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는 내 죽음을 알고 있다.
검색 입력폼
아침세평

빅데이터는 내 죽음을 알고 있다.

김유정 조선간호대학교 교수

범죄가 일어나기도 전에 경찰이 현장에 출동해 미래 범죄자를 체포하고, 어떤 주식이 오를지를 프로그램이 알려주며, 올해의 와인의 품질을 미리 알려준다면 이는 먼 미래의 일이나 SF영화에서나 나올법한 이야기라고 받아들일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일을 가능케 하는 빅데이터 분석과 예측분석 기술이 무르익어 가고 있다. 특히 인류가 매일 새롭게 업데이트 되는 방대한 데이터로부터 유용한 통찰들을 끌어내 현실 세계에 적용할 수 있다면 미래를 먼저 다녀올 수 있는 타임머신을 가지고 있는 것과도 같을 것이다.

빅데이터(Big Data)를 한 마디로 정의하기는 쉽지 않다.

초창기 빅테이터의 개념이 일반적인 데이터베이스 소프트웨어가 관리하고 분석하는 범위를 벗어나는 자료를 의미하는 ‘규모’의 관점이었다면 최근에는 다양한 종류의 데이터를 저렴하고 빠르게 분석하고 가치를 추출해 보다 실용적인 데이터 ‘활용’에 초점을 두고 있다.

빅데이터를 활용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데이터로 미래에 일어날 수도 있는 일에 대한 통찰을 하는 예측분석이라 할 수 있다.

예측모델이란 클릭, 구매, 거짓말, 사망, 대리운전 또는 부동산 거래 등 한 개인에 일어날 수 있는 일을 예측하는 메커니즘으로 특성 및 행위에 대한 변수들을 입력 값으로 해 예측점수를 도출하는 것이다. 그 점수가 높을수록 해당 개인이 예측된 행위를 할 가능성이 높음을 의미한다. 예측분석은 원인을 규명하는 것이 아니고 상관관계를 보여주는 것이다.

두 변수들 같은 상관이 있는지 없는지를 예측할 때는 2가지 질문에 예측되는 모델을 설정하고 그 해답을 도출해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해 규정한다.

첫째, 예측하고자 하는 행위의 종류를 정하고 두 번째, 예측에 기반한 의사결정을 정하는 것이다.

이러한 예측분석 모델은 여러 방법이 있지만 각 특성별 가중치를 부여한 후 그것들을 다 더하는 방법으로 각 변수들은 그 개인의 최종 점수를 높이거나 낮추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예측분석이 의료분야에도 시작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 업체 맥킨지는 의료, 공공행정, 유통, 제조, 개인정보와 같은 5개 분야에 빅데이터를 적용했을 때 각 분야의 생산성이 1% 향상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의료분야의 빅테이터 활용은 연간 3000억 달러의 비용절감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예측해 의료산업에서의 빅데이터 활용 가치가 계속해서 상승하고 있다.

최근의 보건의료는 과거 단순한 치료중심에서 벗어나 예방과 관리 중심으로 변동되고 있어 질병발생의 가능성을 예측하거나 개인 맞춤형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빅테이터 예를 들어보자. 고혈압을 앓고 있는 50대 직장인 김모씨는 아침에 일어나 스마트폰의 지문 인식 센서를 통해 맥박과 혈압을 측정한다. 측정 결과가 기존 건강 데이터 등이 연동된 헬스케어 빅데이터 플랫폼을 통해 분석된다. 스마트폰에 경고 메시지가 뜬다. 급성 심근경색의 위험성이 매우 높다는 것. 김씨는 바로 병원을 찾아 정밀검사를 받고 혈관조영술을 시행해 이미 심장 혈관이 반쯤 막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심장 마비를 막을 수 있다.

이와 같이 빅데이터를 활용한다면 수 많은 사람들의 임상, 유전체, 일상생활 등의 건강 데이터를 분석·연계해 개인의 미래 건강에 대해서도 가장 적합한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는 것이다. 빅데이터 분석 플랫폼 기술은 인공지능을 이용해 수백만 의료 데이터를 개개인에게 적용 가능하게 하는 맞춤형 통합 의료 서비스를 시행할 수도 있다. 또한 개인 건강의 지속적 관리는 물론 암, 심혈관질환 등 중증질환에 대한 예측 및 최적의 진단과 치료 가이드를 제시할 수도 있는 맞춤형 보건의료 시스템으로 발전도 가능하다.
<ⓒ광남일보 (www.gwangnam.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