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대통령 선거가 40여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30대 초반(1989~1993년생) 유권자들은 변화무쌍한 정치 상황에 대해 피로와 냉소를 보이면서도 민주주의 회복과 새로운 대통령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지난 2012년 18대 대통령 선거를 시작으로 총 3번 대선을 치렀고 2명의 대통령이 탄핵되면서 4번째 선거를 앞두고 있어서다.
2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4일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되면서 오는 6월3일 제21대 대통령 선거가 치러진다.
특히 12·3 내란 사태와 윤 대통령 탄핵까지 지난해 겨울과 올해 봄, 광장의 구심점이 된 30대 초반 청년 유권자들은 오는 6월 생애 4번째 대통령을 선택하게 된다.
이들이 유권자로 투표에 참여해 3명의 대통령 당선을 봤지만, 이들 중 5년의 임기를 완주한 대통령은 단 한 명에 불과하다.
박근혜, 문재인, 윤석열 정부를 거쳐, 이번 선거에서 4번째로 대통령을 선택하는 이례적인 상황이다.
첫 투표에서 최초의 부녀 대통령을 목격했지만, 이후 탄핵으로 조기 대선을 치렀고 현직 대통령의 탄핵에 이르기까지 2000년대 이후 굵직한 정치 격변을 직접 겪은 세대로 남게 됐다.
비교적 짧은 시간 동안 정치적 변화를 체감해 온 이들은 정치에 대한 피로감과 회의감을 드러냈다.
김선우씨(33)는 “2013년 군 복무 시절 대통령 선거를 처음 했는데 벌써 4번째 대통령 후보를 선택한다는 사실이 놀랍다”며 “무엇보다 이 중 대통령 임기를 제대로 채운 사람이 1명이라는 점도 새삼 당황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계엄, 내란 등 부모님 세대에서 경험했던 일들을 직접 겪고, 국회나 정치인들의 모습을 보면 회의감도 들고 피곤하다”고 덧붙였다.
민주주의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내는 이들도 있었다.
서모씨(34)는 “의도치 않게 4번이라는 대통령 선거에서 한 표를 행사하게 됐다. 다시는 이 같은 아픈 역사가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며 “이번에는 후보자의 당을 떠나 국민을 위해 일하고 진정한 민주주의를 실현할만한 후보를 뽑겠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유권자들도 선거는 시민이 행사할 수 있는 유일한 권리라고 생각하기에 행정을 잘 알고, 어지러운 형국에서 중심을 잘 잡고, 실리를 챙길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오는 6월3일 치러지는 제21대 대통령 선거는 1948년 정부 수립 이후 실시됐던 21번의 대선 중 유일한 6월 대선이다.
특히 이번 대선은 기존과 다르게 화요일에 진행되다 보니 사전투표일도 목요일과 금요일(5월 29~30일)인 평일에 치러진다.
윤용성 기자 yo1404@gwangnam.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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