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에 놓인 사유…한국화 조형 가능성 탐색
검색 입력폼
미술

경계에 놓인 사유…한국화 조형 가능성 탐색

김대원 개인전 4월 22일까지 동명동 수하갤러리
독창적 세계 구축…‘시간의 결’ 주제로 35점 출품

‘그토록 아름답던 날’
그의 화면은 거친 선과 먹의 번짐을 통해 순진무구한 정신세계를 갈구한다. 전통 남화의 본령인 수묵담채의 산수화에 머물다 실경산수를 통해 진솔하고 투명한 정신세계와 자유롭고 대담하며 명료한 필세로 그만의 독창적 화면을 일궈왔다. 사실적인 묘사로부터 가식 없이 진솔하고 투명한 정신세계를 추구하면서 거침없고 활달한 필치로 활력의 화면을 선보인다. 여기다 즉흥적인 필치에다 다채롭고 강한 색채들을 만날 수 있다. 줄곧 추구해왔던 전통 수묵화의 현대적인 변용에 머무르지 않고 현대적 수묵화를 모색해온 것이다.

한국화의 흐름 속에서 독창적인 작품세계를 구축해온 김대원 작가(76·전 조선대 교수)가 그다. 그가 모처럼 개인전을 마련했다. 수묵화의 변화와 실험의 흔적을 담고 있는 개인전은 지난 3일 개막, 4월 22일까지 광주 동명동 소재 수하갤러리에서 ‘시간의 결’(Traces of Time)이라는 주제로 열린다. 출품작은 ‘그토록 아름답던 날’, ‘표리의 농염’, ‘공작의 시선’, ‘부서버려야 하는 번민’, ‘돈황의 혼’ 등 35점.

이번 전시는 작가의 1997년부터 2024년까지의 작업을 조명하는 동시에 이전 시기의 대형 수묵화 중심의 작업에서 점진적으로 확장된 조형적 실험과 새로운 매체의 활용을 살펴볼 수 있다. 작가는 전통적인 수묵 기법을 기반으로 과슈(Gouache·수용성의 아라비아고무를 섞은 불투명한 수채물감) 등 다양한 재료를 접목하며, 한국화의 조형적 가능성을 탐색하는 데 주력해왔다.

‘표리의 농염’
‘공작의 시선’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대형 작품이 아닌 소품 중심의 작품 구성을 통해, 예술적 변화와 실험 과정을 더욱 밀도있게 전달하고 있다.

특히 2024년 전시의 연장선상에서 기획된 이번 전시는 지난해 여름 열린 개인전 작품들이 1979년부터 1996년까지의 대형 수묵화 작품을 조망했다면, 1997년 이후 작가의 변화와 확장을 조명하며 한국화의 경계를 집중적으로 조망하는 자리다.

작가는 전통 수묵기 때는 한국화의 기본기를 충실히 다진 뒤 수묵담채화로 실경산수를 추구했으며, 전환기 수묵기 때는 동물을 해학적으로 표현했다. 이 무렵은 주로 옛 이야기를 연상하게 하는 민화풍의 작품이 주류를 이룬 데 이어 현대 색채회화기 때는 비구상 화법을 구사했다. 작가의 회화가 내용적인 면에서 더 강렬해지던 때로 설명된다. 얼핏 추상같으면서도 수묵 기법이 공존한다는 이야기다. 형태적으로는 캔버스에 아크릴과 과슈를 재료로 사용하는 것이 특징으로 꼽힌다. 그러다 2017년 이후 다시 종이와 수묵채색으로 회귀한다. 한국적 미감이 더 농익어 나타나는 때로 이해하면 된다. 그래서 그의 화면에는 전통과 현대, 구상과 추상, 수묵과 채색이 공존해 나타난다. 수묵이 화려해진데다 색깔이 강해진 듯한 느낌을 안겨주는 족자 형태의 작품들에도 집중했다.

전시 작품을 둘러보는 관람객들
김대원 작가는 전남 목포 출생으로 조선대 사범대학 미술교육과와 조선대 대학원 미술학과를 졸업, 1979년 첫 개인전을 시작으로 30여회의 개인전을 열었고, 다수의 국내외 전시에 참여하며 한국화의 현대적 조형성을 탐구하는 작업을 지속해 왔다. 국제수묵비엔날레와 광주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 이스탄불, 뉴욕, 도쿄, 파리 등 다수 단체전에 참여했으며 의재허백련상 본상과 ‘미술세계’ 올해의 작가상, 전남도 문화예술상, 현산미술상 등을 수상했다. 대한민국미술대전과 광주시미술대전 및 무등미술대전 심사위원장 등 각종 미술대전 심사위원 및 운영위원을 맡은 바 있으며 조선대 미술대학 학장과 부총장, 중국 하얼빈사범대학 예술원 초빙교수 등을 역임했다.

한편 수하갤러리는 향후 국제기획전인 ‘김대원의 한국화: 전통과 현대의 공존’전 등을 구상 중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광남일보 (www.gwangnam.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키워드 :
- 미, 한국 '민감국가' 분류 검토 동향…정부, 경위파악 분주
- 광주시 동구새마을회, 동전의 모으기 캠페인
- 대마초 밀수한 베트남 불법체류자 2명 구속 송치
- [사설]지역 AI기업 영세 …지역 대표기업 거듭 나길
- [사설] KIA 타이거즈 지역경제 효자…올해도 승승장구하길
- [광주과학기술원] 글로벌 기술혁신 선도…세계적 연구기관 도약
- 나무 식재로 ‘꿀벌보호·300억대 경제효과’ 노린다
- 광주시, ‘대한민국 지방시대 엑스포’ 유치 나선다
- 광주관광공사 주관 전시 6개, 산업부 지원사업 선정
- <오늘의 운세> 3월 11일 화요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