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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우 작 ‘Voyager’ |
명확하게 설명되지 않는 이 작가의 작업은 익숙한 형태를 기반으로 하지만 어딘가 비틀려 있으며, 인물과 동물은 현실과 허구의 경계 위를 유영하며 화면 안에서 독특한 장면들을 만들어낸다. 강렬한 색채와 거친 붓질, 의도적으로 왜곡된 형상은 관람자로 하여금 ‘이해’ 이전에 ‘감각’으로 작품에 접근하도록 이끈다.
그의 작업은 단순히 화면에 드러나는 이미지로만 이해되기 어렵지만 형식이나 서사를 통해 설명되기보다, 작가의 삶의 태도와 감각에서 비롯된 결과물에 가깝다. 그의 화면에 등장하는 비틀린 형상과 어긋난 장면들은 특정한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한 장치라기보다, 세계를 인식하는 방식 자체를 드러낸다. 이는 논리적으로 정리된 구조라기보다, 살아가는 과정에서 축적된 감각과 충돌, 그리고 태도의 흔적이라는 설명이 오히려 설득력이 높다.
작가에게 회화는 무엇을 보여주기 위한 수단이 아니라, 존재하는 방식과 맞닿아 있다. 그의 작업은 삶과 분리된 결과물이 아니라, 그가 세계를 바라보고 통과해온 시간의 축적이며, 그 자체로 하나의 태도이다.
따라서 그의 작품을 이해한다는 것은 하나의 의미를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세계를 받아들이는 방식과 그 감각의 흐름을 따라가는 일에 가깝다. 그의 회화는 설명되기보다, 경험되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최후의 농담’은 최후의 만찬을 패러디한 작업으로, 인간 존재의 양면성과 모순을 유머와 아이러니 속에 풀어낸다. 종교적 상징을 차용하면서도 이를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방식은 작가 특유의 시선을 선명하게 드러낸다. 또 ‘동물농장’은 인간과 동물의 경계를 뒤섞으며 사회적 관계와 존재의 구조를 은유적으로 드러내는 작업으로, 작가의 주요 세계관을 확장하는 중요한 작품이다.
이번 전시는 고정된 형태의 전시에 머무르지 않고, 전시 기간 동안 지속적으로 변화하는 ‘진행형 전시’로 운영된다. 작가는 매주 새로운 드로잉 작업을 제작해 전시장에 추가하며, 관람객은 방문 시점마다 서로 다른 장면과 감각을 경험하게 된다.
이 드로잉들은 종이 위에 즉각적으로 올라온 선과 지워지지 않은 감정의 흔적을 담고 있으며, 완성된 결과물이라기보다 작업 과정 속에서 발생한 순간의 기록으로 읽힌다.
이번 전시는 매주 새로운 드로잉이 추가되는 ‘진행형 전시’로 운영돼 주목된다.
이형우 작가는 “‘VOYAGER’는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없는 상태에 대한 그림이다. 화면 안의 인물과 동물, 사물들은 하나의 방향으로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서로 다른 시간과 감각 속에 놓여 있다. 나는 이야기를 만들기보다, 장면을 쌓는다. 각각의 요소들은 논리적으로 연결되지 않지만, 그 충돌 속에서 하나의 감각이 만들어진다. 그게 내가 작업을 이어가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이형우 작가는 홍익대 미술대학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2000년 이후 개인전 27회, 단체전 160여 회에 참여해왔다. 광주를 기반으로 서울과 호주 등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으며, 현재 멜버른 스튜디오 갤러리 소속 작가로 활동 중이다.
고선주 기자 rainidea@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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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3.30 (월) 21:5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