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소기업을 키우자]에코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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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강소기업을 키우자]에코피스㈜

물 위 떠다니는 ‘에코봇’ 개발…수처리 솔루션 새지평
드론·AI 자율주행 활용
수질 측정 오염물 정화
일 1.5t 녹조 제거 최적화
태양광 패널로 상시 가동
CES·에디슨어워드 수상
해외 각국서 기술력 눈독

채인원 에코피스 대표
강기정 광주시장이 광산구 쌍암제를 찾아 에코피스에서 실증 테스트 중인 자율주행 수상힐링보트 탑승해 수질관리 시스템을 점검하고 있다.
현대인은 도시의 시대를 살고 있다. 세계 인구의 반 이상이 도시에 살고 있고, 2050년에는 세계 인구 75%가 도시에 살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인류는 급격한 산업 발전으로 도시화를 이뤄냈지만, 그 이면에는 무자비한 환경파괴가 뒤따랐다.

특히 인간이 살아가는 데 필수요소인 물은 심각한 오염을 수없이 거치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고 있다.

때문에 물의 성질(수질) 분석과 위생적 관리는 시대적 과제이자 책무로 꼽힌다.

광주의 수질 정화장치 전문제조업체 에코피스㈜(대표 채인원)는 인공지능(AI)을 접목한 ‘수처리 솔루션’ 제공으로 수자원 보호의 새 지평을 열며 주목받고 있다.

지난 2012년 설립된 에코피스의 핵심 기술은 AI 자율주행 기반 수상 로봇인 ‘에코봇(ECO-BOT)’이다.

에코봇은 수상 위를 자유롭게 거닐며 수질을 측정하고 오염원을 분석, 정화를 통해 수질오염의 확산을 막는다. 가로·세로 각 5m, 1.5m 높이에 얼핏 납작한 거미 모습을 한 에코봇은 물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든 사용 가능하다.

도심 호수공원을 비롯해 상수원, 농업용 저수지, 심지어 골프장 내 폰드까지 장소를 불문, 물 위를 떠다니며 수처리 솔루션을 제공한다.

에코봇의 활용도가 정점에 다다르는 시기가 있는데 바로 여름철 녹조 발생기다.

드론을 활용, 녹조발생 지점을 항공촬영해 해당 좌표를 에코봇에 전달하면 에코봇은 위치를 전송받아 오염원으로 이동, 녹조를 제거하는 식이다.

에코봇은 자체 삽입된 센서로 녹조를 제거하는데, 하루 제거양만 1.5t에 달한다. 기존 유인 녹조제거선과 비슷한 처리량이지만 사람이 필요없고, 24시간 연속 작동이 가능하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유인 녹조제거선과 견줘 처리량도 많고 비용도 적게 든다.

그도 그럴것이 에코봇 상판에는 2.7㎾의 태양광 패널이 설치돼 있다. 이를 활용하면 5m 폭으로 시간당 20㎞를 갈 수 있는데, 면적으로 환산하면 자그마치 10만㎡에 달한다. 채인원 대표는 아무리 넓은 호수라도 2~3일 내 집중적으로 에코봇을 활용해 녹조를 제거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 AI를 활용해 장애물을 탐지하고 회피하는 주행 기술도 갖췄다. 수질과 관련해 데이터를 분석, 오염을 진단하고 예측도 가능하다.

녹조 뿐 아니라 물 속에 떠다니는 각종 유기 오염물까지 제거 가능한데, 이렇게 수거한 오염물은 별도의 통에 담기게 되고, 물은 필터를 통해 순환되는 구조다.

채 대표는 회사 창업 이후 에코봇 설립에 3년여를 투자했다.

농협을 첫 직장으로 선택한 채 대표는 ‘도전을 하고 싶다’며 무작정 1년 만에 사직, 지역의 한 하수처리기업에 재취업했고, 이 때 수처리 솔루션에 눈을 떴다.

당시 수질 정화 시장은 전 세계적으로 지속적인 성장세를 보이는 중이었다. 블루필드 리서치의 조사에 따르면 글로벌 수자원 관리 시설 디지털 솔루션 투자의 경우 지난 2021년 259억 달러에서 2030년까지 552억 달러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그렇게 3년간의 근무를 끝으로 지난 2012년 광주 북구 첨단산업단지에 ‘생태계를 평화롭게 만든다’라는 의미를 담아 에코피스를 창업했다.

채 대표는 “막상 사업을 시작했지만 쉽지 않았다”며 “2019년까지는 그야말로 배우는 시간이었다. 끊임없이 연구하고 기술개발에만 몰두하면서 이전 10여명에 달했던 직원들이 한 순간 0명 즉, 나홀로 사장인 회사가 됐다”고 회상했다.

하지만 결국 에코봇 개발에 성공했고 지금은 직원 30여명, 연매출 40억원 이상 올리는 회사로 성장했다.

에코봇은 풍암호수공원 내 실증을 비롯해 서낙동강, 대청댐, 옥정호, 안동댐 등 국내 주요 수자원시설 10여 곳에 설치, 운영되고 있다. 악취 등 각종 환경문제를 유발하는 녹조 문제가 날로 심각해지면서 문의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는 만큼, 설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에코스테이션(ECO-STATION)’도 에코피스의 핵심 기술이 탑재된 제품이다.

대형 담수 시설에 수자원 관리 솔루션을 제공하는 에코스테이션은 50㎾의 전력을 생산, 에코봇 등 자사 인프라에 전력을 제공한다. 최대 8대의 에코봇을 도킹 등 운영할 수 있다.

연속 필터링 시스템을 갖춰 대규모 수처리 용량을 자랑하는데 하루 최대 4만8000t까지 가능하다. 녹조제거 효율은 90% 이상에 달한다.

이와 함께 에코필터(ECO-FILTER)는 5마이크론 크기의 녹조를 95%까지 제거할 수 있는 고성능 필터로 주목받고 있다.

처음에는 80% 이상 높은 정화 효율을 보이고, 사용이 지속될수록 효율이 저하되더라도 리플레시를 통해 다시 효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에코피스의 모든 제품은 태풍 등 다양한 기상변화에도 견딜 수 있도록 내구성이 강하게 설계됐다. 또 영상 등 수집된 데이터는 자체 관리, 현장을 굳이 방문하지 않더라도 관리할 수 있는 점도 강점이다.

이처럼 수처리 분야에서 독보적 기술력을 갖추면서 해외 각국의 러브콜도 쏟아지고 있다.

국내에서는 녹조와 각종 유기 오염물 처리를 위해 에코봇을 찾지만, 중동에서는 석유 등 기름 때 제거 및 폐유 처리를 위해 에코피스의 기술력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에코봇
에코봇
에코피스는 자사 기술력에 대한 중동의 관심이 높은 만큼, 현지에 제조공장을 세워 생산 및 판매하는 판로를 구상 중이다. 이 외에 싱가포르와 캐나다에서도 협업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혁신성과 기술성을 인정받아 CES2024에서 스마트시티, 지속가능성, 무인체 3개 분야에서 혁신상을 수상했다. 세계 최고 권위의 발명상인 ‘에디슨 어워드 2024’ 파이널리스트로 선정, 수상하기도 했다. 에디슨 어워드는 콘셉트가 아닌 실제 발명품의 동작 완성도와 기술적 실용성을 중점적으로 평가하는데 세계적으로 영향력이 크다. 애플의 스티브잡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나이키 등이 에디슨 어워드를 수상한 바 있다.

채인원 에코피스 대표는 “그간 쌓아올린 수처리 기술에 수상 레저 기술을 접목한 사업에도 도전해 볼 생각이다”며 “SNS 등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쌍암공원 호수에 AI 자율주행 수상보트인 힐링보트를 띄운 이유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은 힐링보트를 타고 레저를 즐기는 동시에 자동적으로 호수의 물은 정화가 되는 방식”이라며 “우리 주변의 소중한 수자원을 보호하는 데 에코피스가 함께 하겠다”고 강조했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송대웅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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