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지만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궁금증을 자아내는 조합의 단어들이다. 이는 다름 아닌 전남도청 한 부서의 지난해 연말 송년회에서 부서원들에게 수여된 상장명이다. 전남도나 정부부처가 아닌 부서 자체적으로 창작·제작된 것이다.
간식을 매번 들고와 직원들의 몸무게를 향상시키는데 혁혁한 공을 세운 과장에게 수여한 ‘우리 몸무게 책임지상’을 시작으로, 국민 여동생 수지를 건드린 죄를 지었으나 수지와는 다른 남다른 열정과 성실함으로 타의 모범이 된 부서 막내 직원에게는 ‘수지 맞을 상’ 등 부서원들 한 명 한 명의 평소 업무나 사무실 내 활동을 반영해 전 부서원에게 수여됐다.
송년회에서는 MZ세대가 가장 싫어한다는 회식자리에서의 건배사도 사전에 제작한 문구가 적힌 쪽지를 뽑아 진행해 아무도 거부감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직장 동료간 세대차이, 문화적 간극 등으로 갈등을 빚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가볍지만 유쾌함을 주는 이벤트로 여겨진다.
특히나 노조게시판에 끊임없이 갑질과 폭언 등에 대한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전남도청의 조직문화 개선에도 도움이 될 듯 싶다.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전남도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캠페인과 정책들도 효과가 있겠지만 조직 내에서 스스로 유대감을 쌓을 수 있는 작은 노력이 더 큰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국무총리상이나 도지사상이 아니면 어떤가. 근평이나 승진에 도움이 되지 않겠지만 동료들 간 끈끈한 정을 느낄 수 있는 이 같은 유쾌함이 있는 부서에는 갑질이나 폭언이 끼어들 수 없을 것 같은 기분이 드는건 나 혼자만의 생각은 아닐 듯 싶다. 올해 연말에는 전남도 모든 공직자들이 수상자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광남일보 기자 @gwangnam.co.kr 광남일보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