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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열린 전시 설명회 모습. 맨 앞줄 왼쪽 두번째부터 김홍빈 작가, 심혜정 영화감독, 기획자인 정현주 포도나무갤러리 대표, 유재현 독일아트5예술협회 공동대표. |
더욱이 5·18기념재단 또한 전시공간을 제공하고 주최로 참여했는데 5·18을 형상화한 작품이 세계 최고 권위의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되면서 뿌듯한 자존감을 갖게 된 셈이다. 전시를 처음 열었던 2023년 10월(10.5∼26)에 1년 뒤 ‘소년이 온다’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할 것이라고 짐작이나 했겠는가. 그러나 그로부터 정확히 1년 후 ‘소년의 온다’는 전세계에 큰 울림을 불러일으킨다. 노벨문학상 수상작이 됐기 때문이다.
노벨문학상 수상 전 한강 소설가 역시 이 전시가 갖는 의미를 십분 이해하고 ‘소년이 온다’를 대상으로 시각예술로 활용하는데 공감을 했다는 것이다. 기획자들은 말한다. 지금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 전시 제안을 해도 성사가 됐을까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거려진다고. 직접 연락은 더더욱 어렵고 출판사를 통해 연락을 해도 닿을까, 말까 할 정도로 작가와의 연락은 매우 어려워져서다. 이런 특별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전시가 5·18을 앞두고 막을 올렸다. 더욱이 12·3 비상계엄까지 발동된 뒤 정국의 혼란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다시 기획한 것이어서 각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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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부스 앞에 선 왼쪽부터 김홍빈 작가, 기획자 정현주 포도나무갤러리 대표, 심혜정 영화감독, 유재현 독일아트5예술협회 공동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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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부스 내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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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독부스 내부 |
낭독부스를 별도로 제작해 전시장에 배치한 점이 달라진 점의 하나다. 낭독부스는 전시 기간 내내 관객들의 관심을 자극할 전망이다. 낭독부스는 원통 모양 실내에 의자에 앉아 ‘소년이 온다’의 각 단락을 이어가며 낭독하고 녹음할 수 있도록 책과 녹음설비를 갖춰 놓았다. 스페인어와 베트남어, 몽골어 등 12개국 언어로 번역된 번역서를 구비해 외국인들 역시 낭독에 동참할 수 있게 해 놓았다.
이어 전시 개막식에는 ‘오징어게임2’ 출연 배우인 강애심씨가 첫 전시 때처럼 낭독 행사차 참여할 예정이다.
전시 개막일인 25일 오후 5시30분부터는 강애심씨와 권지숙 배우가 ‘소년이 온다’ 제6장 ‘꽃 핀 쪽으로’를 낭독한다. 텍스트를 읽는 목소리를 따라 5·18에 대한 공통의 기억을 소생시킨다는 취지다. 강애심씨 역시 ‘오징어게임’의 세계적 흥행에 힘입어 지금은 초대하기 어려운 입장이지만 2023년 이 전시의 취지를 이해하고, 참여하기로 함에 따라 이날도 낭독 퍼포먼스에 참여하게 된다. 안방을 찾지 않았지만 ‘오징어게임3’에도 출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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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빈 작가의 ‘소년이 온다’ |
참여작가는 2023년과 마찬가지로 앞서 언급했던 심혜정 영화감독을 망라해 김홍빈(아티스트·설치)씨와 정기현(아티스트·설치·영상)씨 3명이다.
김홍빈 작가의 ‘소년이 온다’는 전시장 입구에 전광판의 사진을 배경으로 5·18민주묘지의 영정사진조차 없이 떠도는 영령들의 빈자리를 잊지 말자는 뜻에서 겹쳐서 보여준다. 김 작가는 이 작품을 위해 5·18민주묘지의 영령들의 묘지를 일일이 돌아보며 영정사진과 남겨진 글들을 작품에 투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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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홍빈 작가의 ‘소년이 온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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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혜정 감독의 영상 ‘꽃 핀 쪽으로’ |
중국어와 프랑스어, 영어, 독일어 번역서로 꾸며진 오월의 서가도 꾸며졌다.
전시를 위해 다시 광주를 찾아 정현주 대표와 총괄한 유재현 기획자는 “관람객들이 5·18민중항쟁의 사실을 확인하려고 왔다가 역사적 사실만 확인하지 말고, 5·18민중항쟁의 감정적인 부분을 느껴보는 등 심층적인 것들을 더 알아서 가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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