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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부터 전남대 미술학과 교수로 임용돼 강단에 서게 된 정성준 작가는 “일방적 교육보다는 함께 성장해 가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시대 트렌드에 맞게 가르치면서 학생들이 필요한 부분들을 찾아서 채워주는 스승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사진은 작업 중 포즈를 취한 정성준 작가. |
중국 북경을 연고로 11년 동안 활동을 펼치며 ‘북경아트페어’ 등에 작품을 출품해 여러 차례 솔드아웃(완판)을 기록할 정도로 주목받던 창작인에서 최근 대학교수(조교수)로 임용돼 교육자의 길을 걷게 된 전남 순천 출생 정성준 작가는 11일 인터뷰를 통해 이처럼 소감을 밝혔다.
코로나19가 발병하자 중국 북경에서 잠시 국내로 돌아와 대학원 박사과정에 입학해 학업에 전념한 끝에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지난 1일 임용됐으며 이어 4일에 정식 임용장을 받고 대학 교수로 안착했다. 정 작가는 박사학위를 취득한 전남대 예술대학 미술학과 교수로 임용된 것이다. 그는 북경에 머물 무렵, 광주로 돌아갈 경우 후배들에게 알려주면 좋겠다는 것들을 생각해 특강이나 강의는 생각해 봤지만 자신이 대학교수가 될 것이라고는 언감생심 생각하지 못했다는 전언이다.
그는 “북경에서 활동할 당시 작업실 청소를 할때 물걸레질 하면서 혼자 입으로 강의를 했던 적이 있다”며 “운명이라는 것이 있는지는 모르나 코로나19로 인해 박사학위를 취득하게 됐고, 그 이후 강의를 하다가 여러 어려움이 있었지만 운이 좋게 대학 교수가 됐다. 지금 생각해보면 북경 작업실에서 홀로 트레이닝을 했던 게 강의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임용으로 특이한 이력을 또 하나 갖게 됐다. 먼저 그는 중국 베이징 소재 중앙미술학원의 100년 넘는 역사에 첫 외국인 수석이라는 기록을 세운 장본인이라는 점과 프랑스 LVMH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는 점에 이어 조선대 출신이 전남대 교수로 임용된 특이 사례로 기록되고 있다. 교수 임용 전에는 전남대에서 3년 반 강사로 활동했다. 그는 조선대에서는 강의 경력이 전무하다. 그래서 그가 느껴왔던 강사 생활을 하면서 느낀 점은 모교 같다는 생각이었다. 대학 구성원이 되기 위한 노력 또한 지속해 왔다는 귀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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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 중인 정성준 작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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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앞에서 포즈를 취한 정성준 작가. |
그는 ‘어떤 교육자가 되고 싶냐’라는 질문에 대해 가르치고 배우는 과정에서 스승과 제자가 함께 성장한다는 뜻의 ‘교학상장’(敎學相長)이라는 단어를 내밀었다.
“저는 일방적 교육보다는 함께 성장해 가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현시대 트렌드에 맞게 가르치면서 학생들이 필요한 부분들을 찾아서 채워주는 스승이 되고 싶어요. 이와함께 창작자 생활을 중심으로 하다 보면 이론이 부족할 것이라는 편견이 있는데, 그런 생각을 불식시키기 위해 이론 공부에 대해 진심으로 최선을 다해 임해왔죠.”
창작에도 이론이 중요하다는 그는 동시대 흐름을 파악해야 오늘날 창작을 알 수 있기 때문에 창작자이더라도 이론의 중요성은 늘 반복해도 부족함이 없다는 시각이다. 미술계에서 트렌드의 변화가 심하다는데 공감한다. 회화에 디지털, 뉴미디어, 다양한 실험 등이 접목되는 경우가 많아 학생들과 함께 연구를 지속하는 동시에 자신이 알지 못하면 강의를 할 수 없는 만큼 창작비중을 줄여가며 이론 공부 역시 계속해나갈 예정이다.
올초까지 국책은행인 산업은행과 만나 5년째 콜라보를 진행해온 작가는 ‘트램’ 연작으로 국내외에 일정 팬들을 거느리고 있다.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화두로 트램에 북극곰이 오르는 모습을 통해 갈수록 파괴돼가는 환경에 대한 경고 메시지를 던지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다.
정 작가는 올해 그동안 개인적 사정으로 미뤄왔던 북경 개인 전시(10회째)를 방학 중인 오는 8월 중 798예술특구 소재 작자화랑에서 열 계획이다.
한편 양호열 광주소암미술관 학예실장도 조선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한 뒤 동강대 겸임교수로 출강하다 정식 전임 교수로 임용된 것으로 알려졌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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