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관으로 증명한 마한문명, 유네스코세계유산 신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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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일반

옹관으로 증명한 마한문명, 유네스코세계유산 신청

전남문화재단, 마한 옹관고분군 잠정목록 등재 신청
보존관리 체계 고도화·국제 학술교류 등 진행 계획도

나주 반남고분군.
나주 반남고분군(신촌리 9호분).
(재)전남문화재단(대표이사 김은영)이 전남도·국립목포대학교와 협력해 ‘마한 옹관고분군’ 세계유산 잠정목록 등재 신청서를 국가유산청에 제출했다.

이번 신청은 2018년도에 수립된 ‘마한문화권 개발 기본계획’에 따라 조사·연구와 정비를 단계적으로 추진해 온 성과를 바탕으로 세계유산 등재를 향한 큰 걸음을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재단 국가유산연구소는 그동안 마한문화권 조사·연구를 핵심 과제로 삼아 옹관 고분과 생산유적에 대한 발굴조사, 학술연구, DB 구축을 지속해 왔을 뿐만 아니라 학술대회 개최와 연구총서 발간, 국가사적 지정 등을 통해 마한문화의 실체와 가치를 체계적으로 규명해왔다. 이를 기반으로 지난해 잠정목록 등재 준비를 위해 국내·외 전문가 자문, 국제 학술대회 개최, 연구 보고서 발간 및 신청서 작성 등 마한 옹관고분군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다각도로 검증하고 논리를 축적해 왔으며, 수차례 자문회의, 실무협의를 거쳐 유산명,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 속성, 유산 범위 등을 확정했다.

나주 오량동 요지와 나주 반남·복암리 고분군, 영암 시종 고분군 등 4개 유산으로 구성된 마한 옹관고분군은 3세기~6세기 중엽까지 영산강 수계를 따라 옹관의 생산·유통·매장이 하나의 체계로 운영됐던 마한 사회의 정치·경제·장례 문화를 입체적으로 보여준다.

유산의 핵심 가치는 당시 동아시아에서 일반화되던 석곽·석실 대신에 마한이 전 세계적으로 보편적인 매장용기인 ‘옹관’을 최고 지배층의 무덤 중심시설로 발전시켰다는 점이다.

길이 2m 이상, 무게 300㎏에 이르는 대형 옹관은 단순히 시신을 담는 매장 용기를 넘어, 흙으로 쌓은 무덤 안에서 매장 방식과 공간 구조를 결정하는 중심시설로 사용됐다. 이는 옹관고분 문화가 세계적으로 가장 발달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주는 독보적인 사례로 평가된다.

오량동요지에서 확인된 전문적인 옹관 생산 체계와 영산강 수로를 따라 연결된 반남·복암리·시종 고분군은 옹관 제작부터 운반, 매장에 이르는 전 과정이 하나의 통합 시스템으로 작동했음을 보여준다. 이는 중앙집권적 단일 왕릉 중심의 묘제와 달리 여러 세대의 지배층이 동일한 구릉을 공유하며 무덤을 누적해 온 마한 특유의 연맹체적 사회 구조를 반영한다.

이처럼 마한 옹관고분군은 문헌기록이 부족한 마한의 실체를 고고학적 성과를 통해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유산으로 ‘이미 사라진 마한 문명’의 장례문화와 사회구조를 생생하게 증언한다는 점에서 탁월한 보편적 가치(OUV)를 지닌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김은영 대표이사는 “이번 잠정목록 등재 신청은 마한 옹관고분군의 세계유산적 가치를 국제 기준에 따라 공식적으로 제시한 첫 단계”라며 “앞으로도 전남도와 시·군, 관계기관과 협력해 세계유산 본등재를 목표로 연구와 보존, 가치 확산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연구소는 향후 국가유산청 심사를 거쳐 잠정목록 등재가 이뤄질 경우 본격적인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 작성과 함께 보존관리 체계 고도화, 국제 학술교류, 교육·홍보 사업을 단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정채경 기자 view2018@gwangnam.co.kr         정채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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