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별·소외 넘어 공존·배려…‘포용 디자인’ 실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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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술

차별·소외 넘어 공존·배려…‘포용 디자인’ 실현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주제와 방향성 발표
‘포용 디자인’ 콘셉트 세계 디자인계에 신선한 영향 전파 주목
주전시·심포지엄 등 구성…메니페스토·지하철 프로젝트 눈길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주제 및 방향에 관한 프레젠테이션이 18일 오후 진행됐다. 전시 전반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는 최수신 감독.
18일 라마다 충장에서 진행된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주제 및 방향에 관한 프레젠테이션 자리에서 올해 전시의 핵심 키워드는 ‘포용 디자인’이었다. 남을 아량 있고 너그럽게 감싸 받아들인다는 사전적 의미처럼 포용은 광주사람들의 어머니산인 무등의 정신과도 맞닿아 있다. 무등의 뜻은 언덕이 없어 평평하다는 것과 등급 및 차별이 없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수신 감독 역시 ‘포용 디자인’(Inclusive design)이라고 하는 화두에서 타인을 보듬는 것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다. 차별과 소외를 공존과 배려로 바꾸겠다는 포부를 밝힌데다 디자인계에서 포용 디자인이 본격적으로 다뤄지지 않은 테마여서 이번 광주디자인비엔날레가 역대 디자인비엔날레보다 획기적 전환점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최 감독이 발표한 전시 주제 ‘너라는 세계: 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에 대한 담론과 전시 방향성에 대한 윤곽이 드러났다. 각 전시관을 떠받들 큐레이터 면면도 밝혀졌다.

‘너라는 세계: 디자인은 어떻게 인간을 끌어안는가?’에는 디자인이 타인들을 조화롭게 포용할 수 있는지의 담론이 내포돼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아직 포용 디자인은 디자인계에서 신상으로 인식되기에 최 감독이 어떤 사고로 디자인 전시 안에 이를 반영해 녹여낼지가 포용 디자인의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간담회를 통해 드러난 전시 구성안에는 포용 디자인을 실현하는 데 집중되고 있다. 먼저 제1전시관은 ‘포용 디자인과 세계’라는 제목으로 2000년대 이후 국가 정책 과제로 부상한 다양한 디자인 접근 방식 중 하나이자 중요한 흐름인 포용 디자인의 다채로운 사례를 제시하며 제2전시관은 ‘포용 디자인과 삶’이라는 제목 아래 일상 속 차별과 구별, 소외와 무관심으로 인한 갈등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론적 시각을 통해 포용 디자인에 접근한다.

또 제3전시관은 ‘포용 디자인과 모빌리티’라는 제목으로 장애인이나 타지에서 사회적 약자로 살아가는 외국인 등 이동에 제약을 받는 이들을 위한 대중과 개인을 위해 마이크로 모빌리티 솔루션을 제시하며, 제4전시관은 ‘포용 디자인과 미래’라는 제목으로 로보틱스 인공지능 등 최첨단 기술과 결합한 포용 디자인을 살펴볼 방침이다. 제5전시관은 심포지엄이나 72시간 챌린지를 위한 다이얼로그 및 디자인몰로 꾸며진다.

특히 올해 디자인비엔날레는 메니페스토 구축이나 광주지하철 프로젝트 실행, 학생 등 디자인 경험 공유를 시도하는 것 외에도 포용을 투영하는 내용들을 주제 전시로 풀면서 심포지엄이나 패널 디스커션 같은 어떤 담론의 장을 만드는 동시에 포용 디자인 체험과 72시간 프로젝트 디자인 챌린지, 광주지역에 있는 K 디자인 멤버십 학생들과 팀을 이뤄 작업을 같이 하는 등 디자인에 관한한 360도의 경험을 모든 분들에게 제공하는데 중점을 맞추고 있다.

심포지엄에는 패트리샤 무어나 라마 기라우 같은 세계적 디자이너들이 함께 할 예정이다.

공간 구성 또한 리좀(뿌리 줄기) 개념을 기조로 포용 디자인라인이라는 콘셉트를 구현하고 가벽을 지양하는 대신, 포용의 담론을 투영하면서 인트로 공간을 구현해 편안한 동선이 되도록 할 복안이다.

이어 이날 간담회장에는 국내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학계를 망라한 디자인계 인사들이 참여했다. 이들은 모두 포용 디자인을 각 전시관에 세부적으로 구현해낼 기획자들로 이해하면 된다. 제1전시장의 큐레이터인 박보미 동서대 교수, 제2전시장의 큐레이터인 이경미 더 공감 대표, 제3전시장의 큐레이터인 차두원 모빌리티연구소 소장, 제4전시장의 큐레이터인 이창희 카이스트 교수, 그리고 공간 연출을 기획할 이희진 홍익대 교수와 코디네이터 및 지하철프로젝트리드를 수행할 최태옥 디자인바이 대표 등이 이들이다.

이외에 영국왕립학교 LG전자 아모레퍼시픽 등 학교나 기업, 그리고 지역디자인 업체인 같이가치 등의 동참도 눈에 띈다.

최수진 감독은 이날 간담회를 통해 “광주에서 2년에 한번 하는 디자인 페스티벌이 아니라 세계적 영향력을 끼쳐낼 수 있는 그러한 어떤 메시지를 내보내는 곳으로서의 광주의 의미를 담아내고 싶다”면서 “포용 디자인적 노력이 사람들의 차이를 넘고 같이 살아갈 수 있고 관념과 포용을 서로 나눌 수 있도록 하겠다. 따라서 다양한 각도에서 포용적 개념을 실천해가는 과정을 여러 가지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제11회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9월 5일께 개막 일정을 잡고 있으나 세계양궁선수권대회 런던디자인쇼 등이 겹쳐 일주일 정도 일정을 당기는 안도 내부적으로 검토 중인 것으로 귀추가 주목된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고선주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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