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상권을 살리자]<5>북구 전남대 후문 골목형상점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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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목상권을 살리자]<5>북구 전남대 후문 골목형상점가

광주 대표 상권…과거 명성 부활 ‘신호탄’
대학가 인근 위치…카페·음식점 등 먹거리 다양
정부 공모사업 활용 ‘스마트 기기’ 40개 업소 보급
민·관·학 협력 네트워크 구축…공실률 소폭 해소

북구는 지난 24일 전남대 후문 골목형상점가상인회, 소상공인진흥공단 광주북부센터, 전남대 총학생회와 ‘전남대 후문 상권 활성화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지난 2020년 광주 최초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된 전남대학교 후문 일대는 광주의 대표 상권으로 명성이 자자했다.

전국적으로 지방 거점국립대 주변 상권이 대학의 역사에 따라 활성화된 만큼 전남대 후문 상권 또한 지역의 대표 상권으로 발돋움했다.

일반적인 대학가 상권이 개학, 종강과 맞물린 6개월짜리 상권이라는 인식이 있지만 전남대 후문은 1년 365일 시민들로부터 큰 사랑은 받아왔다.

광주에 거주했던 젊은이라면 한 번쯤은 이곳을 방문했다는 게 과언이 아닐 정도로 거리에는 밤낮없이 젊음이 가득했다.

심지어 전남대 후문의 한 편의점과 카페, 체육공원 등은 ‘충장로 우체국’, ‘충장파출소’처럼 지역민의 약속 장소로 사용되기도 했다.

그러나 인구 감소와 함께 상무지구와 수완지구, 첨단 등 다른 상권이 발달하면서 서서히 쇠퇴하기 시작했다.

결정적으로는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상권이 무너지기 시작했다.

높은 전염력에 모임 등 외부 활동이 줄어들었고, 대학교마저 비대면 강의를 실시하면서 시민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줄었기 때문이다.

여기에 인근에 위치한 공공기관인 북구청에서도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부서 회식을 줄이면서 옛 명성이 무색할 만큼 거리가 휑해졌다.

코로나19의 여파는 계속됐다.

세계적 전염병을 극복만 하면 다시 거리가 사람들의 발길로 붐빌 것으로 예상됐지만, 생각처럼 쉽게 풀리지 않았다.

시민들은 광산구 첨단 등 색다른 상권으로 발길을 돌렸고, 학생들은 비대면 강의에 적응한 탓인지 동아리, 소모임 활동 등이 줄어들며 학기 중이 아니면 이곳을 찾지 않게 된 것이다.

전남대 후문 상권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온누리상품권 마케팅.


이는 지표로도 반영됐다.

한국부동산원이 내놓은 지난 2024년 1분기 기준 전남대 상권의 공실률은 중대형 상가 44.6%, 소규모 상가 21.9%로 광주 주요 상권 중 가장 심각했다.

이런 상황 속에 골목형상점가 정책이 상권의 애로사항을 일정 부분 해소할 대안으로 떠올랐다.

골목형상점가는 2000㎡ 내 점포 15개 이상이 밀집한 곳으로, 해당 구역 내 상시 영업 중인 상인이 50% 이상 동의를 해야 지정받을 수 있다.

지정된 상점가에서는 전통시장과 같이 최대 10% 할인 혜택이 부여되는 온누리상품권을 사용할 수 있고, 중소벤처기업부에서 진행하는 ‘전통시장 및 상점가 활성화 지원사업’에도 참여할 수 있다. 지역 상품 전시회, 관광 콘텐츠 제작, 마케팅 교육·경영 자문, 인프라 개선 등의 지원도 이뤄진다.

전남대 후문은 광주지역 1호 골목형상점가로, 지난 2020년 12월 말 지정됐다. 1만6303㎡, 249개 점포 규모로, 소매 상점가, 한식 및 퓨전, 커피숍 등 외식업 위주로 영업장이 운영되고 있다.

골목형상점가 상인회는 지난 2022년 8월 스마트 기기 보급 사업을 추진, 40개 점포에 보급하면서 시설을 현대화했고, 시장경영패키지 사업에도 선정돼 4500만원 규모의 지원을 받아 소상공인의 경영 애로를 일부 해소했다.

또 전남대 후문 상권 일대의 침체를 해결하기 위해 직접 팔을 걷어 올렸고, 지난해 5월 북구청과 소상공인진흥공단 광주북부센터, 전남대 총학생회와 상권 활성화를 위한 상생 협약을 체결하는 등 민·관·학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지난해 5월 22~24일 상점가 이용 확대를 위한 경품 증정 등 마케팅을 펼쳤다.

전남대 후문 상권 입구에 부스를 마련하고 구매 영수증을 가져온 이용객에게 온누리상품권, 일대 식당·노래방 이용권 경품을 증정했다. 응모권 이벤트도 준비해 아이패드와 에어팟, 스마트워치 등도 증정,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러한 노력은 결과로 나타났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중대형 상가 공실률이 37.7%로, 소규모 상가는 19.7%를 기록했다.

전남대 후문 골목형상점가 상인회는 여기에 안주하지 않고 상권 활성화에 박차를 가한다는 구상이다.

앞서 맺은 민·관·학 협력 네트워크를 활용해 상권 활성화 인력과 예산 협력, 상점가 이용의 날 지정, 상권 수요 확대, 상권 조직 참여 확대와 안정화, 전남대 재학생 혜택 제공 등을 확대해 나간다.

문행우 전남대 후문 골목형 상점가 상인회장은 “골목형상점가로 지정되면 정부 공모사업에서의 이점이 있다”며 “상권 활성화 차원에서 효과가 있는 정책인 만큼 상인들과 힘을 모아나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관·학이 상권 안으로 들어와 발전하는 사례를 외국에서 심심찮게 찾아볼 수 있다. 전남대 후문은 상권 특성상 지자체와 학교의 협조가 필요하다”며 “여기에 소비 트렌드에 맞춰 새로운 브랜드가 입점하는 등 새로운 투자도 필요하며, 이러한 문제를 상인회, 지역사회와 함께 풀어나가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산하 기자 goback@gwangnam.co.kr        이산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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