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수자들 일군 작은 사회 집중 조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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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출판

소수자들 일군 작은 사회 집중 조망

윤수종 교수 ‘소수자들의 삶과 커뮤니티’ 출간

‘소수자들의 삶과 커뮤니티’ 표지
대학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틈틈이 문예지에 발표해온 글들을 모아 소수자들의 현주소를 조망한 책이 나왔다.

전남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윤수종씨가 삶을 살아가면서 다양한 관계를 맺고 커뮤니티를 형성해 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 안에서 색다른 작은 사회들을 만들어내는데 일조하고 있는 소수자들의 미시코뮨(작은사회)을 살펴보고 있는 ‘소수자들의 삶과 커뮤니티’(문학들 刊)가 그것으로, 계간 ‘문학들’에 연재된 글을 엮었다. 2014년 펴낸 ‘소수자들의 삶과 문학’과 2019년에 낸 ‘소수자들의 삶과 기록’에 이은 세 번째 책이다.

미시코뮨에 대한 사회의 시각이 사회의 지층을 더욱 확장하는데 기여를 하고 있지만 사회의 시선은 여전히 냉담하다는 관점 아래에서 논의가 출발하는 ‘소수자들의 삶과 커뮤니티’에서 만날 수 있는 소수자들은 더 이상 인정받기 위해 노력하기보다는 스스로 주체적인 활동을 통해 표준적인 삶의 형식을 바꿔 가려 한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삶 형식을 풍부하게 할 뿐만 아니라 다양한 커뮤니티를 통해 기존의 사회관계를 바꾸어 가려는 용감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다.

이번 책에 실린 여러 소수자들의 이야기를 저자는 성노동자와 이주자, 장애인, 성소수자, 용감한 사람들 등 편의상 몇 가지 범주로 나눠 접근했다.

먼저 성노동자와 관련한 두 개의 글 가운데 ‘스물여덟의 삶과 성노동 경험’은 명문대 여성의 성노동 경험을 다루고 있으며, 김주희의 ‘금융화와 성매매’는 ‘학생이 벌 수 있는 돈치고는 많이 벌었죠’라는 부제를 달고 있는데 실제 성매매 경험이 있는 여성과의 인터뷰와 이에 대한 분석으로 이뤄져 내용이 다소 충격적이다.

또 이주자와 관련해 첫 번째로 농촌사회 연구자 정숙정의 글 ‘밥 한 끼의 무게’는 애초에 ‘농촌 미등록 이주노동자와 중개인의 삶’이란 부제가 붙어 있다. 이 글은 ‘2018년부터 2019년까지 참여관찰과 인터뷰한 것을 토대로 작성’한 것이다. 최영일의 ‘재한줌머인들의 이주와 공동체 형성’은 방글라데시 치타공산악지대를 흐르고 있는 카르나풀리강 상류로 거슬러 올라가야 선명하게 보이기 시작하는 줌머 사람들, 댐 건설에 따른 수몰지구의 증가와 보상에 대한 계획도 없이 추진됐던 결과에 따른 그들의 이주와 정착 과정을 살피고 있다.

장애인 편 ‘오늘도 괜찮아’에서 이우주는 불안과 불면증에 시달리는 청년 남성과 섭식장애를 겪고 있는 청년 여성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으며, ‘조현정동정애와 함께한 10년’에서 백혜정은 조현병의 발병 과정과 증상에 대해 설명한다.

성소수자 편 23-170-80-뚱은 ‘게이 라이프’에서 23살, 170센티, 80킬로 뚱보인 게이의 삶에 대한 솔직한 심정과 경험, 생각을 들려주고 있으며, 박대엽은 ‘여장남자의 삶과 성활동’에서 로 남성 만족감을 위해 여장을 하는 남성 CD(여장남자)를 다루는 등 여장남자의 세계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조재호는 ‘용감한 어린이들’에서 2022년 초등학교 공교육 현장에서 근무하는 교사의 삶을 교육현장의 목소리로 들려주고, 10대 미혼모의 이력과 고통, 심경에 대해 인터뷰한 김재현의 ‘십 대 미혼모의 삶’은 고등학생으로서 임신해 출산하고 혼자 키우는 은지 이야기를 들려준다. 상사화의 글 ‘행복한 레일라’는 모로코인 어머니와 한국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나 한국 땅에서 온갖 인종적 편견과 성폭력에 시달리면서 성장한 혼혈 여성 레일라의 인생 유전에 관한 우애 어린 관찰기이자 보고서이다. 세진은 ‘BDSM 경험과 커뮤니티의 특성’에서 색다른 성형식을 추구하는 사람들과 커뮤니티에 대해 이야기한다. 거지와 도둑의 변신을 다룬 조예은은 ‘사이버 거지와 사이버 도둑’에서 탈근대시대 거지와 도둑의 모습을 밝혀주며, 약물 문제를 연구하는 연구모임 POP는 ‘약물과 함께하는 삶과 죽음’에서 약물 이슈를 제기하기 시작한 자신의 활동을 소개한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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