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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빈 문화부 기자 |
그러나 현장에서 듣는 예술인들의 분위기가 밝지만은 않다. 코로나19 이후 공연문화를 향한 갈증으로 수요가 눈에 띄게 증가할 거란 기대와 달리 회복이 더디다는 이야기다. 최근 만난 한 공연예술계 종사자는 광주에서 유료 공연을 여는 것이 겁이 난다고 털어놨다. 공연 소식을 알리면 ‘표는 어디서 구할 수 있냐’는 물음이 자연스레 돌아온다고 했다. 무료 초대권 공연이 널려있는데 입장료 2~3만원이면 비싸다고 여겨지는 게 지역 공연 문화의 현실이다.
실제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표한 2022 공연예술조사 결과에 따르면 특·광역시 중 광주의 유료관객 비중이 14.1%로 제일 낮게 나타났다. 이러한 티켓 문화는 지역 공연계 부진과 연결된다. 무료로 볼 수 있는 공연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돈을 지불하고 볼만한 공연이 없다는 의미도 된다.
코로나19로 인한 침체 이후 이러한 티켓문화가 더욱 고착화된 것은 아닐까 하는 염려가 든다. 비대면 방식이 새로운 포맷으로 자리 잡으면서 사람들은 유튜브나 SNS를 통해 소식을 접하고 무료로 공연을 관람하는 것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유료 티켓 구매가 익숙한 일부 매니아 층이 아니고서야 비대면 공연 또는 문화와 떨어진 삶이 익숙해진 이들을 다시 공연장으로 불러들이려면 배의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 본다.
갈수록 다양하고 화려한 콘텐츠에 익숙해지는 관객들에게 무료티켓 문화는 더 이상 매력적이지 않다. 대중이 외면하는 공연의 문제는 티켓 값이 아니라 공연의 질이다. 물론 이는 예술인 개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불가능하다. 기관 주도 기금 사업을 통해 매년 형식처럼 반복되는 레퍼토리가 아닌 새로운 시도와 신선한 콘텐츠 발굴 노력이 필요하다. 무료초대권으로 객석 채우기에 급급한 무대들이 공연 발전에 어떠한 의미가 있을지 생각해봐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