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을 하지 않기보다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은 가격대의 상품을 선택하려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유통업계도 1만원대부터 5만원대까지 실속형 선물세트를 대폭 확대하고 있다.
2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올해 추석 선물세트는 고가 상품과 함께 실속형 상품군이 크게 확대되는 모습이다.
롯데마트는 올해 추석을 앞두고 900여개의 선물세트를 선보이며 가성비 상품을 강화했다.
혼합과일 세트는 5만원대부터, 사과·배 세트는 4만원대부터 판매하며 축산에서는 10만원 미만 상품을 확대했다. 홍게와 김·견과류 등도 5만원 미만 상품을 늘렸다.
이마트 역시 1~2만원대 실속형 선물세트를 내놓으며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혔다. 대표적으로 1만9900원대 가공식품 세트와 2만원대 선물세트 등을 선보이며 가격 부담을 낮추는 데 초점을 맞췄다.
유통업계의 가격 전략은 명절 선물에 대한 소비자의 구매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사전예약을 통한 계획적인 소비를 유도하는 데도 맞춰져 있다. 일정 기간 미리 상품을 예약하면 할인이나 추가 혜택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소비자가 가격을 비교하고 구매 시점을 앞당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명절 선물에 대한 소비자의 가격 부담이 커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행 광주전남본부가 지난달 26일 발표한 ‘2026년 8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전남광주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7.0으로 전월보다 1.8p 하락했다. 지난 7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다.
가계의 체감 형편도 악화됐다. 8월 현재생활형편지수는 93으로 전월보다 3p 떨어졌으며, 현재가계저축지수는 86으로 5p 하락했다.
향후 가계 형편에 대한 전망도 크게 개선되지 않았다. 생활형편전망지수는 99로 전월보다 1p 떨어졌고, 가계저축전망지수도 96으로 2p 하락했다.
반면 물가수준전망지수는 141로 전월보다 3p 상승했다. 가계의 현재 체감 형편과 저축 여력에 대한 인식은 악화된 가운데 향후 물가 상승에 대한 우려는 커진 것이다.
이 같은 소비심리 흐름은 명절과 같은 특정 시기의 지출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명절에는 평소보다 지출해야 할 항목이 많아지는 만큼 소비자들이 선물 구매에서도 가격을 더욱 꼼꼼하게 비교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특히 추석 선물은 가족뿐 아니라 친지와 지인, 직장 동료 등 여러 사람에게 전달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개별 상품의 가격 차이가 전체 지출 규모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
실제 시민들의 명절 선물 구매에서도 가격 부담을 낮추려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광주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씨(38)는 “명절이라 부모님이나 주변에 선물을 안 할 수는 없지만 물가가 워낙 올라 예전처럼 비싼 제품을 고르기는 부담스럽다”며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실용적으로 쓸 수 있는 선물세트를 중심으로 찾아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업과 단체 고객 역시 가격에 민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직원이나 거래처 등에 수십 개에서 많게는 수백 개의 선물세트를 준비해야 하는 기업의 경우 개별 상품 가격이 몇천원만 차이가 나더라도 전체 구매 비용에서는 상당한 차이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량 구매가 많은 기업과 단체를 겨냥한 실속형 상품도 주요 선물세트 선택지로 부상하고 있다. 단순히 가격이 저렴한 상품보다는 일정 수준 이상의 품질을 갖추면서 여러 사람이 부담 없이 사용할 수 있는 가공식품이나 생활용품 등이 대표적이다.
또 다른 소비자 입장에서는 단순히 가장 저렴한 상품을 고르기보다는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상품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위기도 나타난다. 선물을 받는 사람의 취향과 활용도를 고려하면서도 자신의 지출 부담을 줄이는 ‘합리적 소비’가 명절 선물 선택의 기준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올해 추석 선물 시장에서는 ‘비싸야 좋은 선물’이라는 인식보다 가격과 실용성을 함께 따지는 소비가 확산되는 모습이다.
고가의 프리미엄 상품을 찾는 수요가 여전히 존재하는 가운데 실속형 상품을 선택하는 소비자도 늘면서 선물 시장의 가격대가 양극화되는 동시에 소비자들의 선택 기준은 더욱 세분화되는 양상이다.
결국 올해 추석 소비자들에게 선물의 핵심은 가격 자체보다는 ‘얼마나 부담 없이 마음을 전할 수 있느냐’에 맞춰지는 분위기다. 선물 자체를 포기하기보다는 자신의 지출 여력에 맞춰 가격대를 조정하고 실용성과 품질을 꼼꼼하게 따지는 소비가 확산되면서 ‘가성비’가 올 추석 선물 시장의 주요 키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명절 선물은 상대방에게 예의를 갖춰야 한다는 특성 때문에 소비 자체를 줄이기보다는 가격과 품질을 비교해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며 “올해는 특히 실용성이 높으면서 가격 부담이 낮은 상품에 대한 관심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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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9.03 (목) 11:3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