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광주21에서 찾는 ‘나만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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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아트광주21에서 찾는 ‘나만의 레오나르도 다빈치’

윤 익 미술문화기획자

윤익 미술문화기획자
[문화산책] 해외통신을 통해 우리는 가끔 신기하며 현실성 없는 고가의 미술품 소식을 접하게 된다. 예를 들면, 어느 날 산책을 목적으로 한가로이 동네의 벼룩시장을 방문해 우연히 산 작품이 과거 유명한 대가의 작품으로 밝혀져 로또에 당첨된 행운을 차지했다는 내용이다. 또 다른 경우는 조부모님이나 부모님들의 오래된 저택을 상속받아 청소하거나 보수공사 과정에서 구석에 방치됐던 작품이다. 이를 전문가에게 의뢰했거나 경매에 올렸는데 일확천금의 수입이 생기는 행운을 경험하는 사례이다. 이러한 내용은 우리에게 묘한 호기심을 안겨주며 골동품 전문상이나 벼룩시장을 방문하면 행여나 우리에게 그런 행운이 오지 않을까 즐거운 상상을 하게 한다. 이처럼 미운 오리가 아름다운 백조로 둔갑하듯 미술품의 가치는 비전문가인 일반인들에게 흥미로운 주제이다.

현재까지 경매를 통해 가장 비싸게 팔린 작품은 2017년 뉴욕 크리스티 경매장에서 거래된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살바토르 문디’라는 작품이다. 당시 4억 5,030만 달러로 우리나라 원화 5000억에 낙찰이 됐다. 작품은 1500년도 경에 그려진 것으로 추측되며 2005년 발견됐다. 이렇게 이 작품의 가치가 새롭게 인정받을 수 있었던 것은 미국의 한 화상 컨소시엄에서 이 작품을 사들인 후 최고의 전문가들이 수년간 열정적으로 복원하고 연구하는 노력의 덕분이었다. 애초 이 작품의 화면에는 다른 작품이 덧칠돼, 그 누구도 르네상스 시대에 천재로 불린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작품임을 알아낼 수 없었다고 해 더욱 화제가 됐다.

코로나19로 우리의 일상에 많은 변화가 오며 평소와 다른 새로운 소비문화가 생겨나고 있다. 공공장소의 활동이나 소그룹의 모임이 위험하다는 인식으로 다수의 사람이 공적 공간보다 사적 공간에서의 활동과 거주가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일상의 변화는 개인들에게 자신의 거주지에서 머무르는 시간이 많아지고 자연스럽게 자신만의 환경을 가꾸는 소비와 여가활동의 증가를 유발했다. 올해 들어 아트페어를 중심으로 미술시장이 활기를 띄고 있는 여러 요인이 존재하나 가장 바람직한 상황은 대중들이 자신의 공간에 의미를 부여하고 이에 어울리는 미술품을 벽면에 설치하는 미술문화 애호가의 증가일 것이다. 미술품은 말없이 공간에 자리하며 우리와 일상을 함께하고 기쁨과 행복, 슬픔을 공유한다. 마치 소중한 친구와의 만남과 인연처럼 시간이 갈수록 더욱 귀한 존재로 자리한다.

미술작품의 가치는 참으로 다양하다. 시대를 반영하며 문화를 상징하는 예술품으로서 문화적 가치가 있으며, 작가와 작품의 인지도에 따른 물질적, 경제적 가치와 소장자와의 다양한 사연으로 정신적 가치가 존재한다. 부모나 조상들이 보관하던 작품은 이를 소장하는 자손들에게 특정한 의미를 지니며 주변에서 바라보는 타인들에게 다양한 형태의 부러움을 안겨준다. 서양화의 예를 들면 현재 1940년대 제작된 작품은 그 희소성과 가치가 매우 높아 소장자에게 많은 경제적 혜택을 유발하며, 한국 동란 이후 1950~1970년대 유명화가의 작품 또한 미술시장에서 귀하게 거래된다. 아름다운 미술품을 지나치게 경제적 가치로만 해석하는 비문화적 상황은 모순이지만 앞서 언급한 로또 당첨에 가까운 미술품의 소장은 누구나 꿈꿀 수 있는 즐거운 상상이다.

광주시는 다가오는 28일부터 31일까지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호남 최대규모의 국제미술시장 기능의 ‘아트광주21’을 개최한다. 어느덧 12회를 맞이하는 예향 광주의 자부심 넘치는 미술시장으로 본전시에 90개의 부스를 운영하며, 각각 15개국 70개의 국내외 전문갤러리(국내 56·국외 14)와 아트광주21 사무국에서 기획하는 자체부스 20개로 구성된 전문 아트페어로 예정된다. 아트광주21 기획전에 소개되는 우리 지역의 작가들과 국내외 화랑에서 소개하는, 수많은 작가의 작품을 실제로 눈앞에서 마주하며, 화랑 관계자들과 질문하고 구매하는 즐거움이 가능하다. 이번 아트광주는 ‘행복한 미술시장’이라는 주제 아래, 지역 미술문화 생태계를 지원하는 새로운 시도로 진행되니 시간이 허락하는 일정과 실현 가능한 예산에서 나만의 레오나르도 다 빈치를 만나보는 문화적 경험을 제안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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