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사 30주년 특집] 2025광주디자인비엔날레 미리 살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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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사 30주년 특집] 2025광주디자인비엔날레 미리 살펴보니

모두 더 나은 삶…무한한 세계의 만남·공존 꿈꾸다
제11회 전시 핵심 가치 ‘포용’ 투영 전면에 부상 주목
광주비엔날레재단 12년만에 귀속…개막 8월 당겨져
첨단 기술과 포용디자인 결합…‘포용사회’ 거론 계기

다니 클로드의 ‘세 번째 엄지손가락’ (Dani Clode Third Thumb,제4관 포용디자인과 미래))
올해 제11회를 맞이한 광주디자인비엔날레. 매 대회마다 9월 5일께 개막 일정을 잡아 왔으나 세계양궁선수권대회와 런던디자인쇼 등이 겹쳐 일주일 정도 일정을 당기는 안이 확정됐다. 그래서 올해 디자인비엔날레는 9월 개막이 아니라 8월이다. 개막일은 일주일여여 앞당겨진 8월 30일이다. 현재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광주비엔날레가 준비해 추진한다.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광주비엔날레재단이 1회부터 5회까지 진행하다 2014년 이후 광주비엔날레 혁신위에서 광주디자인비엔날레를 광주비엔날레와 분리해 추진하기로 하면서 6회 대회부터 분리됐다. 이때부터 광주디자인진흥원이 10회 대회까지 열었다. 광주비엔날레재단으로의 귀속은 2013년 제5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이후 12년 만이다. 이렇게 되면서 광주비엔날레재단은 순수비엔날레와 디자인비엔날레를 교차로 열게 됐다. 그러다보니 전시 준비가 너무 짧지 않냐는 지적이 대두돼 왔다. 현재 광주비엔날레재단은 내년 열릴 순수비엔날레 총감독을 선정한 가운데 디자인비엔날레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여전히 전시와 관련한 부문들이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그동안 드러난 전시 철학과 방향, 구성 등을 중심으로 올해 디자인비엔날레 전시 윤곽을 그려본다.



“디자인이 ‘예쁘고 신기한 물건을 만들어 비싸게 받는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디자인의 진정한 역할은 모두를 끌어안는 것’이라는 목소리를 내고 싶습니다”

이는 최수신 총감독(현 미국 사바나 칼리지 오브 아트 앤 디자인, SCAD: Savannah College of Art and Design 학부장)이 디자인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내용이다. 최 총감독이 밝힌 행간에서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주제어인 ‘너라는 세계: 어떻게 디자인이 사람들 끌어안는가?’가 어떤 지향성을 가져갈지 대충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우리 모두가 자신의 눈으로 세계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통해 세계를 발견하고, 그를 통해 “우리가 다 다르지만 그렇기 때문에 같이 빛난다”는 화두를 던지는 것이 아닐까 싶다. 최 총감독이 포석으로 깔고 내세운 것이 ‘포용디자인’이다. 포용디자인이라는 것이 전면에 나선 것은 아니지만 최 감독은 적어도 이번 디자인비엔날레의 주요 키워드로 ‘포용’을 디자인의 핵심 가치관으로 내세우고 접근할 복안을 표방했다.

다니 클로드의 ‘세 번째 엄지손가락 사용 예시’(제4관 포용디자인과 미래)
울산과학기술원의 ‘래미’(제4관 포용디자인과 미래)
팽민욱의 ‘Sushi From 2053’(제4관 포용디자인과 미래)
특히 최 총감독은 디자인을 단순히 미적인 것에만 그치지 않고 사회, 윤리적 측면에서 모든 대상자를 포괄하고 그들의 편의성을 개선하려는 방향에 맞춰 주목했고, 그런 흐름에서 태동한 것이 포용디자인이라는데 공감한다. 포용디자인은 장애인, 고령자는 물론 광범위한 사용자를 위해 특별한 개조나 특수한 디자인 없이 최대한의 가능성을 담보해 모두가 더 나은 삶에 다가갈 수 있는 디자인을 의미한다.

최 총감독은 지난 3월 주제발표 당시 “우리는 모두 서로에게 ‘너’라는 세계라는 것, 그리고 그 무한한 세계의 만남과 공존을 포용디자인으로 풀어낼 것”이라며, “차별과 소외를 공존과 배려로 바꿔 말할 수 있는 조화로움을 탐색하고자 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디자인비엔날레에서는 포용디자인이 적용된 공간, 제품, 서비스, 시설 등을 네 가지 소주제로 구획하고, 모두가 편하고 즐겁게 살 수 있는 사회와 새로운 비즈니스를 마주하는 혁신의 가능성을 보여줄 전망이다.

네 전시관은 포용디자인을 조망하는 네 가지 관점을 각각 조망한다.

제1전시관은 ‘포용디자인과 세계’(Inclusive World)에 대해 탐색한다. 2000년대 이후 국가 정책적 과제로 부상한 다양한 디자인 접근 방식 중 하나이자 중요한 흐름인 포용디자인의 다양한 사례를 제시할 것으로 보인다. 포용디자인의 출발점과 사회적 영향력을 심도 있게 살펴보는 동시에 전 세계 여러 대학의 프로젝트를 통해 각국에서 포용디자인을 어떤 방식으로 연구하고 실천하는지 전반적으로 조망한다는 포부다.

또 제2전시관에는 ‘포용디자인과 삶’(Inclusive life)이 담겨진다. 사용자의 차별 없는 접근과 사회 참여기회를 보장하는 포용디자인을 우리의 일상 속 차별과 구별, 소외와 무관심으로 인한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론으로 살펴볼 방침이다. 시각적인 디자인 제품뿐만 아니라 환경과 공공디자인까지 포괄하는 포용디자인이 우리의 삶과 밀접한 방식으로 존재하는 장면들이 펼쳐진다고 한다.

최수신 총감독
3관 포용디자인과 모빌리티 설명 모습.
이어 제3전시관에는 ‘포용디자인과 모빌리티’(Inclusive Mobility)를 집중 탐구한다. 신체적으로 불편을 겪는 장애인, 타지에서 사회적 약자가 되는 외국인 등 이동에 제약을 받는 이들을 위한 대중, 개인, 마이크로모빌리티 솔루션을 제시하는 한편, 인간의 개별성을 존중하고 모두에게 맞는 모빌리티로 이동 생태계를 구성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이러한 솔루션을 광주 지하철에 적용해 실질적인 이동 편의성을 개선하는 프로젝트도 진행한다.

마지막으로 제4전시관에는 ‘포용디자인과 미래’(Inclusive Future)가 담긴다. 로보틱스(Robotics)를 비롯해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 등 첨단 기술과 결합한 포용디자인을 살펴볼 수 있는 기회다. 다양한 조건과 필요에 맞게 설계된 디자인 사례들을 소개하고, 개인의 고유성과 보편적 가치를 함께 존중하는 디자인의 흐름을 조명하면서 첨단 기술과 포용디자인이 결합, 기존의 장벽을 허물고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한다.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의 주제를 시각적으로 형상화한 포스터
<><>전시 개막 주간에 맞춰 포용디자인의 역할과 방향을 논의하는 전시연계 프로그램으로 국제 심포지엄도 마련된다. 패트리샤 무어(Patricia Moore), 라마 기라우(Rama Gheerawo) 등 세계 디자인 분야에서 저명한 디자이너들이 참여한다. 이 자리에서 공표될 ‘광주포용디자인매니페스토’는 세계 모든 디자이너에게 전하는 포용디자인의 가이드가 될 전망이다. 이외에도 국내외 디자인 전공 학생들을 초청해 72시간 포용디자인 챌린지를 진행, 언어와 문화가 다른 학생들이 제한된 시간 동안 우리의 삶과 환경에 포용적인 변화를 불어넣는 현장을 구축한다.

최수신 총감독은 “개인과, 사회, 산업, 그리고 디자인은 따로 떼어서 생각할 수 없다. 디자인은 우리들에게 생명을 공급하며, 우리들을 이어주고, 새로운 가능성으로 성장해 나가게 해주는 식물의 뿌리줄기 같다”면서 “인간 존엄성의 중심지로서의 광주는 올해의 주제인 포용디자인을 통해 의미와 그 영향을 이야기하고, 우리가 잊고 지내던 가치를 재조명, 디자인을 통한 포용사회의 의미를 이야기하기에 더없이 적합한 무대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올해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8월 30일 시작돼 11월 2일까지 65일간 진행된다. 개막식은 일반 관람객들에게 작품을 선보이는 30일에 하루 앞서 8월 29일 국내외 내외빈과 미술계 인사, 시민 등이 참여한 가운데 열릴 예정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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