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시대 속 경쟁력, 기술 아닌 창의성과 문화적 기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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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AI 시대 속 경쟁력, 기술 아닌 창의성과 문화적 기반"

[광주경총, 조명진 박사 초청 금요조찬포럼]
국가별 문화·민족성 차이가 산업 경쟁력 좌우
“한국, 편의·속도·세밀함으로 세계 선도해야”

지난 27일 홀리데이인 광주호텔에서 열린 광주경영자총협회 제1716회 금요조찬포럼에서 조명진 박사가 ‘유럽인의 창의성과 창업 아이디어’를 주제로 강연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AI) 시대에도 국가와 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은 기술 자체가 아닌 ‘창의성의 방향과 문화적 기반’ 입니다.”

유럽연합 집행이사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는 조명진 박사는 지난 27일 홀리데이인 광주호텔에서 열린 광주경영자총협회 제1716회 금요조찬포럼에서 ‘유럽인의 창의성과 창업 아이디어’을 주제로 강연에 나서 독일·프랑스·영국·이탈리아·스웨덴 등 주요 국가를 사례로 각국의 창의성이 어떻게 산업 경쟁력으로 연결되는지 설명했다.

조명진 박사는 “같은 자동차 산업이라도 독일은 체계적 창의성, 프랑스는 시각적 창의성, 영국은 대중적 창의성, 이탈리아는 고차원적 창의성, 스웨덴은 효율적 창의성이라는 차이를 보인다”며 “이러한 차이가 곧 국가 경쟁력의 본질”이라고 말했다.

먼저 독일에 대해서는 “철학과 음악, 공학이 결합된 체계적 사고가 산업 전반에 스며들어 있다”며 “제조업 경쟁력의 핵심은 기술보다 ‘시스템’”이라고 분석했다.

프랑스는 미술과 감각 중심 문화가 화장품·패션 산업으로 이어졌고, 영국은 셰익스피어로 대표되는 대중적 스토리텔링이 콘텐츠 산업의 기반이 됐다고 설명했다.

이탈리아에 대해서는 “장인의 감각과 디테일이 제품의 가치를 결정한다”며 “같은 제품이라도 재료와 감각의 차이가 수십 배의 가격 차이를 만든다”고 강조했다.

스웨덴은 안전과 효율을 중시하는 문화가 산업 혁신으로 이어진 사례로 제시됐다. 조 박사는 “전쟁을 거의 겪지 않은 국가임에도 안전 기술과 인명 중심 설계가 발달했다”며 “문화적 가치가 기술 방향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의 또 다른 핵심은 한국의 경쟁력에 대한 분석이었다.

조 박사는 “한국인의 창의성은 ‘편의적 창의성’과 ‘세부적 창의성’으로 요약된다”며 “복잡한 환경 속에서 빠르게 해결책을 찾고, 동시에 디테일을 끝까지 밀어붙이는 능력이 결합된 형태”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러한 특성이 형성된 배경으로 역사·문화·환경을 꼽았다. 외세와의 긴장 속에서 생존해야 했던 역사, 급격한 산업화 과정, 치열한 경쟁 환경이 ‘속도와 정확성’을 동시에 요구했다는 것이다.

조 박사는 “한국인은 문제를 보면 ‘어떻게 더 편하게 만들까’를 먼저 고민한다”며 “배달, 모바일 서비스, 간편결제 등 일상 속 혁신이 바로 이 편의적 창의성의 결과”라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세부적 창의성’이 결합되면서 반도체, 자동차, 조선과 같은 정밀 산업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한국어의 구조와 식문화까지 창의성과 연결 지었다. 조 박사는 “한국어는 표현이 매우 세분화돼 있어 사고 자체를 정교하게 만든다”며 “이러한 언어적 특성이 기술과 제품의 디테일을 집요하게 개선하는 힘으로 이어진다”고 말했다.

또 “한국 음식은 ‘적당히’라는 감각을 기반으로 한다”며 “정량화되지 않은 미묘한 조절 능력이 결국 정밀 산업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한다”고 부연했다.

지난 27일 홀리데이인 광주호텔에서 열린 광주경영자총협회 제1716회 금요조찬포럼에서 조명진 박사가 ‘유럽인의 창의성과 창업 아이디어’를 주제로 강연주제로 강연을 하고 있다.
조명진 박사는 이 같은 한국형 창의성은 창업과 산업 구조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조 박사는 “한국의 창업은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드는 혁신’보다 ‘기존 것을 더 빠르고 편리하게 만드는 개선형 혁신’에서 강점을 보인다”고 진단했다.

그는 대표적인 방향으로 △플랫폼 기반 서비스 △생활 밀착형 기술 △속도 중심 비즈니스 모델을 제시했다.

조 박사는 “이미 존재하는 시장이라도 한국식으로 재해석하면 완전히 다른 경쟁력이 된다”며 “배달, 모빌리티, 전자상거래 등에서 한국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국 창업의 핵심은 ‘속도+완성도’”라며 “아이디어 자체보다 실행력과 디테일에서 승부가 난다”고 강조했다.

조 박사는 창업가의 태도 변화도 강조했다. 그는 “이제 창업가는 모든 것을 아는 사람이 아니라, 빠르게 배우고 적용하는 사람이어야 한다”며 “완벽한 계획보다 빠른 실행과 수정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은 실패를 용인하지 않는 문화가 있지만, AI 시대에는 실패 속도가 곧 경쟁력”이라며 “작게 실패하고 빠르게 개선하는 구조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AI 시대에 대한 전망도 제시됐다. 조 박사는 “지식은 AI가 빠르게 대체하지만 창의성과 문화적 해석 능력은 쉽게 대체되지 않는다”며 “앞으로는 ‘어떤 지식을 아느냐’보다 ‘어떻게 연결하고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생성형 AI 시대에도 인간의 경쟁력은 결국 질문하고, 해석하고, 창의적으로 결합하는 능력에서 나온다”고 덧붙였다.

끝으로 조 박사는 “AI 시대일수록 기술보다 문화와 창의성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며 “한국 역시 고유의 강점을 이해하고 발전시킬 때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연을 마무리했다.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김은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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