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남시론] 전략(戰略) 없는 만신창이 한·중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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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남시론] 전략(戰略) 없는 만신창이 한·중 외교

박찬용 박사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국빈 방문했다. 중국의 공항에는 필리핀 두테르테 방중때 보다 못한 차관보급이 나와 대통령을 영접 했는가 하면, 대통령과 동행하던 기자들이 중국 경호원들에게 무차별 폭행을 당하는 치욕을 겪기도 했다.

21세기 문명시대에 세계 10대 무역국으로 인정 받는 대한민국이 왜 이러한 푸대접을 받아야만 했는가?

정부에서는 이 사건을 철저히 규명하여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필자가 생각 하는 원인은 국가적인 차원에서 중국과의 중장기적인 외교 전략이 없었기 때문이다. 역사인식 없는 대증요법(對症療法)식 외교를 펼치다가 이런꼴을 당한 것이다. 세계 4대강국으로 둘러 쌓인 한반도에서 중국과 미국을 상대로 전략(戰略)없는 외교는 국가의 존망을 어렵게 하는 중차대한 일이다. 이 강국들을 상대하는 한국의 외교력은 너무 순진하고 착하기만 하며 지극히 초등학생 수준이다. 철저하게 전략적으로 임하는 중국에게 다시는 뒷통수를 얻어맞는 일이 되풀이 되지 않을려면 지난 한중 역사를 통해 그 답을 알아 낼 수 있다.

서기 648년 삼국시대에 중국에 대한 이른바 사대주의(事大主義)가 시작 된다. 당시 신라의 김춘추가 당나라에 들어가 나.당밀약을 맺으면서 대동강 이북의 땅을 당나라에 넘겨준다는 조건으로 구원군을 보내달라고 머리를 조아린다. 2년뒤 650년 신라의 진덕여왕은 당나라 고종의 연호인 영휘를 갖다 쓰기로 한다. 6세기 수나라의 113만명을 물리친 고구려의 기상은 어디가고, 이때부터 중국을 무작정 대국으로 섬기는 사대주의 작태가 시작된 것이다.

한편, 2012년 중국은 ‘한·중 경계의 역사적 변화’라는 보고서를 미 상원 조사국에 보냈다.

이것은 북한 지역에 낙랑군을 포함한 한사군을 그려놓고 이를 근거로 북한은 중국의 역사적 영토였다고 주장하는 자료였다. 북·중의 국경에 관한 동북공정의 일방적 연구 내용을 미 상원에 보낸 것이다. 미국 에서는 이 자료를 한국에 보냈고, 이명박 정부는 동북아역사재단에 답변을 맡겼다. 이에 동북아역사재단은 “한사군의 관할지역은 현(縣)의 소재지로 보건대, 남쪽 한계는 황해도 재령강 연안지역과 강원도 북부에 그치고, 그 이남 지역은 한사군 영역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답변 했다.

한마디로 말해 황해도에서 강원도 북부지역은 중국영토 였다는 것으로 중국이 미 국에 제출한 자료가 맞다고 확인해 준 것이다. 현재까지 정부는 황해도 재령강 연안과 강원도 북부까지는 중국사의 강역이었다는 이명박 정부의 공식 견해에 대해서 수정을 시도한 사실이 없다. 이것이 현재 미국과 중국측에 전해진 대한민국 정부의 공식입장이다. 심각한 사항은 북한 급변사태시 중국이 북한을 점령하고 한국의 답변을 근거로 제시하면 한국은 할 말이 없다. 필자는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미국이 과연 한국을 한반도 통일을 염원하는 독립국가로 생각하겠는지 의문을 갖고 있다.

또 하나의 사건이 있었다. 지난 2015년 3월 교육부 산하 동븍아역사재단이 동북아역사지도를 제작하는 과정에서 과거 중국, 일본의 사대사관, 식민사관을 추종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 되었다. 이 지도는 2008년부터 8년간 60여명의 학자들이 47억원의 국고를 들여 만든 것으로 문제는 한사군이 한반도에 있었다는 설에 따라 북한 강역은 모두 중국에 넘겨주었고 4세기를 표시하면서 백제, 신라, 가야를 그리지 않았으며 독도를 아예 삭제시켰다.

결국, 국회 동북아역사특위에서 현재의 도종환 문화체육부 장관등이 이 지도의 문제점을 호되게 질책한 결과 지도제작 자체를 원점으로 돌리기는 했지만 우리 역사교육계의 친일 역사의 건재함을 보여준 망국적 사건이었다.

이번 문대통령 방중때 치욕적인 외교는 우리의 역사를 정립하지 못하고 아마추어 외교관들이 전략도 없이 급조하여 일어난 것으로 우리 스스로 자초한 일이다. 중국이 동북공정으로 역사를 왜곡할 때 우리 정부에서는 단 한마디도 항의하지 못하고, 오히려 한국내의 일제 식민사학자들과 우리의 동북아 역사재단이 중국편을 들어준 결과라고 보면 된다. 만신창이가 된 중국과의 외교를 교훈 삼아 우리정부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가장 먼저 나라를 팔아먹는 일제 식민지 사학자들을 색출하여 모조리 몰아내야 한다. 또한 1909년 간도협약의 무효를 떳떳하게 외쳐야 한다. 민간 단체의 힘을 빌려서라도 협약의 불법을 외친다면 중국은 최소한 압록강에서 두만강 이남 지역은 대한민국의 영토로 인정해 줄 것이다. 또한 요하문명 홍산문화를 동북아역사재단에서 연구 하도록 하여 그 실체를 밝힌다면 중국의 동북공정은 하루아침에 설곳이 없게 된다. 그리고 몽골과의 적극적인 교류 협력을 통해 중국을 압박해야 한다. 특히 고대 역사부문에서 양국의 학술세미나를 통해 중국의 역사왜곡을 막아 내고 한반도를 통일시키는 기초를 만들어 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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