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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만철 시인 |
주인공은 농부시인으로 활동중인 송만철씨가 주인공으로, 그는 고향 고흥 옆 보성에 정착해 농사를 지으며 일상을 꾸리고 있다. 그가 최근 제7시집 ‘저물녘’(천년의시작 刊)을 시작시인선 525번째 권으로 펴냈다.
기존 시집들보다 좀더 내밀하게 생태와 환경문제에 깊이 천착했다. 이번 시집에 담고자 했던 그의 생각들이 읽혀진다. 그는 이번 시집에 자연이 이미 파괴를 넘어선 상황으로 원형이 사라지고 있다는데 안타까운 심정을 내비쳤다. 또 자원의 원형이 보존돼야 지구 생태계가 원활해 질텐데 기후위기만 봐도 거의 재앙 수준에 도달하고 있다는 시각이다.
이번 시집이 의미깊은데는 그가 1996년 ‘불교문예’로 등단한 지 30년째를 맞이하는 해라는 점이다. 30년째를 맞아 보는 시집에 대해 각별한 마음이 있을 듯한데 어떤지 궁금해 물었다.
그는 “일전 시집을 보면 부족하다는 것을 늘 느꼈다. 한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었다. 풀과 나무 등 자연과 더 가까워져야 하고, 존재들의 감정이 느껴져야 하는데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면서 “인간이 갈수록 자기중심적으로 돼 간다고 본다”고 답했다.
그는 고흥이 고향이지만 고향 땅에 정착하기 보다는 고향 옆에서 고향을 들여다보자는 마음으로 그 옆 동네인 보성에 정착했다. 고향 고흥에 머물면 고향에 대한 감정이 더 안일어나기 때문에 간절하게 고향을 떠올려보기 위해 학교 근무지이기도 했던, 그 옆 동네인 보성에 정착해 마늘과 양파, 가지, 밀 등의 농사를 짓고 있다. 그는 농부로서 소회를 잊지 않았다.
그는 “농촌 공동체이지만 그곳에서 볼것, 못볼 것 다 봤다. 그러나 논밭과 자연에서 휩쌓여 살아가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고 언급했다.
송만철 시인은 경기 관양중에서 부임한 뒤 녹동 도양중, 보성 조성중, 고흥중 등지에서 교사로 복무했다. 하지만 현재는 농부시인으로서의 삶이 그의 현실이다.
그는 농사를 지으면서 시 창작을 한다는 것이 쉽지 않다는 반응이다. 농사와 시라는 이질적 분야를 어떻게 꾸려가는가에 대해 묻자 농사 자체가 자연하고 가장 가까워서 좋다, 나쁘다가 아니라 상생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내비쳤다. 일을 하다가 시상이 떠오르면 종이에 메모하기 때문에 늘 종이를 가지고 다닌다고 한다. 이런 그의 꿈이 궁금했다.
그는 꿈이 따로 있겠냐. 그때 그때 쓰여지는 대로 정직하게 써 보겠다는 다짐 뿐이다. 시인이 시를 쓸 수 밖에 없다고 본다. 계획같은 것은 없고 한권 분량이 되면 시집을 내곤 할 뿐이라고 밝힌다. 그러면서 사연없는 시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한편 한편이 다 소중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시집에 해설이 빠진 이유에 대해 자원 절약이라고 꼽았다. 그는 “종이라도 적게 쓰는 것이 낫겠다. 그래서 의도적으로 시해설을 안 넣었다. 최소한 종이를 덜 써서 자원을 낭비하지 말자”는 마음으로 시 해설을 넣지 않았다는 답을 하며 인터뷰를 갈무리했다.
그의 이번 시집은 ‘봄’, ‘여름’, ‘가을’, ‘겨울’ 등 제4부로 구성, 분주한 생활 틈틈이 창작한 시 70여편이 수록됐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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