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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규현 광주환경공단 하천관리처장 |
특히 광주의 도심 속에서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광주천은 도보와 자전거를 즐기는 이들에게는 건강을, 연인과 가족, 반려견과 산책하는 사람에게는 기쁨과 위안을, 조용히 강가 벤치에 앉아 책을 읽는 이들에게 힐링을 선사하는 소중한 일상의 쉼터가 되어주면서 이제 광주천은 단순히 ‘물길’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다양한 조경시설과 녹지가 함께 조화를 이루며 사계절의 변화를 느낄 수 있고, 도심 속 야생 조류와 어류를 관찰할 수 있는 살아있는 생태 학습장으로 기능을 하고 있다. 이러한 공간이 시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있어 자연과의 접점으로 매우 중요하며, 광주천은 바로 그 접점의 대표적인 사례일 것이다.
과거 도시발달과 산업화 과정에서의 하천의 역할은 부족한 개발 인프라를 확보하는 공간으로 활용되어 복개되거나 도로, 상업의 공간으로 사용되는 콘크리트로 뒤덮인 회색의 공간이었다.
그러나 2000년 초반부터 이루어진 시민과 행정의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 끝에 수질개선, 수량확보, 생태습지 조성, 어류서식처, 산책로 등이 꾸준히 조성되었으며 지금의 다양한 동식물의 터전이 되는 자연형 생태하천으로 탈바꿈하였다.
필자가 근무하는 광주환경공단은 대부분 시민들이 하수나 폐기물을 처리하는 환경기초시설로 많이 기억하신다.
그러나 환경공단에서 수행하는 아주 중요한 사업 중 하나가 비가 오지 않을 때는 건천이 되어 메말라 버리는 광주천에 치평동에 위치한 하수처리장에서 BOD 2PPM 수준의 깨끗하게 정화된 물과 영산강 하천수를 광주천 상류인 학동과 선교동으로 하루 10만톤까지 이송함으로써 광주천이 마르거나 고여있지 않고 항상 일정한 수준으로 물이 흐르게 하는 일이다.
또한, 광주천 산책로 주변의 쓰레기 정리와 제초 작업, 우천시에는 징검다리를 점검하여 시민의 안전을 보장하고, 계절마다 유채와 코스모스 등을 심고 가꾸며, 여름철에는 물놀이장을 조성하는 등 광주천에 시민과 자연이 함께하는 볼거리, 즐길거리를 제공하고자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
이제 우리의 과제는 이 광주천을 더욱더 품격 있게 가꾸고, 다음 세대에게도 이 생명이 흐르는 자연의 가치를 물려주는 일이라 생각한다.
광주천이 과거의 아픔을 딛고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것처럼, 앞으로도 이 생명의 물길이 광주의 내일을 밝히는 새롭고 힘찬 흐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광남일보 기자 @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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