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완의 항쟁’ 실상 알려 역사 바로잡기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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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미완의 항쟁’ 실상 알려 역사 바로잡기 나섰다

영호남 작가들 광주 은암미술관서 ‘2회 달빛연대’
‘10월 항쟁’ 80주년 기념…‘오월정신’ 계보 주목
"항쟁·평화·민주주의 주제로 오늘의 현실 성찰"

전시 전경
전시 전경
김화순 작 ‘10월항쟁 영희언니’
원기둥 형태로 설치된 미소(김미소) 작 ‘초석’
2층 전시장에서 선보이고 있는 특별섹션 설명글
전시 전경
전라도 광주와 경상도 대구가 역사적 경험을 예술로 공유하고 이해 폭을 넓히기 위한 전시가 마련된다. 실상을 알려 역사를 바로잡아 보자는 취지다.

광주 은암미술관(관장 채종기)은 달구벌 대구와 빛고을 광주가 10월 항쟁과 5·18항쟁 등 역사적 경험을 바탕으로 예술을 통해 기억과 공감을 확장할 도시 간 교류 프로젝트인 ‘달빛연대’ 두번째 전시를 지난 16일 개막, 오는 8월 8일까지 갖는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달빛연대’ 전시는 ‘10월 항쟁 80주년 시월이 온다’라는 타이틀로 단순한 문화 교류를 넘어 국가 폭력과 민중 저항의 역사를 함께 성찰하고 민주주의의 가치를 미래를 향해 함께 이어가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25년 달빛연대프로젝트 ‘코발트’전에 이은 이번 두 번째 프로젝트전은 1946년 대구에서 시작돼 전국으로 확산됐던 10월 항쟁 80주년을 기념하고, 1946년 대구의 외침이 1980년 광주의 오월정신으로 이어지는 저항의 계보를 조망하는 전시로 의미가 깊다. 실제 이 계보를 따라 작업을 하는 작가도 참여작가로 이름을 올렸다. 1948년 10월 19일 시작된 여순항쟁의 피해자가족인데 이를 파헤치다보니 그보다 2년 전 일어난 대구 10월 항쟁이 자리하고 있었다. 또 현대로 내려오다 보면 5·18항쟁이 나온다. 이처럼 항쟁의 역사는 홀로 동떨어져 있는 것은 없다. 따라서 대구와 광주가 그냥 영호남으로 갈려 있는 것이 아니라 역사적 항쟁의 공간 안에서 서로 얽혀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 박금만 작가의 이야기로 서울 연고로 활동을 펼치다 2015년 여수로 귀향, 활동을 펼치고 있다. 실제 2017년 순천경찰기록서에서 할아버지가 이념활동 죄목으로 총살됐다는 기록을 찾기도 했다. 그가 여순항쟁 기록작업을 계속 전개하는 이유다.

박 작가처럼 작업 내용에 사연 많은 작품들이 많지만 지난해 대구 봉산문화회관에서 홍성담 작가 등 작품이 검열을 받아 이틀만에 전시를 내려야 했던 당시의 작가들이 이번 전시에 대거 참여했다. 지난해에는 제주작가 등이 참여했는데 올해는 빠졌다. 역사 바로잡기 취지이지만 오늘날 대구가 왜 프레임이 씌워져 고착화됐는지를 조금 이해해볼 수 있는 자리이다.

전시에는 대구와 광주를 비롯해 부산, 여수 등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이 참여해 항쟁과 평화, 민주주의를 주제로 한 작품을 출품했다. 한국 근현대사의 굴곡과 오늘의 현실을 예술로 성찰하며, 지역을 넘어 기억과 연대의 의미를 확장하는 동시에 더 나아가 10월 항쟁 80주년을 기점으로 광주와의 역사적 연대를 공고히 해 한국 현대사 인식의 지평 확대를 모색한다는 것이다. 또 영호남 예술가들의 실질적인 교류를 통해 지역의 예술에 활기를 불어넣고, 공동체적 예술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뜻이 내포돼 있다.

이번 전시의 특별 섹션 ‘대구검열, 광주부활’(대검광부)에서는 대구에서 발생한 예술 검열 사건을 다룬다. 앞 문장에서 언급했지만 2025년 가을 대구에서 발생한 검열로 인해 전시가 중단된 작품들을 이번 광주전에서 공개, 표현의 자유와 예술의 공공적 역할을 환기하고 있다. 이 같은 작가들의 행보는 검열을 넘어 예술적 연대를 실천하는 한편, 올 가을 대구에서 열릴 ‘10월 항쟁 80주년 기념전’에 앞서 가려진 역사를 다시 비추는 예행 전시의 의미를 지닌다는 전언이다.

참여작가로는 대구에서는 30대 작가들로 결성된 간질간질(김태욱·감정원·박성원·백승현), 김병호, 김윤경, 김강&김윤환, 로컬포스트&친구들(김미련·극단도도·루치아·박양희·장두루), 미소(본명 김미소), 변카카(본명 변영찬), 손영복, 안윤기, 전리해, 최수환, 황인모, 황현호씨, 부산에서는 방정아씨, 광주에서는 예술무리별난(김신윤주·김영준·김은제·남미자·신동석·이승준·이윤경·임지연·조명래·주현·최대주·권범철), 김화순, 노주일, 주홍, 진시영씨, 해남에서는 김우성, 여수에서는 박금만씨 등 총 21명(팀)이다. 이들의 회화와 혼합설치, 미디어, 사진 등 총 34점을 만날 수 있다.

이중 대구 기반 기획자인 김미련 작가가 이끈 특별섹션의 ‘고공의 빛’은 굴뚝 농성을 담아내고 있으며, 간질간질은 극우 커뮤니티에서 회자되고 있는 텍스트를 분석해 그들이 왜 그러는지를 분석, 조망하고 있다. 광주의 주홍 작가는 지난해 10월 항쟁 예술제에서 유족과 함께 펼친 퍼포먼스 때 선보인 작품을 출품했는데, 10m가 넘는 천 위에 학살자의 유해를 그려 넣었다. 여기다 김강&김윤환 작가는 민간인 학살지이자 매장지로 대구 식수원인 가창댐을 조명하고 있다. 미소 작가는 원형으로 표현된 ‘초석’ 외에 ‘화산교 베드로 아저씨’, ‘신녕천 강변집 댕기머리’ 등 4점을 선보이고 있다.

전시기획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역시 김준기 전 광주시립미술관장이, 총괄은 조민영 학예실장이 각각 맡았다.

광주전에 이어 열릴 대구전은 오는 9월 13일부터 30일까지 대구 무영당에서 이뤄진다.

채종기 관장은 이번 전시에 대해 “1946년 대구와 1980년 광주의 오월을 이어 저항의 계보를 연대하고 공감하는 전시다. 대구와 광주, 부산, 여수 등 21명(팀) 작가들이 항쟁과 평화, 민주주의를 주제로 오늘의 현실을 성찰하며 연대하는 자리로 이해하면 된다”며 “역사를 잊지 말고 기억하자는 것”이라고 전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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