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대명사가 바람…생명과 자유의 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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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출판

자연의 대명사가 바람…생명과 자유의 시학

이은봉 시집 ‘바람의 파수꾼’ 출간

광주대에서 후학을 양성했던 이은봉 시인이 시집 ‘바람의 파수꾼’을 시작시인선 522번째권으로 출간했다.

이 시집의 제목인 ‘바람의 파수꾼’ 가운데 ‘바람’은 생명을 가리키고, 자유를 의미한다. 생명이기도 하고, 자유이기도 한 바람은 어떤 파수꾼도 지키지 못한다. 생명을, 자유를, 곧 바람을 지키려 하는 파수꾼은 그것들을 가두려고 하는 사람이라는 것으로 풀이한다.

이 시에 나타난 바람은 여러 함의들을 내포한다. 이를테면 바람은 누구도 가두지 못하고 지키지 못한다. 구름 역시 마찬가지다. 쿠데타도, 내란도 바람이나 구름을 가두지 못한다. 그밖의 어떤 것도 바람이나 구름을 지키지 못한다. 바람이나 구름은 자연의 부분이다. 자연이라는 공동체는 끊임없이 움직이고 변화한다. 자연의 변화와 움직임을 어떤 파수꾼이 가로막을 수 있겠냐는 것이다. 삶 역시 마찬가지로 어떤 파수꾼도 삶과 역사의 변화와 움직임을 가로막지 못한다는 것이다. 시인은 자연의 대명사가 바람이자 구름이라는 생각이다.

이은봉 시인
나태주 시인은 표사를 통해 이 시인에 대해 “시문과 학문, 즉 예와 학을 겸비한 시인이다. 그런데 그가 교직에서 물러나 혼자서 외롭게 허위허위 살아가면서 상당 부분 학을 버리고 예의 자리로 왔다. 기쁜 일이고 고마운 일이다. 이번 시집이 그 증거”라며 “많은 사람이 외롭고, 우울해하며 세상 살맛이 없다고 한다. 이런 판국에 이 시인이 자신의 시 작품으로 사람들의 마음을 밝게 하고, 부드럽게 하고, 아름답게 만들어 주고 있다”고 평했다.

해설을 쓴 송기한 평론가는 이번 시집에 대해 “통합을 향한 자아 성찰과 어둠의 상상력”에 주목했다. 송 평론가는 “평론으로 출발해 시인으로 나아간 문인 시인의 이뤄져야 하는 서정의 꿈이 이번 시집에는 더욱 혁혁하게 드러난다. 서정을 꿈꾸는 그의 심연에는 불온한 현실에 대한 경계와, 이를 초월하고자 하는 서정적 승화에 대한 열정이 어둠과 밝음의 변증적 관계처럼 쌍을 이뤄 자리하고 있다”면서 “오래 묵은 슬픔이 목구멍 뜨겁게 채울 때가 있음에도, 때가 되면 저 푸르른 하늘을 향해 힘차게 날개를 펼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이은봉 시인은 세종시(구 공주) 출생으로 1983년 ‘삶의 문학’ 제5호에 ‘시와 상실의식 혹은 근대화’를 발표하며 평론가로, 1984년 창작과비평 신작 시집 ‘마침내 시인이여’에 시를 발표하며 문단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생활’과 ‘걸어 다니는 별’, ‘뒤뚱거리는 마을’ 등이 있고, 평론집으로 ‘시와 생태적 상상력’, ‘시와 깨달음의 형식’, ‘시의 깊이, 정신의 깊이’ 등이 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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