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또 또… ‘산재 전쟁’ 선포에도 잇따르는 사망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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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일반

또 또 또… ‘산재 전쟁’ 선포에도 잇따르는 사망사고

광주·전남 상반기 23명 숨져…안전불감증 원인
이달 들어 8명 사망…"체계적인 관리·감독 절실"

지난 21일 순천시 서면 순천일반산업단지 A레미콘 공장에서 간이탱크 내에서 청소작업을 하던 노동자 3명이 숨졌다. 사진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순천소방이 구조에 나서고 있는 모습
정부가 ‘산업재해와의 전쟁’을 선포했지만 최근 광주·전남 지역 사업장에서 노동자 사망사고가 급증하고 있다. 특히 8월에만 올 상반기(23명)의 35%에 달하는 8명이 목숨을 잃은 것으로 파악돼 철저한 안전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4일 고용노동부 ‘중대재해 알림e’에 따르면 올 상반기(1~6월) 건설업 산재 사망자가 총 138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광주에서는 총 4명(서구 2명, 북구·광산구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전남에서 숨진 노동자는 19명(영암 7명, 장성·담양 2명, 순천·여수·목포·광양·완도·함평·고흥·곡성 1명)에 달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 사망자 17명(2명·15명)에 비해 35.3%(6명)가 증가한 수치다.

대불산단이 위치한 영암군은 지난해 1명에서 올해 7명으로 증가했다. 광주도 사망자 수가 2명에서 4명으로 늘었다.

앞서 2022년 48명(광주 12명·전남 36명), 2023년 41명(광주 8명·전남 33명), 2024년 42명(광주 4명·전남 38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올해는 건설, 제조업 등 특정 업종에 몰리지 않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대부분 지게차 전복, 감전, 질식, 추락 등 예방이 가능한 사고 유형이다.

특히 3분기에 접어드는 8월부터 사망사고가 속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1일 순천시 서면 순천일반산업단지 A레미콘 공장에서 간이탱크 내에서 청소작업 중이던 50대 노동자 2명이 질식사했다. 현장에서 구조된 공장장(60)도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으나 결국 의식을 찾지 못했다.

같은 날 오후 화순군의 한 지방도 확포장 공사현장에서 콘크리트 패널식 옹벽 설치 작업을 하던 70대 작업자가 3m 아래로 추락해 사망했다.

지난 20일 나주시 운곡동의 한 동물사료 공장에서는 밀폐된 공간에서 배합기를 수리하던 직원 2명이 질식해 병원으로 이송됐다. 같은 날 순천시 별량면 소재 한 금속공장에서 일하던 60대 노동자도 기계 깔림 사고로 숨졌다.

14일에는 광주 서구 화정동 한 주택 신축공사 현장에서 승강기 작업을 하던 40대 노동자 B씨가 약 6m 높이에서 추락해 목숨을 잃었다.

10일 고흥군 두원면 한 새우양식장에서는 외국인 근로자 2명이 절연장갑 없이 일하다 감전돼 숨졌다.

양식장 청소를 위해 물을 빼내는 작업 중 부유물과 찌꺼기 제거를 위해 정화조에 들어갔던 베트남 국적 30대 C씨가 감전됐고, 이를 구하기 위해 뛰어든 태국 국적 20대 근로자도 감전돼 모두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숨졌다.

9일 오전에는 곡성군 곡성읍 한 농로에서 베트남 국적 외국인 30대 D씨가 과수원 농로에서 전복된 지게차에 깔려 사망하는 등 이달 들어 전남 산업현장에서 7명이 사망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사망사고를 줄이기 위해 관계 부처와 협의체를 구성, ‘노동안전 종합대책’ 마련에 나섰다.

사고 위험성이 높은 사업장에 대해 가용인력을 총동원, 밀착 관리하는 ‘안전한 일터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향후 유관기관과 협업, 후진국형 사고 예방을 위한 12대 핵심 안전수칙을 전파하는 등 안전을 중시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할 방침이다.

한 지역 노동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산업현장 내 안전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다”면서 “체계적인 안전관리 체계 구축과 철저한 관리·감독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임영진 기자 looks@gwangnam.co.kr         임영진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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