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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찬훈 전남대학교 경영연구소 선임연구원 |
풍암저수지는 반세기 넘게 광주의 대표적 도심 호수로 자리해왔다. 그러나 수질 오염, 녹조, 악취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과제다. 주민들에게는 휴식처이자 서구의 상징이지만, 관리 부재와 환경 악화로 본래의 가치가 훼손되고 있다. 이번 개발은 단순한 외형 변화가 아니라 지속가능한 생태 공간으로의 전환이어야 한다.
무엇보다 공공성 중심 개발이 핵심이다. 호수는 시민 모두의 공유 자산이지 일부 상업시설의 공간이 되어서는 안 된다. 순천만 국가정원, 울산 태화강 국가정원처럼 생태·문화·교육이 결합된 열린 공간으로 거듭나야 한다. 누구나 접근 가능하고 함께 즐길 수 있을 때 ‘명품호수’라는 이름이 정당해진다.
또한 유지비용의 예측과 관리 제도화가 필요하다. 원형 보존 상태라면 연간 수억 원이면 충분하겠지만, 개발 이후에는 음악분수·경관조명·수경시설 운영으로 관리비가 두세 배 이상 증가할 수 있다. 초기 단계에서 장기 운영비를 예측하고, 관리비 부담을 최소화할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화려한 개장보다 꾸준한 관리가 더 큰 가치를 만든다.
주민 참여형 거버넌스 구축도 빼놓을 수 없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주민의 의견을 배제한다면 갈등은 커질 수밖에 없다. 풍암저수지의 환경 모니터링, 유지관리, 프로그램 운영에 주민과 시민단체가 함께 참여하도록 제도화해야 한다. 주민과 함께하는 행정만이 지속가능성을 보장한다.
기후적응형 관리 체계도 필수적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집중호우와 폭염은 호수 생태계에 직접적인 위협이다. 따라서 수온, 조류 발생, 수질 변화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기준치를 넘으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사후 대응이 아니라 사전 예방 중심의 관리가 필요하다.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 보장도 반드시 포함되어야 한다. 노인과 장애인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무장애 산책로, 휠체어 접근이 가능한 수변데크, 장애인 전용 화장실 등은 기본이다. 공공 공간이 진정한 가치를 가지려면, 누구나 차별 없이 누릴 수 있어야 한다.
또한 공사 기간이 2년에 이른다는 점도 중요하다. 주민들의 불신을 막기 위해서는 적극적인 소통이 필요하다. 이번 행사에서 선보인 것처럼 3D 영상물과 가상 모델을 곳곳에 설치해 개발 후 모습을 알리고, 공정별 진행 상황을 투명하게 공개한다면 주민 누구나 안심할 수 있다. 신뢰는 결과보다 과정에서 만들어진다.
이번 비전 선포식이 있기까지 앞장서 온 강기정 광주시장의 노고와 결단에 찬사를 보낸다. 쉽지 않은 갈등 속에서도 광주의 미래를 위해 방향을 제시한 리더십은 높이 평가받아야 한다. 또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애써온 관계자들의 땀과 헌신에도 따뜻한 격려를 전한다.
풍암저수지 개발은 수질 개선과 시민 여가 공간 확충이라는 장점을 안고 있지만, 동시에 유지비용과 생태 훼손, 주민 갈등이라는 단점도 존재한다. 그렇기에 개발은 친환경·저비용·주민참여·포용성 위에 서야 한다.
이번 선포식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다. 남은 과제를 하나씩 풀어내며 진정한 ‘명품호수공원’으로 완성될 때, 풍암저수지는 광주의 자부심이자 미래 세대에 물려줄 소중한 자산이 될 것이다.
갈등을 넘어, 풍암저수지가 광주의 미래를 담는 명품호수로 거듭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