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시민 모두가 ‘더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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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시민 모두가 ‘더 안전하고 따뜻한 겨울나기’를 위해

김준영 광주시 시민안전실장

지난 여름 광주는 426.4㎜에 달하는 기록적 호우로 도로와 주택, 농경지가 침수되며 큰 피해를 입었다. 피해 현장을 직접 확인하며 복구와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던 시간이 채 지나기도 전에, 어느새 시민의 안전을 위해 다시 겨울철 자연재난을 대비해야 하는 시기가 찾아왔다. 기후위기의 영향이 일상에서 점점 뚜렷해지고 있는 만큼 계절별 재난 위험도 빠르게 달라지고 있다.

기상전망에 따르면 올겨울은 북대서양과 인도양의 높은 해수면 온도 영향으로 평년보다 기온이 온화할 것으로 예상되나 바렌츠-카라해 해빙 감소로 찬 공기의 남하가 반복될 수 있어 기온의 변화 폭이 매우 클 것으로 예상된다. 즉 며칠 사이에 따뜻한 날씨와 강추위가 급격히 교차하는 불안정한 겨울이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조건에서는 강설량과 결빙 상황이 평소보다 예측하기 어렵고, 짧은 시간 내 피해가 발생할 위험도 커진다.

겨울철 폭설과 한파는 시민의 이동과 생활을 직접적으로 제한할 뿐 아니라 교통 혼잡, 수도계량기 동파, 한랭질환 등 여러 형태의 피해로 이어진다.

최근 5년간 광주 지역에는 대설 8.8회, 한파 2.6회 등 기상특보가 꾸준히 발효됐으며, 한랭질환자도 연평균 4.6명 발생했다. 지난겨울에는 총 6명의 환자가 보고되는 등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여전히 크다. 자연재난의 위험성은 일상 속에서 지나치기 쉽지만, 한 번의 강설과 급격한 기온 변화가 시민 안전을 크게 위협할 수 있음을 사례들이 보여준다.

광주시는 이러한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선제적이고 실효성 있는 관리체계를 구축해 왔다. 특히 올해 겨울은 ‘피해를 줄이는 체감형 대책’을 강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10월 14일부터 한 달간 사전 대비기간을 운영하며 사전대비 추진반을 구성하고 적설취약구조물 중 인명피해가 우려되는 시설은 중점관리 위험지역으로 지정했다. 위험구역별로 관리책임자를 지정하고, 시설별 보수·보강 필요 여부를 사전 점검해 위험요인을 최대한 줄였다.

대책기간(11월 15일~3월 15일)에는 24시간 기상상황 모니터링 체계를 유지한다. 기상특보 발효 이전에도 상황판단회의를 수시로 개최해 대응 방향을 조정하며, 특보 발효 시 즉시 비상근무 체제로 전환한다. 이러한 과정은 단순한 보고체계에 그치지 않고, 부서 간 협업과 유관기관 간 합동 대응을 신속하게 가동하기 위한 핵심 절차다.

도로 제설 분야에서는 525개 노선(총 680.4㎞)을 우선관리 구간으로 지정하고, 상습 결빙·사고 다발구간 128개소에는 자동염수분사장치와 열선 등 제설 인프라를 집중적으로 운영한다. 출퇴근 시간대 강설이 예보될 경우에는 사전 제설제 살포를 강화해 주요 도로 결빙을 차단할 계획이다. 또한 GPS 기반 제설차량 관제 시스템을 활용해 제설차량의 이동 경로와 작업 현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고, 현장의 제설 공백을 최소화한다.

도시 내 취약시설 관리도 강화하고 있다. 적설 취약시설물은 월 1회 이상 정기 점검을 실시하고, 학교·시장·체육시설 등 다중 이용시설에 대한 안전조치도 지속적으로 시행한다. 동절기 생활민원에 신속 대응하기 위해 기동처리반을 운영해 수도계량기 동파와 같은 생활 불편도 즉시 처리한다.

한파로부터 시민의 건강을 보호하는 것도 올해 대책의 중요한 축이다. 광주시 전역에 1400여개의 한파쉼터를 운영하고, 버스정류장·공원 등 이용이 많은 생활공간에는 방풍텐트, 온열의자 등 한파저감시설을 설치해 누구나 쉽게 한기를 피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독거 어르신, 노숙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 2만3600여명을 대상으로 한파 취약 상황을 모니터링하며, 경로당에는 연 200만원의 난방비를 지원하는 등 맞춤형 보호대책을 시행하고 있다.

겨울철 재난 대응은 행정의 역할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특히 폭설 대응은 시민의 참여가 핵심적인 요소다. 2022년 12월, 40㎝에 달하는 폭설에도 시민이 자발적으로 ‘내 집 앞·내 점포 앞 눈 치우기’에 동참해 큰 피해 없이 어려움을 극복한 경험은 공동체의 힘이 겨울철 안전을 지탱하는 중요한 기반임을 보여준다. 올해도 시민의 참여가 폭설 대응의 성패를 좌우하게 될 것이다.

빙판길 사고 예방을 위해 자전거, 전동킥보드, 자가용 이용을 가급적 줄이고 대중교통 이용을 권장한다. 고가도로, 언덕길, 그늘진 도로에서는 서행운전이 필수적이며, 차량 운전자는 겨울용 타이어 사용, 배터리 점검 등 기본적인 차량 관리도 반드시 병행해야 한다.

광주시는 “예방이 최고의 대응”이라는 원칙 아래, 사전 점검부터 대응·복구까지 전 과정에서 빈틈없는 관리체계를 유지할 계획이다. 시민의 작은 실천과 관심이 광주의 안전한 겨울을 만드는 핵심 동력이다.

‘언제 어디서나 안전한 안심도시, 광주’는 우리 모두의 관심과 실천으로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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