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거점 떠오른 전남광주…"지역균형 발전 방향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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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일반

반도체 거점 떠오른 전남광주…"지역균형 발전 방향키"

삼성·SK 신규 투자설에 지역 사회 기대감
첨단·장성군·금호타이어 부지 후보지 거론
정주 여건·전력 인프라 확보가 최대 과제

SK하이닉스·삼성전자. 연합뉴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수도권 반도체 투자 검토설이 확산되면서 호남권이 차세대 반도체 산업 거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광주와 전남 장성을 중심으로 첨단 패키징(후공정) 시설 조성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지역 산업계와 지자체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다만 투자 실현 여부는 전력과 용수, 교통망, 인재 확보, 정주여건 등 복합적인 입지 경쟁력에 달려 있다는 분석이다.

10일 지역 정치권과 산업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생산기지의 일부 기능을 충청권과 호남권으로 분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AI 반도체 시장 확대에 따라 중요성이 높아진 첨단 패키징 시설이 우선 검토 대상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공식적으로는 “확정된 바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지만 관련 논의가 정부 차원의 국가균형발전 전략과 맞물리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공정보다는 첨단 패키징과 테스트, 연구개발 기능 등을 중심으로 한 후공정 시설이 우선 검토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AI 반도체 시장 확대와 함께 첨단 패키징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가장 유력한 후보지로는 광주 첨단산단 일원과 전남 장성군,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부지 등이 거론된다.

광주 첨단산단 일원은 국가 AI데이터센터와 광주과학기술원(GIST), 한국전자기술연구원 광주본부 등 연구개발 인프라가 집적돼 있어 AI 반도체 및 후공정 산업과의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첨단3지구와 미래차 국가산단, 군공항 이전 예정지 주변 개발사업 등과 연계될 경우 대규모 산업 클러스터 형성이 가능하다는 평가다.

전남 장성 역시 강력한 후보군으로 꼽힌다. 장성은 광주 생활권에 포함되면서도 대규모 부지 확보가 가능하고, 호남고속도로와 호남선 철도, 장성역 등을 통한 물류 접근성이 우수하다. 최근 데이터센터 조성 사업 추진 등으로 전력 인프라 확보 가능성도 높게 평가된다.

또 다른 잠재 후보지로는 금호타이어 광주공장 부지도 거론된다. 광주송정역과 인접한 약 41만㎡ 규모의 대규모 부지로 향후 금호타이어의 함평 이전이 완료되고 부지 활용 방안이 구체화될 경우 첨단산업 유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KTX 광주송정역과 공항, 고속도로 등 광역 교통망 접근성이 뛰어난 데다 도심 생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광주 도심에 위치한 대규모 유휴부지라는 희소성은 강점이지만 향후 개발 과정에서 토지 매입과 기반시설 조성 등에 상당한 비용이 수반될 수 있다는 점은 고려 요소로 꼽힌다. 때문에 현재로서는 매각 및 개발 방향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첨단산단이나 장성처럼 직접적인 후보지로 거론되기보다는 중장기적으로 활용 가능성이 있는 대규모 가용 부지로 평가받고 있다.

다만 이들 지역이 실제 투자 후보지로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산업이 요구하는 핵심 인프라를 얼마나 갖추고 있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반도체 산업의 특성상 입지 선정의 핵심은 결국 전력과 용수다. 첨단 패키징 공장이라 하더라도 안정적인 전력 공급과 대규모 산업용수 확보가 필수적이다. 수도권의 경우 전력망 포화와 부지 부족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으며, 정부가 비수도권 첨단산업 육성을 강조하는 배경에도 이러한 현실이 자리하고 있다.

이 같은 점에서 호남권은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과 향후 RE100 산업단지 조성 가능성이 강점으로 꼽힌다. 전남 지역을 중심으로 태양광과 해상풍력 발전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투자 매력으로 거론된다.

인재 수급도 중요한 변수다. 광주에는 GIST를 비롯해 전남대, 조선대 등 이공계 인재를 공급할 수 있는 대학이 위치해 있다. 다만 대규모 반도체 생산시설 운영을 위해서는 설계·공정·장비·품질 분야 전문인력 확보가 필수적이어서 산학협력 확대와 전문인력 양성 체계 구축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에 집중된 반도체 생태계를 고려하면 협력업체와 소재·부품·장비 기업 유치도 과제로 꼽힌다.

정주여건 역시 투자 유치의 핵심 요소다. 반도체 기업들은 수천 명 규모의 고급 인력이 장기간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중요하게 고려한다. 이에 따라 주거·교육·의료·문화 인프라 확충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광주와 장성은 광주 생활권을 기반으로 정주 경쟁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된다. 향후 광주~나주 광역철도와 광주 도시철도 연장, 광역교통망 구축 등이 현실화될 경우 정주 매력은 더욱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기대감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도체 공장 건설은 수조원에서 수십조원이 투입되는 초대형 프로젝트인 만큼 정치적 논리보다 기업의 경제성과 공급망 효율성이 우선 고려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실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모두 투자설에 대해 공식 확인을 하지 않고 있으며,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와 기존 생산거점 투자도 여전히 진행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 논의는 호남권이 미래 첨단산업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광주 첨단산단과 전남 장성을 비롯한 후보지들이 전력·용수·교통·인재·정주여건을 얼마나 빠르게 갖추느냐에 따라 호남권 반도체 시대의 성패가 결정될 전망이다.

지역 경제계 한 관계자는 “반도체 기업들이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결국 전력과 인재, 정주환경”이라며 “호남권은 재생에너지와 AI 인프라라는 강점을 갖고 있는 만큼 기업이 필요로 하는 산업 생태계와 생활환경을 얼마나 빠르게 구축하느냐가 투자 유치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unzy@gwangnam.co.kr         김은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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