소로 명맥이 끊길 위기에 놓였던 광주 북구 대표 특산품 ‘무등산 수박’이 부활의 날개를 폈다.

시범 도입한 종자 개량과 접목 기술, 유통·홍보 채널 확충 등 ‘투트랙 전략’이 맞아떨어져 이례적인 풍년을 기록했다.

11일 광주 북구와 무등산수박영농조합에 따르면 올해 수확량은 2350통으로, 총 매출액은 2억7000만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2100통·2억3000만원)를 넘어서는 실적이다.

한때 ‘임금님 진상품’, ‘에르메스 수박’으로 불리며 명성을 누렸던 무등산 수박은 기후변화와 농가 고령화, 작황 부진 등으로 존폐의 기로에 놓였었다.

2000년 30곳에 달했던 재배 농가는 2009년 16곳으로 줄었고, 2020년부터는 10곳 이하로 떨어졌다. 올해에는 불과 7농가만이 근근이 명맥을 잇고 있다. 재배 면적 역시 12ha에서 2.6ha로 5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올해 다시 반등에 성공할 수 있었던 비결은 ‘품질 혁신’과 ‘유통 혁신’이다.

정현정 북구 시장산업과 주무관과 조합은 내병성과 당도를 높인 개량종자와 접목기술을 적용, 비닐하우스 4동에 800여 통을 재배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모종 생존율은 이전보다 5~10% 상승했고, 전체 생산량은 약 10% 늘었다.

올여름 평균기온이 26.1도, 폭염일수가 29.6일에 달하는 역대급 더위였다는 점에서 이 같은 성과는 더욱 의미가 크다.

평균 당도도 지난해보다 1브릭스 오른 10.5브릭스를 기록해 상품성이 크게 향상됐다.

당도와 식감이 좋아지면서 30~40대 젊은 소비층의 구매 비중이 높아졌고, 과거 50~60대 위주였던 고객층이 다양화됐다.



유통 인프라 개선도 성과를 뒷받침했다.

광주시와 북구가 각각 5000만원과 1억원을 들여 무등산 수박 공동직판장을 전면 리모델링했다.

20년 된 노후 시설에 냉방기와 화장실이 설치되면서 소비자 접근성과 편의성이 크게 향상됐다. 그 결과 판매 기간은 50~60일에서 37일로 단축되며 ‘조기 완판’을 기록했다.

백화점 판매 실적도 급등했다.

롯데백화점 전국 11개 지점에서 1500만원(지난해 400만원), 신세계백화점 2개 지점에서 700~800만원(지난해 400만원)으로 늘었다.

이에 백화점 측 추가 납품 요청이 이어졌고, 쿠팡 등 온라인 쇼핑몰에서도 입점 제안이 들어오는 등 전국 유통망 확장이 가시화되고 있다.

문광대 무등산수박영농조합 총무는 “직판장 리모델링 이후 외지 관광객 유입이 늘고, 백화점에서도 조기 완판되는 등 인기가 회복됐다”며 “내년에는 전국 유통망 확대와 함께 생산량·매출이 더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무등산 수박의 부활은 농가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곡성 등 타 지역으로 이주했던 농민들이 귀농 의사를 밝히고, 청년 4~5명이 신규 재배 참여를 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구는 내년부터 무등산 수박 육성 전담팀을 신설하고, 종자 특허 등록과 스마트 단지화, 자동 선별라인 도입 등 산업 고도화를 추진할 방침이다.

북구 관계자는 “무등산 수박은 광주 여름의 상징이자 지역경제의 버팀목”이라며 “생산·유통·인력 양성을 아우르는 종합 지원으로 명품 수박의 명성을 되살리겠다”고 말했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임영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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