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빚더미 출자회사 ‘현금창구’ 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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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 빚더미 출자회사 ‘현금창구’ 활용"

작년 부채 1조859억에도 배당금 104억 거둬

한국전력공사가 출자회사들의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음에도 이들로부터 3배 가까이 불어난 배당금을 거둬들이면서 자회사를 ‘현금창구’로 활용하며 적자를 메우고 있다는 지적이다.

2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 안호영 의원이 한전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한전의 국내 출자회사 10곳의 부채는 2021년 3828억원에서 지난해 1조859억원으로 약 2.5배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전이 출자회사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34억원에서 104억원으로 3배 가량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한전은 지난 2023년 대규모 적자에 직면, 2016년 이후 처음으로 출자회사에 ‘중간배당’을 요구했다.

당시 켑코솔라(52억원)와 켑코이에스(47억원)는 한전에 배당금을 지급했는데, 이는 회사의 순이익 대비 각각 92.39%, 117.57%에 달했다.

실제 켑코솔라의 배당성향은 2021년 55%에서 올해 65%로, 켑코이에스도 같은 기간 55%에서 70%로 상승했다 .

문제는 한전이 사업 리스크를 떠안은 출자회사에까지 배당금 수령을 확대했다는 점이다.

출자회사 ‘카페스’는 2023년 한전의 ‘동해안-수도권 HVDC 공사’를 수행하면서 약 2000억원의 부채를 떠안았는데, 해당 공사는 하남시의 동서울변전소 증설 불허로 준공이 지연되고 있다. 그럼에도 한전이 카페스로부터 받은 배당금은 2022년 11억원에서 지난해 19억원으로 약 1.7배 늘었다

출자회사 배당금 확대에 대해 한전은 상법상 배당 한도보다 더 보수적으로, 전년도 당기순이익 한도 내에서 배당금을 산정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카페스의 부채는 공사가 진행됨에 따라 매출로 전환될 예정인 ‘착한 부채’ 성격이라고 설명했다 .

안호영 의원은 “내부 돌려막기를 통해 회계상 단기 성과에만 몰두하면 한전과 출자회사 모두 재무 건전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며 “한전은 출자회사 현금에 기대기보다 자체 재정구조 개선과 미래 산업 투자로 전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산하 기자 goback@gwangnam.co.kr         이산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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