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2019년부터 5층 건물 벽면에 있었던 기존 존 레논 얼굴 벽화 대신 7일 제막식을 통해 시민사회에 소개된 윤상원 열사 얼굴 벽화. |
오히려 벽화 하나가 온 도심과 마을을 변모시키기도 하기 때문에 미치는 영향은 작지 않다. 그런데 벽화가 단순하게 벽에 그린 그림이라면 가치는 떨어질 것이다. 하지만 벽화는 공공과 시간성, 역사적 혹은 사회적 함의를 내포하고 있는 경우가 많아 그만큼 가치가 있다. 직접적으로 표현되지만 반드시 표현 너머에 의미를 함유한다. 그림이 담고 있는 메시지나 담론, 화두 같은 것이 벽화가 진짜 하고 싶은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광주 도심 대표적 벽화로 군림해 왔던 비틀스의 멤버 존 윈스턴 레논(1940∼1980)이 내려지고 5·18광주민중항쟁의 대표적 인물로 시민군 대변인을 맡았던 광산 출생 윤상원 열사(1950∼1980)가 새겨졌다. 존 레논 벽화는 2019년 작업, 설치됐다. 7년만에 내려졌지만 N주차장 옆 5층 건물 벽면 전체를 캔버스 삼아 새겨져 도심의 또 다른 명물 역할을 해왔다.
너무 낯이 익어 별반 신경을 쓰지 않는 부류의 시민들도 있었다. 다만 타지에서 왔거나 이를 접하지 않은 시민들이 ‘저 사람이 누구길래 저렇게 큰 벽에 그려놓은 거냐’를 물어왔다. 이 벽면에 존 레논이 자리잡게 된데는 그의 노래 이매진(Imagine)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매진은 1971년 발표된 곡으로, 평화와 희망을 노래하는 대표적인 메시지 송으로 꼽힌다. 더욱이 발음이 임의진 목사와 비슷한데다 똑같이 평화를 노래하거나 평화를 전파하는 데 앞장서왔기에 존 레논이 그려졌다는 재미진 소문도 더해졌다. 그동안 존 레논을 배경으로 영화 ‘기생충’의 봉준호 감독 등 같은 유명인들도 인증샷을 남겼다고 하니 놀랍다.
![]() |
| 작업 모습 |
원화는 광주 민중미술의 대표인물 중 한명인 이상호 작가가 맡았고. 그래피티 아티스트 이종배 작가가 벽면에 옮기는 작업을 벌여 윤상원의 얼굴 벽화가 완성됐다. 마무리 작업 때는 이종배 작가의 소속사 대표인 김병만 코메디언이 현장을 찾기도 했다. 이 작가는 투사의 얼굴을 재생하기보다는 한층 더 친화적인 윤상원의 얼굴 표현을 위해 고심을 거듭했다는 후문이다. 혹시 인물을 몰라보는 시민이나 방문객이 있을까 봐서 오른쪽 상단에 윤상원이라는 이름을 새겨 놓았다.
이번 벽화 교체가 자칫 또 바뀐 것이 5·18이냐 하는 교조주의적 시각이 발동될 수도 있겠으나 5·18의 가장 상징적 공간 인근에 5·18의 상징인물 벽화가 들어선 것은 자연스러운 움직임일 수 있다. 추후 다큐로도 활용될 계획이어서 그 귀추가 주목되고 있기도 하다. 이왕 교체된 만큼 존 레논을 버금가는 도심 상징물이 되기를 기대한다. 아울러 시민과 방문객들이 자연스럽게 인증사진을 남길 수 있도록 포토명소가 되는 등 문화 안팎의 핫플로 윤상원의 삶과 정신은 물론이고 5·18이 더 많이 기억되기를 바란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2026.05.07 (목) 19: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