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은 설계도…나침반이자 등대같은 역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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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드로잉은 설계도…나침반이자 등대같은 역할"

광주 대표 퍼포머 김광철 드로잉 작업 관심
2000점 목표 1년 6개월 만 1500번째 업로드
올해 중국·에스토니아·핀란드서 전시 예정

드로잉 작업 첫번째 작품
“저는 드로잉을 중요하게 여기는 표현수단이죠. 드로잉 실력이 갖춰져 있지 않다는 것은 뼈대가 없다는 것과 마찬가지 아니겠어요. 드로잉은 설계도 같은 것으로 나침반이자 등대같은 역할을 한다고 봅니다. 다르게 표현해보자면 드로잉은 마치 핵 같은 거라는 확신을 가지고 있죠. 다른 작가보다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네요. 그림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오를 때마다 스케치북을 지참해 가지고 다니면서 틈나는 대로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그는 이름만 대도 알만한 광주 대표 퍼포머다. 워낙 퍼포머로 알려져 있다보니 그가 회화 전공자인지, 아닌지 헷갈려들 한다. 그러나 그는 퍼포먼스가 먼저가 아니었다. 엄연히 대학(전남대) 때 서양화를 전공했다. 그가 퍼포먼스와 연이 닿은 것은 대학 2학년을 마치고 휴학하던 무렵이다. 우연하게 퍼포먼스와 연이 돼 줄곧 퍼포머의 길을 걸어왔다. 처음에는 퍼포먼스회화를 하다가 완전히 퍼포머의 길을 걸었다. 그에게 또 한번 변화를 시도한 계기는 코로나19였다. 움직일 수 없게 묶이다 보니 퍼포머를 할 수 있는 무대도 스톱됐다. 그래서 다시 회화로 눈길을 돌렸다. 예술가로서 아무 것도 안할 수는 없어서다. 먼저 2020년 ‘욕망상자’라는 연작의 회화작업을 시작했다. 그렇게 해서 매년 회화전을 열어왔다. 또 한 축으로는 드로잉 작업에 몰두했다. 퍼포머이지만 회화와 드로잉에 몰입해온 김광철 작가(글로벌메이킹아트네트워크 대표)가 그다. 위 멘트는 그가 밝힌 드로잉에 대한 중요성과 자신만의 소신을 드러낸 발언이다. 이런 가운데 김 작가는 인스타와 페북 등 SNS에서 드로잉 온라인전을 열고 있다. 첫 작품은 2023년 8월 12일 게재했고, 지난 2월 16일 1500번째 작품을 업로드했다. 그는 1년 6개월 넘게 드로잉 작업을 쉼없이 벌이고 있는 셈이다. 그는 올해 말까지 2000점을 목표로 매일 3∼5점씩 작업을 소화하고 있다.

현재 에이포보다 조금 더 큰 사이즈를 작업하고 있지만 앞으로 에이포보다는 크고 도화지 크기보다는 약간 작은 것으로 사이즈를 바꿔볼 복안이다.

101번째 드로잉
501번째 드로잉
일단 그에게 드로잉은 습관이 된 듯 보인다. 작업실을 나와 밖에서 사람을 만날 때 남는 시간을 활용하거나 빈 시간이 나면 그냥 흘러보내지 않고 드로잉하는데 활용할 만큼 작업에 진심이다. 아울러 카페에 혼자 앉아 있어야 하는 때 역시 그의 손은 가만 있지를 못한다. 바로 스케치에 돌입하곤 한다.

회화전인 ‘욕망상자’를 아홉차례까지 열 생각인데 이는 자신이 9자를 좋아하는 동시에 모든 세상사가 아홉수까지는 가야한다는 생각에서 회화전을 아홉차례 구상하고 있고, 2000점은 몇장을 해야 겠다거나 별다른 의미가 있다기보다는 작업을 하다보니 정해진 숫자라는 설명이다. 자신의 작업 스타일이 하나로 국한되지는 않는다고도 했다.

1001번째 드로잉
가장 최근에 작업한 드로잉 1501번째 작품
김광철 작가
김 작가는 드로잉 작업과 관련해 “그림 자체가 어려운 것이 아니라 매일 이어가는 게 어렵다. 드로잉을 1년 이상 지속하니까 생활습관처럼 됐다. 작업을 한지 10개월에서 1년 정도 하니까 양치질 하는 것이나 매일 밥 먹는 것과 같아졌다. 드로잉 작업은 일상의 루틴이 됐다”면서 “드로잉 작업을 지속하다보니 구상과 추상 등 4개 정도의 패턴이 보였다. 보통 그런 패턴을 잡아내는 것이 그리 쉬운 일은 아니다. 요즘에는 색종이를 붙여서 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하고 있다. 2000점을 돌파하더라도 드로잉 작업을 계속해 나갈 생각이다. 다만 새로운 드로잉 버전을 제시해 나갈까 한다”고 밝혔다.

김광철 작가는 2020년부터 해온 회화전과 드로잉전을 올해 열 계획이다. 회화전은 아직 미정이지만 ‘욕망상자’라는 주제로 5·6번째전을 중국과 에스토니아에서, 드로잉 발표전은 핀란드에서 각각 선보이기로 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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