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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거래가 움츠러들면서 공인중개사 폐업은 늘고 신규 개업은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사진은 임대 매물로 나온 광주 서구의 한 공인중개사 사무소. |
지난해 광주·전남지역에서 새롭게 문을 연 공인중개사 사무소가 400명 남짓까지 떨어졌다.
10년 내 최저치인데, 대개 3월 이사철을 앞두고 1~2월 개업이 몰리던 과거와 다르게 부동산 경기 침체가 장기화 되면서 공인중개사 업계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
여기에 전반적인 경기 침체와 함께 플랫폼 환경 변화까지 더해지면서 자격시험 응시자 수도 급감하는 추세다.
15일 한국공인중개사협회 등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광주·전남의 신규 개업 공인중개사 수는 412명으로 집계됐다. 광주 259명, 전남 153명이다. 이는 최근 10년 내 가장 적은 수치다.
지역 내 신규 개업 공인중개사 수는 2020년까지 오르내림을 반복하다 이후부터는 감소추세로 돌아섰으며 2022년부터는 급락하고 있다.
실제 최근 10년 간의 지역 추이를 보면 2015년 828명(광주 555명, 전남 273명), 2016년 945명(622명, 전남 323명), 2017년 994명(광주 656명, 전남 338명), 2018년 972명(광주 615명, 전남 357명), 2019년 789명(광주 522명, 전남 267명), 2020년 861명(광주 520명, 전남 341명), 2021년 734명(광주 477명, 전남 257명), 2022년 667명(광주 439명, 전남 228명), 2023년 485명(광주 308명, 전남 177명)이다.
지난해를 기준으로 10년 전과 비교하면 50.2% 줄었다.
대개 공인중개사사무소 개업은 1~2월에 몰린다. 3월 봄 이사철 특수를 노리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역시 옛말이다. 지난해 1~2월 지역 공인중개사 개업 수(광주 57명, 전남 29명)는 86명에 불과했다. 10년 전인 2015년(광주 134명, 전남 63명) 같은 시기와 견줘 56.3% 격차다.
올해도 공인중개사 신규 개업자는 광주 37명, 전남 39명에 그쳤다.
이 같은 현실은 장기화 되고 있는 부동산시장 한파가 주요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 2022년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가 인플레이션 대응을 위해 기준금리를 0.5%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 한국 역시 고금리로 접어들면서 그해 하반기부터 부동산 시장 침체가 본격화 됐다.
이로 인해 부동산 거래가 움츠러들고, 공인중개사 사무소는 포화하면서 결국 신규 개업이 감소하게 된 것이다.
폐업도 급증했다.
2015년부터 2022년까지는 매년 평균 400~500명대의 공인중개사가 문을 닫았지만 2023년 680명(광주 454명, 전남 226명), 2024년 677명(광주 444명, 전남 233명) 등 크게 뛰었다.
업황의 부진은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응시자 수에도 드러난다.
지난해 지역 내 공인중개사 자격시험 응시자는 9541명(광주 5697명, 전남 3844명)으로 1만명이 붕괴됐다. 전년(1만3573명) 대비 29.7%, 10년 전인 2015년(1만5701명)과 비교해 39.2% 떨어졌다.
광주 광산구에서 공인중개사 사무소를 운영중인 김모씨는 “부동산 경기가 워낙 좋지 않다 보니 지난해에 이어 최근까지도 몇 달 간 쉬었다”며 “먹고는 살아야 해 밤마다 다른 자격 시험을 공부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공인중개사협회 관계자는 “정부 차원의 부동산 시장 활성화 정책이 나오지 않는 한 이 같은 감소 추세는 계속될 수 밖에 없다”며 “폐업하고 싶어도 권리금을 회수하지 못해 울며 겨자 먹기로 사무소를 유지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송대웅 기자 sdw0918@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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